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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1 15: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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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심부름 하니 생각나네요..
10년도 더 된일인데, 논현동의 한 호프집에서 알바 할 때 일입니다.
일주일에 두세번 정도 오는 손님이 있었는데, 이 손님이 술만 취하면 알바 붙잡고 진상을 피웁니다.
더러운 진상은 아니고 '맥주 거품이 반이다, 안주 맛이 왜이러냐, 오늘 왜 이렇게 시끄럽냐, 왜이리 덥냐, 춥냐..' 등의 진상이었습니다.
알바생은 세명이었는데 사장님은 그 손님만 오면 도망가고 알바생들이 커버해야 했었던 손님입니다.
한두번 그러는게 아니라 가게에 와 있는 내내 5분에 한번씩 불러서 저렇게 진상을 부렸습니다.
그래도 알바생들은 그 손님을 거부하거나 싫어하지 않고 부르면 가서 응대하고 기분 좋게 왔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불러서 투덜대면 저희는 웃으면서 '예~ 죄송합니다~' 만 하면 끝이고 5분 뒤에 다시 불렀습니다.
그냥 적당히 대응만 해주면 되는 손님이었습니다.
그래도 알바생이 세명이나 있는 가게라는건 꽤 바쁜 가게라는 의미인데 저렇게 5분마다 불러서 진상을 피워도 기분좋게 올 수 있는건 그 손님은 항상 계산할때 한명마다 3만원씩 팁을 주고 가셨기 때문입니다.
담배 심부름을 부탁할 땐 5만원씩 주셨구요 ㅎㅎㅎ
그만큼의 팁을 주니 운 좋은날은 알바비보다 그 손님 팁이 더 많은 날도 있었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