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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4 14: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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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학생이 말하는 저런것보다는 '실패'라는 것에 대해 정의를 내리는 사회의 변화와 '추락했을 때 다시 붙잡고 올라설 수 있는 밧줄'을 원하는건데 말이죠....
좀 파고들어서 생각하면 저 인간 아닌 꼬맹이(...) 말은 굉장히 비겁한 말이에요. 학생은 행복을 배울 기회가 없었고, 무엇이 행복인가에 대한 생각을 할 틈도 없었죠. 왜냐면 이미 설명한대로 규격화된 교육이 저 학생의 생각을 재단해버렸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 행복한가'에 대해 정의를 내린 적도, 내릴 수도 없는 사람이 되었죠. 이미 반가공된 상태에요.
눈을 넓혀라? 시도를 해라? 말하기엔 매우 그럴싸하고 어울리죠. 하지만 우린 이 사회가 어떤지 압니다. 그렇게 내밀다가 쑥 빠질 구멍이 널려있고, 그걸 재주껏 피하거나 다친 발목을 어떻게 붙여서 치료하고 기어서라도 나가야 한다는 걸 말이죠. 그리고 그렇게 벗어날 수 있는 게 남들이 말하는 성공, 혹은 성취라고 할 수 있겠죠.
저런 학생이 '진심으로' 원하는 건 별 거 없어요. 그 구멍 가득한 벌판에 판때기를 깔아달라는 것도 아니고, 발을 내딛어서 구멍에 빠져서 다리가 부러졌을때 치료할 수 있는 구급상자를 원하는거죠. 정말 별 거 없어요. 하지만 세상은 그러지 않고 근성으로 이겨나가라고, 기어서라도 나가라고 하죠.
저건 교육자가 아니에요. 그냥 배운 것이 없는 어린 마음에 채찍질을 하는 '우리가 흔하게 바라볼 수 있는' 참견꾼일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