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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7 15: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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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강남 좋은 동네 아파트 살 때 놀이터에 애들이 없어서 요즘 애들은 놀이터에서 안 노는구나 했어요. 황량하게 그네는 바람에만 가볍게 움직였었죠. 자기 몸보다 더 큰 가방을 메고 어깨 축 쳐진 상태로 그 앞을 지나가는 아이의 모습만 간간히 봤을 뿐.
그리고 강북 원룸으로 이사갔는데 앞에 놀이터가 있었죠. 평일 오후는 물론, 주말에도 애들이 놀이터에서 놀더라구요. 보통 시끄러운게 아니에요. 하지만 그래서 사람 사는 동네같고, 아이들이 뛰노는게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걸 알게 되었죠.
그리고 초저녁이 되면 퇴근하는 아저씨가 담배 한 대 태우고 지나가시고, 더 늦은 시간에는 정장 입은 남녀가 가벼운 사랑 싸움을 하기도 하고, 야심한 시간에는 불량 청소년들이 담배를 나눠 피우는 모습을 보기도 했지요.
다 좋은 모습은 아니지만(특히 청소년 담배), 뭔가 사람 사는 곳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