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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2 13: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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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단골들은 이미 돌아갔지만 그는 떠날 수 없었다
아까 문을 열고 들어온 귀여운 얼굴은 분명 손주녀석이었으니...
구석에서 한참을 기다리자, 한가해진 목욕탕의 문이 다시 열리고 손주녀석이 빼꼼 들여다보았다.
아들과 손주가 씻고 탕에 들어와 앉을 때 그도 조용히 옆에 앉았다
그는 조용히 말했다. 아내를 처음 만났을적 이야기, 아들이 태어나던 날의 이야기 등등...
아들과 손주에게 그의 이야기를 닿고있는지 아무말이 없었다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 후 숨을 돌리고 있을 때 아들은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도 분명 계셨을텐데 말이야. 기껏 아들이랑 손자가 같이 왔는데 인사라도 해주지 참"
...아무것도 닿지 못했구나. 그는 안타까움에 더이상 아무말 하지 않았다
그는 아들이 손주의 손을 잡고 목욕탕을 나서는 그 순간까지도 아들의 곁에 있었다
말없이 멀어지는 아들의 뒷모습에, 아장아장 손주의 뒷모습에 그는 조용히 아껴두기만 하던 말을 남겼다
'사랑한다 내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