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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8 15: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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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 이번 질문은 드리기 어려운 질문인데, 예전 서태지와아이들의 2집에서
'하여가'의 중간 간주를 이태섭씨가 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곡이 테스트먼트의
음악과 애드립부분이 똑같다고 통신상에서 큰 파장이 일었었는데 그 일에 대해서
말한다면?
이태섭 : 일단 그곡은 카피라기보다는 인용한 것입니다. 테스트먼트 곡중 애드립부분을
그대로 인용한 것입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그곡을 연주한 알랙스(테스트먼트의기타리스트)가
일본의 '번'지의 인터뷰내용 때문이었습니다. '번'지에서 '멜로디가 너무 좋다,
어떻게 이런 멜로디가 애드립에서 사용할 수 있겠느냐?'라는질문이었는데
알렉스는 그부분은 스카디나비아민요의 코드를 그대로
아르페지오화(기타주법중 하나)하여 친 것이다라고 인터뷰하였습니다.
그인터뷰를 보고 그 멜로디를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만 해도 카피라는 개념이 우리나라에는 없었고
어디서 인용하였다라는 내용의 표현도 없었습니다.
만약 앨범에 그런 이야기를 썼다면 표절이니 하는 말도 안 나왔을텐데라는 후회도됩니다.
그 애드립부분중 앞부분과 뒤를 제외한 8마디는 똑같습니다. 일부러 똑같이했습니다.
예전에 그 문제로 매니저형이랑 눈물을 흘리면서 이야기한 경우도 있었죠.
다시 말씀 드리자면, 스칸다니비아반도의 민요를 인용시킨 테스트먼트곡의 애드립 부분을 도입한 것입니다.
이 내용을 앨범에다 썼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텐데 당시 그런 개념이 없었기 실수한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 여덟마디는 제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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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헌 :
하여튼 '하여가'는 메틀적인 요소를 강하게 드러내면서 태평소까지 고용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또 다시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금 보면 3집의 방향이 이미 여기서 암시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이 노래 중 이태섭이 맡은 기타애드립이 그룹 테스타먼트의 샘플링이라는 지적도 있었는데?
서태지 :
샘플이 아니라 거의 카피(표절)적 성격이 농후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나머지 모든 트랙에서도 그렇지만 `하여가`의기타 솔로도 코드 진행의 틀만 제시하고 이 기타리스트에게 직접 맡긴 것인데 녹음할 때는 몰랐으나 나중에 테스타먼트의 앨범을 들어보니 유사한 부분이 많았다. 결코 고의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아쉬운 느낌은 떨쳐 버릴 수 없다.
태평소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사심없이, 막연하게나마 국악기를 고용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그리하여 김덕수씨가 온갖 국악기를 스튜디오로 가져왔고, 처음엔 실험 삼아 징과 꽹과리를 써보았는데 도무지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기를 거듭하다 눈길이 멎은 악기가 태평소였는데, 애초에 넣으려던 신서사이저 하이음과 주파수가 비슷해서 딱맞아 떨어졌을 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이 곡이 발표되자 일각에선 '국악가요'운운하면서 비판적인 목소리들이 터져나왔는데 언론이 또 나를 갖고 흔드는 구나 하는 생각에 솔직히 말해 기분이 언짢았다. 오히려 국악하시는 분들이 이노래가 국악가요는 아니지만 국악의 기운이 올라오는 것 같다고격려해 주실때 위안을 받았다.
그리고 하나 덧붙이자면, 2집의 곡들 중 맨 마지막 노래인 `마지막 축제`가나 개인적으론 `하여가`보다 더 서태지적인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