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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4 0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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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 시까지 갖은 노력을 했는데 언니는 가는 목소리로 울지말라는 한마디와 내 손을 잡고 그대로 눈을감아버렸어요. 저는 눈물이 뒤범벅이 되고 정신이 없었어요.
나만 두고 떠나고 타국에 나 홀로 어찌 살라고 언니 가 왜 가 하면서 언니를 흔들고 붙들고 사정을 해도 일어나질 않더라고요.
모든 것을 다 잃은 듯한 느낌. 어떻게 감당이 안 됐어요. 어떤 누가 무슨 말을 할지언정 들리지도 않았어요. 보이는 건 우리 언니뿐ㅠㅠㅠ 정말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현실이었거든요.
병원에서는 손님 밀려서 자리 빼주라고 하더라고요. 나는 이리 슬퍼 죽겠는데, 언니 따라가고플 정도로 힘든데 넘 원망스러웠어요.
아침이 돼서야 어른들 친구 친척 지인 모두 다 오시더라고요. 저는 인사말도 못한 채 언니 옆에 울고만 있었지요. 장례식장으로 언니를 옮겨서도 저는 언니 곁을 떠날 수 없었어요. 아니 언니를 보내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시간은 무심히 흘러 장례절차는 진행되더라고요. 관을 덮어야 할 순간이 왔어요. 언니를 염하는 모습은 더 이상 못 보겠어서 엎드려 울고만 있는데 언니가 관뚜껑을 밀며 저를 찾으며 벌떡 앉더라고요.
거기 계신 모든 분들 다 놀라서 소리 지르고 난리였 지요. 여기까지 보러왔냐며 친구 하나하나 어른들 하나하나까지 감사인사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저한테 내동생 소라야 울지마 울지마 이제 그만 울어 하면서 언니 마지막 가는 길에 이 게 네가 화장 좀 시켜주라 하더라고요.
나는 알았다 하면서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말고 너 자리 거기 아니니까 빨리 와 밥먹어 언니 야 나랑 밥먹자 심하게 장난 그만 치고 하면서 저는 언니한테 욕을 하며 언니를 안았어요.
언니는 웃으며 물 좀 달라 하더라고요. 작은 페트병 물을 주니 그 한 병을 다 마시며 니가 보고 싶고 목도 마르고 해서 왔다 하면서 또 한번 울지마 하더니 그대로 눕더니 영영 눈을 감더라고요.
저는 혹시나 또 깨어날까봐 관뚜껑 못 덮게 하고 그랫지만 그게 마지막이었어요. 삼일 밤낮을 안 가리고 얼마나 울었던지 어른들은 저도 잘못될까봐 걱정 많이 하셨더라고요.
그 우여곡절 끝에 언니 보내고 나니 너무 그립고 보고 싶어 도저히 못견디겠기에 이사를 해 봐도 언니 생각밖에 안 났어요.
그러고 며칠 지나니 언니가 처음에는 꿈에 찾아왔어요. 저는 너무 좋아 난리였죠. 그 이후로 이상하게 귀 한쪽이 왱ㅡㅡ 하는 소리가 나더라고요. 나는 이명이 생겼나 내가 충격이 커서 그런가 하고 병원을 가봐도 아무 이상 없다 하더라고요.
왱 소리가 언니 목소리가 작게 들리기 시작하더니 점점크게 들리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날이 갈수록 언니의 모습도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처음엔 저도 이해가 안되고 언니 모습이 보고 싶어서 내가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했지요. 시간이 흘러서 제가 언니를 옆에 두고 엑소시스트를 보면 미친년 내가 옆에 있는디 그런 걸 보냐하구 ㅎㅎㅎ 그랬지요.
남들이 들으면 저한테 미쳤다 하지요. 그래서 부모님과 삼촌께만 말씀드렸지요. 처음에는 다믿지 못하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언니가 내 몸에 들어와 말을 하며 어렸을 때 이야기를 하니 믿더라고요.
저도 언니가 옆에 있어서 예전처럼 활기를 찾아 열심히 일을 하며 지냈지요. 그러면서 날짜는 지나가고 하다가 또 불행이 시작됐지요.
오빠가 교통사고로 제 곁을 떠나고 삼촌 숙모도 출장길에 역주행하는 차에 사망하시고 저 가까이서 챙겨 주신 분들이 다 떠나셨어요. 언니처럼 돌아가셨다가 되돌아와서 미안하다 하시고 떠나시더라고요.
남들은 한 번 겪기도 힘든 상황을 저는 이 년 동안 일곱 번이나 겪었어요. 넘 힘들고 죽고 싶었어요. 나 때문인가 하는 자괴감마저 들고 정말 너무 힘이 들었어요. 그 슬픔에 헤어나오지를 정말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눈앞에 보이는 영가는 더 많아지고 죽을 만큼 힘이 들었지요. 그래도 언니가 제 옆에서 항상 지켜주고 힘을 주었어요. 그나마 언니 때문에라도 견딜 수 있었어요. 이제는 타국이 너무 싫어졌어요.
정말 이 년 동안 평생 흘릴 눈물 다 흘리고 감당을 할 수 없는 사건들이 생기고 납치 감금 탈출 칼부림 아주 그런 악재는 따로없었지요. 지금도 상상도 하기 싫은 아픔이에요. 남들은 팔십 평생 살아도 안 겪을 일을 저는 다 겪었거든요.
외국의 일을 다 정리하고 나니 돌아올 비행기 삯이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삼촌 친구분이 비행기표를 끊어주어서 한국을 나왔으니까요. 그 분과는 지금도 연락하고 살아요. 제가 감당하기 힘들 때 옆에서 지켜보며 힘을 주셨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