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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6 15: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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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여럿이 걸어간다.
속절없는 이야기, 철없는 이야기.
너무나도 쉽사리 그들의 젊음이 불탄다.
학생이 중년과 다가간다.
변해버린 젊음, 어리석은 청춘.
중년의 가슴에 사그라든 열기가 되살아난다.
중년이 학생에게 외친다.
격렬한 투쟁, 끝없는 항거.
젊음은 사회의 부조리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학생들은 그 말에 깨닫는다.
자신들의 참된 길, 새로운 의지.
젊음은 그 말을 믿고 부조리와 맞서 싸운다.
항거하는 젊음이 흐뭇하다.
중년은 되돌고, 회사로 떠난다.
저 멀리 아련하게 누군가의 비명이 흐른다.
추억이 중년의 식도를 흐른다.
한숨과 알코올, 과거가 토해진다.
중년은 과거에게 자랑스러운 일이라 여긴다.
알코올은 현실로 돌아온다.
자식의 학업, 대학과 취업.
누구의 자식보다 남부럽지 않은 미래가 오리라.
젊음이 거리를 흐른다.
붉디 붉은, 누군가의 젊음.
허나 거기에 중년의 아들은 없다.
아니,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적어도 중년에게는.
취기가 몸을 뒤흔드는 중년의 꿈 속에 탑 하나가 서 있다.
그 높은 꼭대기의 아래에는, 숱한 젊음이 피투성이가 된 채 쌓여 있다.
그 탑의 꼭대기에 자신의 자식이 있으리라 믿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