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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1 12: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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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쿠르는 험난한 여정이었다. 핀커스 주커만은 당시 미국 바이올린계의 대부이자 음악계 마당발인 아이작 스턴의 후원을 받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비등한 실력을 보이는 정경화에게 무언의 압력이 가해졌던 것이다. 결승 연주시 보통은 제비뽑기로 연주 순서를 정하지만, 그런 절차 없이 정경화에게 첫 번째 순서를 배정해 버렸다. 그러나 결승 연주에서 모든 것을 보여준 정경화는 다른 결승자들의 연주는 들을 것도 없이 대기실로 돌아와 잠이 들었다고 한다... 그에 반해 긴장한 주커만은 결승에서 실수를 저질렀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어떻게든 정경화를 우승시키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억지에 억지를 부렸다. 스턴의 압력으로 유례없이 결승 연주를 다시 한 번 치루어야 했고, 결과는 역시 유례없는 주커만과 정경화의 공동 우승으로 정해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