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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8 23:4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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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이왕지사 거짓말을 제대로 해보면 안되나요?
나는 사실 네 친모가 아니란다.
네 친모는 사실 나랑 같은 공장에서 일하던 언니였어.
우리는 나름 인상착의가 비슷했단다.
그러다가 네 친모가 임신을 하게 됐어.
당시에는 미성년자 임신은 손가락질 받는 일이었던만큼
네 친모는 병원가는 것 조차 기록이 남아 후에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했어.
그래서 내 인적사항을 훔쳐서 몰래 병원에 갔지.
당시에는 그것을 속이는게 굉장히 쉬웠어. 지금처럼 컴퓨터로 정리하던 때가 아니니까.
나중에 그게 걸려서 나랑 대판 싸웠는데,
본인이 나중에 어떻게든 해결하겠다고 싹싹 빌어서 하는 수 없이 그러려니 했지.
아기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끝내 말하지 않았어.
그러다가 네 친모는 사고로 죽었어. 시체는 어떻게 장사지냈는지 나는 잘 몰라.
그렇게 갓난 아기인 너 혼자 남았지.
나는 고민하다가 널 입양보내기로 결정했어.
친모를 찾아 여기까지 왔을 텐데 이런 말을 해서 미안하구나.
하지만 네 엄마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란다.
단, 너를 정말 사랑했던 것은 분명해. 매일 매일 네 생각만 했거든.
그러니 남은 삶도 씩씩하게 살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