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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4 23: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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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죄악을 타파한 새로운 네팔렘들(new born)은 각자 머물던 성역으로 돌아갔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어떤 새로운 네팔렘들은 나이가 들어 후손을 남기고 어떤 네팔렘은 영원을 약속하며 기나긴 영면에 빠졌습니다.
점차 천상의 대천사들은 네팔렘이 타락할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망각하기 시작했고,
필멸자이자 앙기리스 의회의 지혜인 티리엘만이 새롭게 강해진 네팔렘의 후손과 영면에 빠진 네팔렘들을 조용히 주시할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영원할 줄 알았던 성역의 평화는 죽음의 지혜가 흩어지면서 남긴 작지만 끝없는 어둠이 담긴 영혼석에 의해 조금씩 바스라져 갔습니다.
어느날, 누구의 손도 닿지 않은 성역 조용한 곳에서 밝은 빛이 찬란히 뿜어져 나왔습니다.
그 빛은 신성하기도 했지만 알 수 없는 불안을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섬광은 일곱 날 동안 맹렬히 뿜어져 나오다가 서서히 사그라 들었습니다.
이 이변을 뒤늦게 눈치챈 임페리우스와 티리엘은 다급히 타계하여 성역 깊숙한 곳, 꺼져 가는 빛 오라기를 따라 갔습니다.
그곳에는 이미 텅 비어서 색이 바랜 작은 영혼석 만이 덩그러니 나 뒹굴고 있었습니다.
이 사태에 대해 파악하기도 전에 누군가 가 자신들을 주시하고 있음을 눈치챈 두 대 천사들은 시선의 근원으로 날아 갔지만,
그곳에는 누군가가 숨어서 지켜보던 흔적만 남아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 흔적에서 깊은 몽환의 증오와 아누를 닮은 기운만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깊은 몽환의 증오와, 티리엘에게는 익숙하며 또, 아누를 닮아 있는 이질적인 기운.
티리엘은 엄습하는 공포에 작게 몸이 떨렸습니다.
그 두 흔적은 성역 너머로 모든 힘을 잃고 아무도 모르는 땅으로 추방 된 줄로만 알았던 이나리우스와 그의 연인 릴리스의 흔적이었습니다.
티리엘은 자신의 안일함을 책망하며 임페리우스에게 곧 들이닥칠 절망에 대해 설명 해 주었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다시 천상으로 돌아간 두 대 천사는 급히 앙기리스 의회를 소집하여 이 사태에 대해 논의 하기 시작했습니다.
대 천사들이 천상으로 돌아간 그 때,
간발의 차이로 공허 만을 내포하던 작은 영혼석이 반짝이기 시작했고, 빛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영롱한 빛은 형체를 이루고, 이루어진 형체는 인간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고대의 네팔렘 울디시안 울디오메드가 다시 이 땅을 밟게 됐습니다.
고대의 네팔렘은 촉촉히 젖은 흙을 느껴 보았습니다.
자신의 고결한 희생으로 만들어 지킬수 있었던 땅, 성역.
고대의 네팔렘은 알 수 없는 감정이 가슴속에서 휘몰아치는 것을 느꼈습니다.
두 눈을 감고 작게 미소 짓던 고대의 네팔렘은 자신을 이루던 빛의 무리들을 단숨에 산란하여 성역 곳곳으로 퍼트렸습니다.
성역에 머물던 네팔렘의 후예들은 하늘에서 내리는 신비한 빛의 알갱이에게서 무언가 경외로움을 느꼈습니다.
그 때, 빛의 알갱이에서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나의 후예들아 기나긴 시간이 지나 마침내 울디시안 울디오메드가 돌아왔다.
때가 되었다. 사악한 악마와 오만한 천사들을 몰아내고 네팔렘이 새로운 질서가 될 지어다.'
고대 네팔렘은 자신이 소멸 시켰던 악마 루시안에게서의 저주로,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조금씩 타락해가고 있었습니다.
그 기묘하고 추악한 저주는 고대 네팔렘을 천천히 갉아 갔지만 고대 네팔렘의 고결함 때문인지, 영혼의 순수를 잃지는 않았지만,
그 작은 티끌이 기나긴 시간을 지나 고결한 고대의 네팔렘의 영혼에 상처를 입히고 만 것이었습니다.
빛의 부름에 네팔렘의 영혼들이 하나 둘, 그 의지를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강한 사명을 부여받은 네팔렘들은 빛의 의지에 자신들의 고결한 네팔렘의 영혼이 충만해짐을 느꼈습니다.
고대 네팔렘의 권능으로 네팔렘의 후예들은 막강한 힘을 얻게 되었고, 자신들의 사명을 이루고자 천상과 어두운 땅으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