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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7 15: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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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미래를 기약하며 집을 나오는 과정은 순식간이었다. 차가운 한기에 정신을 잃었고 간신히 눈을 떴을 때 흰 면보가 자신을 덮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 살아있다며 고래고래 외치다 다시 정신을 잃기를 수차례. 어느새 차가운 물 위에 혼자 둥둥 떠있었다. 희고 오목한 벽면에 누군가 써놓은 '바다'. 낯설고 무섭지만 적어도 이곳보단 낫겠지. 바로 그 순간 그의 몸이 천천히 회전하며 천둥이 치는 소리가 들렸다. 남친은 그렇게 뒤돌아 보는 일 없이 바다를 향한 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그는 여행길에 하수처리장이 도사리고 있음을 꿈에도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