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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돕자
게시물ID : sisa_1012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한결
추천 : 1
조회수 : 70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04/06 16:11:24
[딴지 펌]
http://www.ddanzi.com/news/61720.html


[농설] 일본을 돕자


2011. 4. 5. 화요일
이리오너라

이웃나라에 큰 일이 났다. 사태의 추이와 책임 소재는 차치하고 일단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일본을 돕자는 의견들이 여럿 나왔다. 그리고 문제는 온, 오프라인 할 것 없이 숱한 논쟁을 야기 시켰다.

재벌 집 담벼락이 불에 조금 그슬린 걸 보고 달동네 주민들이 성금 걷는 격이라는 주장도 있고, 과거의 악행을 반성한 적도 없는데다 안일한 대응으로 전 세계적 수준의 민폐를 유발시키고 있는데 목적이 뻔한 독도발언까지 하고 있으니 이 참에 혼쭐이 났으면 좋겠다는 주장도 있고, 무슨 일이 어찌됐건 불쌍한 사람들은 일단 돕고 봐야 된다는 말도 나온다. 저마다 일리 있고, 다 옳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있어 일본이란 나라가 참으로 괘씸한 나라인 것도 사실이다. 왕인-쇼토쿠 태자 때부터 가르치고 입혔더니 고려 때부터 왜구침탈에 임진왜란, 급기야 일제 36년까지 은혜를 원수로 갚았으니, 이 어찌 괘씸하다 욕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일본을 저주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 역시 지극히 인간적인 감정의 발로에서 비롯된 정상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가하면, 비록 적일지라도 재난을 당해 어려운 처지에 놓인 것을 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인간이다. 물론, 비록 아군일지라도 적을 이롭게 하는 바보짓만 반복하는 이를 보면 가차 없이 내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인간이지만.. 아무튼, 그것이야말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행동들이고, 선과 악을 논하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내가 꺼내려는 이야기 역시 바로 그 선상에서 출발하게 된 것이다.

본인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진심으로 일본을 돕자'이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돕는다는 것은, 그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을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내가 주고 싶은 걸 내 맘 내키는 대로 던져주는 것은 자기만족일 뿐, 게다가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혼란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으니 그런 건 진정한 도움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현재 정부가 하고 있는 짓들은 완벽한 ‘삽질’ 이라 할 수 있다. 현 정부는 진심으로 일본을 도우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

구조대원들을 파견하고, 구호물품을 보내고, 성금을 걷고,, 이런 것들이 작금의 일본 위기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겠는가를 생각해보면 답은 금방 나온다. 우리보다 인구도 많고 물자도 풍족하고 돈도 월등히 더 많은 나라에게 물질적인 도움 따윈 그다지 필요하지도 않고 시급한 것은 더더욱 아니지 않나. 사막 한 가운데에 쓰러져있는 목이 타서 다 죽어가는 사람에게 힘내라며 건빵을 한 아름 안겨주는 것 같은 헛발질이란 말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그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이게 요점임을 기억하고, 현재의 일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를 먼저 생각해 보자.

그것은 현재 일본이 보여주고 있는 각종 문제들, 이를테면 정치의 실패와 교육의 실패, 행정력의 부재, 도덕성의 실종, 인격의 타락, 정신의 부패 등등에서 공통적으로 찾아지는 것이다. 쓰다보니 지금 쓰고 있는 게 일본의 문제인지 한국의 문제인지 헛갈리기도 하는데, 아무튼, 일본에게 필요한 것은 보다 근원적인 것, 즉, 일본과 일본인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각종 시스템을 재편성하는 것이다. 이런 판단을 뒷받침할 많은 구체적인 사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이번에 발생한 지진과 원전 사고에 대처하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태도야말로 단적인 좋은 예라 할 수 있겠다. 이번 사태에서 일본의 대응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사람은 나 혼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돈 몇 푼 아끼려다 범지구적인 재앙을 초래해놓고선 현장에는 아직 코빼기도 한 번 비치지 않고 있는 도쿄 전력의 사장, 힘없는 계약직 현장 근로자들에게 총대를 메게 하고 죽음의 구렁텅이속에 던져 넣은 후 ‘50인의 사무라이’ 같은 말로 포장해 넘어가려는 가진 자들의 행태는, 태안 기름유출 사고 때 삼성이 보여준 모습이나 구제역 사태에서 허덕이다 쓰러져간 일선 공무원들을 보는 듯 한 데자뷰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핵개발의 저의를 숨기기 위해서였는지 유착 탓인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원전 사태의 공범이 된 일본 정부는, 도쿄전력이란 민간 기업을 잘 통제하지도 못했고, 그러려고 하지도 않고 있으며, 후쿠시마의 방사능 수치가 점점 올라가니 아예 안전 기준 수치를 30배나 튀겨 설정해버리는 희한한 조치를 취해버리고는, 플루토늄 238까지 검출된 이 마당에도 원전과의 안전거리를 30Km로 유지하고 있어 보는 이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이를 보며 왠지 낯익은 느낌이 들어 반갑기까지 한 건 아마도 지난 3년간 수도 없이 겪었던 일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초록은 동색이라더니 어찌 그리 추구하는 바가 일치 하시는 지 들. 마치 동해를 기준으로 양쪽을 접었다 펴서 만들어진 데칼코마니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지금 맑은 정신으로 충분히 이성을 유지한 상태에서 글을 쓰고 있다 생각했는데 실은 무아지경에서 쓰고 있었던 것일까,, 갑자기 이런 환청이 들려온다.


'내가 데칼코마니 좀 해봐서 아는데, 마 양쪽이 진짜 똑같다 이렇게 얘기하고 싶'읍'니다.'

아,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이 달콤한 음성은 누구의 것일까, 나로 하여금 어서 이 글을 쓰라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듯 하구나!

각설하고, 우리가 일본에게 도움을 줄 내용은 푼돈 수백억 따위가 아니라, 이 와중에도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내용을 싣고야 마는 그들의 잘못된 의식을 바로잡고 그들의 비뚤어진 마음을 치료해 주는 거다. 그리하여 역사와 인류에 부끄럽지 않은 나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지금 일본이 가장 필요로 하고 있는 도움인 것이다. 우리가 일본을 도와줘야 하는 이유와 그 내용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충분히 얘기했으니, 다음은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 알아보자.

일본이 원하는 방식은 어떤 것일까? 그건 그들이 다른 나라를 도울 때 어떤 방식을 썼는지를 보면 되는 것이니, 아주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한국인이라면, 그게 뭐지 하고 생각을 하려들자마자 떠오르는 어떤 것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일본이 과거 우리나라에 큰 도움을 줬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미개한 “조선”을 근대화 시키고, 천한 백성들을 황국신민으로 격상시켜 고귀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수 십년간이나 노고를 아끼지 않았던 그들의 모습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으니, 그 때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일본이 취했던 그 방식이야말로 일본이 도움을 받기 원하는 바로 그 방식인 것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대우받고 싶은 대로 다른 사람을 대우하기 마련이고, 또 대접을 받았으면 갚는 게 도리인 법, 일본에게 그런 큰 도움을 받았으면서도 위험에 처한 일본을 모른 체 한다면 우린 인간이 아니다. 그러니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 우리는 일본을, 일본이 우리를 도우며 취했던 그 방식대로, 열과 성을 다해 있는 힘껏 도와줘야 한다.

도움을 줄 내용과 방식이 정해졌으면 다음은 행동이다. 먼저 정식으로 일본을 돕기 위해 일본 정부와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그 협정의 제목은, 올해가 신묘년이니 신묘보호조약 정도로 함이 적절할 것이다. 협정을 체결했으면 제1호 조치로 일왕을 폐위시켜야 한다.

일왕이 실제 통치를 하지는 않는 상징적인 존재라 할지라도, 우리를 근대화시키기 위해 그렇게 무던히 애썼던 은인들이, 정작 자신들은 왕을 천황이라 칭하며 신격화하는 등 봉건주의적 잔재를 떨쳐버리지 못한 채 살고 계신 걸 보고 있노라니, 가슴 가득 측은함이 느껴짐과 동시에 어떻게든 이번엔 우리가 그들을 도와서 진정한 근대화를 시켜줘야겠다는 결심이 굳어지게 되니, 지금 필자는 이 글을 쓰고 있는 입장이면서도 '제길, 이건 정말로 아름다운 마음씨야' 라는 생각에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의 소용돌이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잠깐 휴식을 취하며 다시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혀로 입술을 좀 핥아줘야겠다. 낼름 낼름 쓰읍 후루룩 쩝쩝 낼름낼름 쓰읍 후루룩 쩝쩝


다른 건 잘 모르겠는데 낼름 낼름 이라는 동작을 해보니 절로 창의력이 솟구치는 것만 같다. 역시 모든 행동에는 그 이유가 있기 마련이라는 간단한 진리를 다시금 깨우치게 된다.무슬림들이 매일 시간을 정해 다섯 번의 기도를 하듯 전 국민이 매일 시간을 정해 다섯 번씩 낼름 거린다면 우리나라는 머지않아 세계 최강국, 고도의 정신문화를 보유한 나라, 종내에는 신선들만이 사는 나라가 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어 기대감에 가슴이 들뜬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그 과정에서 일본 각계각층의 반발이 있을 거란 건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또 그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우린 구더기는 무서워도 장은 담그고야 말았던 자랑스러운 조상님들의 후예가 아닌가. 무시할 건 무시하고 숙청할 건 숙청하며 신속하게 일왕 폐위를 마무리 짓자.

만약 일왕 가에서 고지식하게 반대를 고집한다면 직접 수행원들을 보내서 왕후를 편안한 곳으로 뫼시자. 그 와중에 잊어선 안 될 것이 있다. 상대가 일국의 왕후인 점을 감안하여 최대한 정중하고 절차에 맞춰 근대화를 통해 우리가 배웠던 방식 그대로 ‘풀코스’로 모시는 것을 잊지말아야한다. 뒤처리까지 확실하게. 다소 복잡하고 귀찮은 절차 같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예의는 지켜야지 않겠나. 인간의 도리인데.

혹, 그 왕후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을 한껏 치켜뜨면서 울분에 가득 찬 목소리로 '내가 일본의 국모다' 라고 외친다면, 수행원께서는 가비얍게 썩은 미소를 날려주시라. 그녀의 패기에 눌려 태도가 급변할 지도 모르고, 그게 아니더라도 그 상황에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을 한껏 치켜뜨면서 울분에 가득 찬 목소리로 '나는 조선의 자객이다' 맞받아 쳤다간 코미디가 될 테니, 수행원 역을 맡으실 분은 미리 미리 연습해 두시는 것이 좋겠다. 그 밖에 황손이니 공주니 하는 떨거지들은 죄다 유배를 보내버리자. 오늘날 일본이 이 모양 이 꼴이 된 데는 그것들의 책임이 무지무지하게 크니, 일본의 왕가 나부랭이들은 필히 단호하게 정리해 버려야 한다.

이어서 신속히 진행시켜야 할 중대한 조치가 있는데, 그것은 개신교를 일본에 전파하는 일이다. 이것은 한일 양국의 장래를 위한 포석 중에서도 가장 중차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개신교가 일본에 깊숙이 뿌리박고 제대로 자리를 잡는데 성공하면 그로 인해 얻어지는 이점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것이 될 것이다.

수 세월 후 일본이 세계 최대의 교회 수 십개를 가진 당당한 개신교 국가가 되고, 일본의 밤거리는 곱디고운 붉은 빛으로 수 놓아지고, 일본의 교인들은 초밥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며 먹사 님들의 은혜로운 보살핌 안에서 죄다 친척 관계가 되어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근데 동서도 친척이 맞나.. 잘 모르겠으니 빨리 넘어가자.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은, 개신교로 인해 먼 훗날 일본이 누리게 될 찬란한 영광들은 충성스런 그들에게 주어지는 당연한 보상이자 전적으로 일본 개신교인들의 몫이지, 그 속에 우리의 지분은 손톱만큼도 없다는 점이다. 물론 책임도 없고.

이제, 한일 관계를 돈독하게 유지하고 우리가 제공하는 도움을 일본이 자발적으로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데에 결정적인 기여를 꾸준히 계속해서 할, 개신교를 어떻게 일본에 널리 전파할 것인가 라는 문제가 남는데, 우리나라 개신교의 저력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시는 분들은 지금 만면에 미소를 머금으며 그쯤이야 껌이지 라는 의미의 멘트들을 날려주시고 계실거다.

대략 삼단계를 구상하고 있다.

우선 우리에겐 분당의 샘물이 배출한 십자군을 능가할 성전사들이 있다. 지쟈스 크라이스트의 복음을 땅 끝까지 전파하기 위한 피땀 어린 노력과 생사를 도외시한 살신성인의 자세로 드디어 아프간의 밀알인지 미이란지가 된 그들은, 이번에도 기꺼이 후쿠시마의 밀알인지 미이란지 그 무언가 되어 줄 것이다. 그들의 복음 전파를 위해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은 단 하나, 후쿠시마를 위험 지역으로 선포하고 그들의 후쿠시마 행을 수차례에 걸쳐 막는 것 뿐이다. 그렇게만 해주면 그들은 종교의 자유와 탄압의 부당함을 강조하며 더욱 사기충천, 기어코 후쿠시마로 가고야 말 것이니, 그런 상황이야말로 참으로 할렐루야 아멘이 아니겠는가.

제2단계로 각 교회별로 비밀리에 양성해온 땅 밟기 전문요원들의 투입이 이어질 것이다. 들리는 풍문에 의하면 땅 밟기 전문 10만 대군의 양병이 이미 완료된 지 오래라고 하니, 이들의 활약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특히 그들이 투입될 후쿠시마는 불로 씻김을 받아 깨끗하게 정화된 몸으로 누군가가 밟아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땅으로써 땅 밟기 요원들의 입맛에도 딱 맞는 곳이니, 그 땅을 사뿐히 즈려 밟는 걸음걸음마다 세포 한 올 한 올마다 성령의 놀라우신 역사가 함께 하심으로 인해 그들은 앞서 뿌려진 후쿠시마의 밀알인지 미이란지가 싹을 틔워 잘 자랄 수 있도록 돕는 훌륭한 거름이 되어 줄 것이다. 아, 물론 그들은 거름이 될 때 까지 계속 땅을 밟고 있어야 한다.

세 번째는 우리의 명문 사학 재단들을 일본에 진출시켜 곳곳에 신학교를 설립하게 하는 것이다. 이들은 후쿠시마의 밀알인지 미이란지가 자라서 맺은 열매를 따먹으며 그 씨앗을 또다시 널리 퍼뜨리는 최종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신의 이름으로 어린 양들을 돌보게 될 먹사님 후보를 모집하는 것이 어려울 거라 지레 겁먹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건 아주 간단한 일이다. 일본 땅에는 수많은 잉여가 존재한다. 집집마다 방구석마다 오타쿠들이 진을 치고 있는데, 이 오 선생들에게 그들이 장차 돌보게 될 양들 중에는 아오이양이나 아이다양 같은 양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넌지시 알려주기만 하면 그 다음 일은 순풍에 돛 단 듯이 착착 이뤄지게 될 것이다.

여기서 작은 걱정거리가 필자에게 있음을 고백해야겠다. 그 걱정이란 바로 어마어마하게 많은 오 선생들의 투신으로 인해 신학교 입학 경쟁률이 지나치게 높아져서 그 결과 배출되는 먹사님들의 수준이 필요 이상으로 높아지게 되는 것, 그리고, 우리가 다 알고 있다시피 먹사라는 특수 직종의 구성원이라면 적어도 사기꾼, 깡패, 고문기술자 등등의 다양한 인력들로 이루어져야 제격인데, 아뉴스 데이들을 빨리 돌보고 싶어 안달이 나 있는 유형의 인력들로만 조화롭지 못하게 구성될까봐 좀 걱정이 되는 거다.

하지만 이 문제는 돈에는 전혀 관심 없고 오로지 학생을 잘 교육시키는 데에만 전념하는 게 특기인 우리의 명문 사학 재단들이 해결해 줄 것이라 믿는다. 그들의 열성적인 교육을 거친 후에는 오 선생들이 사 선생 육 선생 칠 선생 팔 선생 등으로 다양하게 발전하게 될 테고, 우리의 스타 먹사님 들이 가끔씩 찾아가서 부흥회로 빵빵 터뜨려주면 십팔 선생 이십팔 선생 오십팔 선생 혹은 육구 선생 등으로도 거듭날 수 있을 것이므로 필자의 작은 걱정은 단지 노파심에 그칠 공산이 크다 하겠다.

개신교의 전파에 관해 이렇듯 장황하게 길게 쓴 것은 이 일의 중요성이 심대하기 때문이다. 이 일은 우리가 일본을 진심으로 돕는 일이 성공하느냐 못하느냐를 판가름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일본에서 개신교가 자라나면 우리가 일본을 돕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게 될 것이니, 우리의 도움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설득할 것이고, 극렬하게 저항하는 사람들은 사탄 혹은 빨갱이로 몰아 매장시켜버릴 것이고, 또한 심지어 그들은 헌금을 모아 우리에게 전투기를 사 주기도 할 것이다. 그러니 이 일은 아무리 그 중요성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하겠다. 혹시나 이 글을 보고 필자에게 어떤 대답을 추가로 요구하고 싶어진 개신교인들이 있다면, 이것이 나의 간증이요 이것이 나의 찬송 일세 라는 한 마디로 대답을 갈음하고자 하니, 더 묻지 마시고 각자 대답을 찾으실 것을 권한다.

일왕 폐위와 개신교 전파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으면 이제 절반은 된 거나 진배없다. 우리가 진심으로 일본을 돕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해야 할 일들이 있지만 그 모든 걸 여기서 다 얘기할 수는 없는 노릇, 따라서 이것만은 꼭 이라고 생각되는 몇 가지에 대해서만 얘기하고자 한다.

먼저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삼국 시대부터 한반도에서 전래된 문명 덕분에 글을 쓰고 옷을 입게 된 이들의 후손임을 전 국민이 인지할 수 있도록, 아주 어렸을 때부터 교육시키고 그 시험은 영어로 치르게 하자. ‘신석기 유적 조작’ 등의 몰상식한 짓으로 자신들의 과거를 덮으려 했던 부끄러운 역사까지 빠뜨리지 않고 가르치는 실로 입체적이고도 미래 지향적인 교육과정이 될 것이다. 물론 영어로. 이렇게 자라난 일본의 젊은 세대들은 미국에서 아무런 불편함 없이 “어린 쥐(Orange)"를 사먹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가 일본을 돕고자 하는 진정성이 일본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일본의 각 언론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진실수호 정론직필 운운 하는 핑계를 늘어놓으며 협조를 거절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조금도 염려할 것 없다. 우리에겐 조중동이 있으니까. 조중동의 베테랑들을 동원하여 그들에게 적극적이면서도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매국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해주도록 하면, 그들은 완벽한 우리 편으로 변신하여 때로는 우리가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우리가 내미는 손길을 받아들이도록 일본 국민들을 설득할 것이다.

일본 국민들을 위해 단발령과 창씨개명을 단행해야 한다.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처했는데 헤어스딸 같은 데 신경 쓸 겨를이 어디 있나. 총력전이다. 남녀 할 것 없이 빡빡 밀어버리면 보기에도 좋고 관리하기도 쉬우니, 거기서 남는 돈과 시간을 활용해 국가에 봉사할 방법을 연구 및 실행하게 하는 거다. 일본이 우리 선조들에게 선물했던 바리 깡을 이제는 그들을 위해 우리가 되돌려줘야 할 때임을 자각하자.

현재 두 글자를 쓰는 일본인들의 성을 전부 왜(矮) 한 글자로 통일한다. 성을 한 글자로 통일하는 데서 오는 이로움이란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각 가정 학교 관청 직장 등에서 수도 없이 쓰고 부르게 되는 두 글자가 한 글자로 줄었다고 생각해 보시라. 얼마나 편하겠는가. 더욱이 성이 딱 한 개로 통일되었으니 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편리한 상황이겠는가 말이다. 한국인들과 똑같이 세 글자로 된 성명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기뻐 날뛰는 모습들이 벌써부터 눈에 선하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에도 두 글자로 된 성을 사용하는 일단의 무리가 있었음이 생각났다. 잘은 모르지만 그들의 행동은 그들만의 노스탤지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렇게 살다 가게 그냥내버려두자 라는 현명한 결론에 순식간에 도달해버린 필자 스스로에게 대견하단 칭찬을 해주고 싶다.

잦은 지진과 각종 재해등으로 인해 일본에 문화재를 놔두는 것은 위험하니, 각종 문화재들을 모조리 한국으로 가져와서 우리가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금 은을 비롯한 귀금속과 각종 골동품들도 모두 한국으로 가져와 우리가 안전하게 관리하자. 물건을 맡긴 사람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물품보관서나 각종 계약서 등은 확실하게 작성해 주고, 그래도 못미더워하는 일본 국민들이 있을 수 있으니, 우리 측의 대표가 TV로 공식 담화를 발표하여 안심시키도록 하자. 혹시나 나중에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어떡하지 따위의 걱정은 전혀 할 필요 없다. '그 서류는 가짜다' 와 '주어가 없다' 두 마디면 상황 끝인데 걱정할 게 뭐 있나.

일본 국민들을 위해 동양척식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하여 일본에서 나는 농작물 중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은 것들의 90%를 한국으로 가져와서 우리가 관리하자. 풀뿌리 나무껍질로 연명하는 것이 얼마나 인체를 건강하게 만드는지를 그들이 직접 체험하게 되면 초근목피로 구성된 식단을 절대 포기하려하지 않을 것이고, 머지않은 미래에 일본인들은 성인병의 첫째 원인인 비만과 영원한 작별을 고하게 되어, 우리나라에 대한 고마운 마음은 날로 더 커져만 갈 것이다.

우리가 일본을 돕는 모습을 보고 혹시 한국이 일본을 집어삼키려고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오해를 하는 나라들이 생길 것이다. 아마도 중국, 러시아, 미국 등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텐데, 그 나라들은 우리가 일본을 진심으로 돕고 있다는 사실을 아무리 설명해줘도 이해하지 못하고, 혹은 이해했으면서도 이해 못하는 척 하면서 일본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우리나라를 압박하려 들지도 모른다. 나라에 힘이 없으면 종종 억울한 꼴을 당하게 마련이니 미리미리 군사력을 증강시켜둬야 한다.

신묘보호조약에 의거하여 일본 자위대의 작전권은 우리 손에 넘어 왔을 테니 그건 그대로 잘 운용하면 되고, 추가로 필요한 자원을 보충하기 위해서 징병과 징용을 실시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언론과 개신교가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니, 아무런 부담 없이 널 내 친구에게 소개시켜줬고 그런 만남이 있은 후부터 우린 자주 함께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함께 어울리도록 하자.

15세 이상의 일본인 남녀는 누구나 10년 이상 군에 복무하게 하되, 여성들의 경우는 근로정신대 라는 특수 여군 부대를 새로 창설하여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자. 훗날 우리의 순수한 의도가 왜곡되어 알려져서, 근로정신대에서 복무했던 일본 여성들이 자신들은 강제로 끌려가 욕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피해보상을 요구하면, 시간을 질질 끌다가 선심 쓰는 척 인당 990원씩만 던져주면 만사가 해결될 것이다.

한가해 보이는 일본인들은 다 데려다 광산에서 일을 시키자. 독도에선 하이드레이트가, 이북 땅 여기저기에선 각종 유용한 광물들이 무진장 줄을 서서 인간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그 동안 초근목피로 연명하며 강철 같은 체력을 길러 뒀을 테니 그들에게 중장비를 지급하는 것은 그들을 모독하는 격일 것, 그들에게는 삽과 곡괭이만 들려줘서 땅 속 수 천미터 아래까지 파내려가 갖가지 광물들을 캐오게 하고, 그러는 와중에 갱도가 무너져 유명을 달리하는 분들이 있으면, 멋 훗날 쏟아져 나올 석유를 상상하며 “통석의 념(念)”을 보이자.

인류의 꿈인 불로장수를 이루기 위해 칠싸밀부대(가칭)를 만들어 관련 연구를 수행하게 하자. 생체실험 자원자는 언론과 개신교가 풍족하게 조달해 줄 것이니 아무 걱정 없이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수 십년쯤 시간이 흐른 뒤에는 칠싸밀부대가 독립군 부대라고 주장하는 일본 총리가 등장하여 우리를 파안대소하게 해 줄지도 모른다.

도쿄에 일본총독부를 설치하고 한국인을 총독으로 파견하자. 총독이 할 일은 딱 하나다. '오해다' 이 한 마디 말만 계속 되풀이하면 된다. 그리고 일본 내 전 지역에 수 백개의 한국인 특구를 지정하여 우리가 일본을 돕기 위해 하는 많은 일들이 원활히 행해질 수 있도록 하고, 그 한국인 특구에서의 핵심 역할 및 관리는 재일동포들이 맡아 운영하게 한다면 보다 많은 사람에게 만족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명산들 그리고 산세가 뛰어난 곳에는 한 군데도 빠짐없이 쇠말뚝을 박아 넣자. 이는 일본의 운명을 위태롭게 할 흉악한 인물이 태어나는 것을 예방해 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조치도 자연스레 생겨나는 반골들을 모두 막아내지는 못할 것이다. 그것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것, 담담하게 대처해 나가면 된다.

그러한 이른바 불령왜인(不逞倭人)이라 불리는 반란 분자들이 우리의 도움을 거부하며 조직적인 대항을 해 올지도 모른다. 우리의 진심을 곡해함으로 벌어진 일이겠지만, 이를 묵과할 경우 질서가 무너져 다른 수많은 사람들의 행복권이 침해당할 수 있단 걸 고려하여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그들은 사회의 암적인 존재이므로 뿌리 채 뽑아버려야 건강한 사회를 유지할 수 있으니, 이러한 신념을 갖고 있는 훌륭한 일본인들을 선발하여 불령왜인들을 사냥하게 한다면 그들에게도 영광스런 일이 될 터, 꼭 그 방법을 사용하도록 하자. 그리고, 당연한 말이겠지만 선발은 대충대충 하지 말고 엄정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뽑혀서 불령왜인 토벌에 공을 세운 우수한 인력들 중에선 훗날 일본의 대통령도 나올 수 있으니, 반드시 진충보국 멸사봉공의 자세를 갖춘 사람만 가려서 뽑아야 할 것이다.

혹시나 생포된 불령왜인들이 있으면, 그들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누도록 하자. 마음을 터놓고 진정어린 대화를 나누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수단이나 도구가 있으면 아낌없이 활용하자. 거꾸로 매달고 고춧가루 푼 물을 콧구멍 속에 들이붓는 진부하지만 효과적인 방법 외에도 수많은 방법이 있을 테니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하자. 상상력이 특히 뛰어나 불령왜인들과의 대화에 큰 기여를 한 사람은 나중에 먹사로 특채를 해 준다고 하면 상당한 분발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본거지나 은신처, 협조자, 내통자 등을 알아내는 대화가 다 끝났으면, 죽창과 칼 작두 등을 이용하여 그들을 더 좋은 세상으로 인도해 주자. 그 장소는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넓은 광장 같은 곳이 좋겠다. 목이 잘려 데굴데굴 굴러가는 머리를 보시면, 누구라도 좋으니 그 머리를 손에 들고 호탕하게 웃음지으며 기념사진을 찍으시라. 자손대대로 쏘쿠울한 조상님으로 칭송받으며 기억될 것이다.

대마도는 원래 우리 땅이었으니 우리의 행정구역에 편입하고, 일본 국민에겐 땅이 별로 필요 없으니 왠만하면 다 우리 앞으로 명의 이전을 하자. 그리고 일본을 돕느라 지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게 오키나와를 우리 전용 휴양지로 만들면 좋겠다. 남의 땅을 맘대로 뺏는 건 나쁜 짓이니 그러지 말고, 천 년쯤 조차를 하면 적당할 것 같다. 거기 있는 미군 부대는 일본 동북부에 비어있는 땅이 많이 생길 예정이니 그리로 다 옮기면 될 것이다.

간단히 적으려 했는데 상당히 길어졌다. 인도적 차원에서 이건 좀 심하다 싶은 건 자체검열로 지웠고, 미처 생각을 못해서 빠트린 내용 역시 많겠지만 대략 이 정도다. 손가락은 아프고 목도 뻐근하다. 적기만 하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실제로 행동하는 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새삼 일본에 경의를 표하고 싶어진다. 우리를 위해 그 모진 고생을 감내하시다니.. 이건 언제고 꼭 갚아줘야 할, 우리 대에서 못하면 자손들 대에서라도 꼭 갚아줘야 할 크나큰 빚인 것이다.

물론 받을 사람이 안 갚아도 된다고 하면 굳이 갚을 필요는 없겠지만, 독도 문제를 비롯한 많은 사안들에서 그간 일본이 일관되게 보여 온 행동들이 '능력 되면 함 갚아보시든가요'라고 하는 듯 보이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과거의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어 무고한 희생자가 양산되는 건 바라지 않지만, 할 수만 있다면 어떤 충격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저들의 잘못된 의식구조를 뜯어 고쳐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동족을 판 대가로 자자손손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 버러지들에게도 뜨거운 교훈을 내려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간절하다.

그러므로 나는, 우리가 일본을 도와줄 수 있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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