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8
2015-08-04 14:58:40
2
저도 예전에 비슷한 일이...
전에 한번은 어떤 중년 남자분이 에스프레소를 주문하고선 자리로 가지 않고 바 앞에서 서성대면서 물끄러미 바 안쪽을 보고있더라구요
좀 신경이 쓰였지만 뭐 어쩌겠나 싶어서 원두 갈아서 담고 탬핑을 하는데 갑자기 말을 거는데...
손님 - 거 왜 탁탁 안두들기고 바로 누르는거요?
본인 - 네?
손님 - 아 왜 필터를 탁탁 안치고 바로 누르냐구요
본인 -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손님 - 아니 그렇게하면 찌꺼기들이 위에 쌓여서 맛이 안좋아지잖아요!
본인 - ...?!?!
참고로 저는 커피를 처음 배울때부터 지나친 태핑은 크랙을 유발할수 있으니 주의하도록 배워서 탬핑전에 미리 필터 주변에 묻은 원두가루를 미리 털어내고 탬핑을 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거든요.(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이방법이 가장 깔끔하게 정리되길래 처음 배웠을때부터 지금까지 쭉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손님말이 좀 당황스러워서 어이없는 표정으로 바라보니깐 마치 제가 잘못임을 인정하고 당황해서 바라보는거라고 착각했는지 완전 노발대발하면서 화를 내더라구요(물론 당연스럽게도 이 타이밍부터 말이 짧아지던...)
손님 - 아니 이 매장은 교육을 이런식으로 시키나? 이래서 커피가 맛이 있겠어? 엉? 이래갖고 무슨 장사를 한다고~ 엉? 야 너 알바! 점장이나 사장불러와!
본인 - ...
손님 - 뭘 멍청하게 쳐다보냐고! 너 교육시킨놈 불러오라고!! 여긴 알바교육을 어떻게 시키는거야!!
어지간하면 참아보려 했는데 결국 저는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고 그래도 명색이 '고객님'이신 분에게 무례를 범하고 말았죠
본인 - 말씀중에 죄송합니다만 저는 파트타이머가 아닌 이 매장 매니저구요 현재 사장님은 일이 있어서 다른지역에 계십니다. 통화 원하시면 연결해 드리구요. 그리고 어디서 좀 보고 들으신게 있으신가본데 맛에 대한 컴플레인은 맛을 보신 후에 해야 하시지 않나요? 아직 손님 음료는 추출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손님 - 뭐 이런 새끼가 다있어?
그때, 사무실에 있다가 큰소리 듣고 나와서 뒤에서 가만히 보고있던 점장님께서 저를 보더니 한마디 하셨습니다.
점장 - 매니저님? 앞에분 음료 제조 들어갔나요? 아니면 환불해드리고 본사 전화번호 가르쳐드리세요.
그리고, 시간이 넘쳐나나요? 왜 이런 말도 안되는 컴플레인 일일히 대응해주고 있어요? 이런건 그냥 본사에 넘기라고 전부터 누누히 말씀드렸잖아요?
좀전까지 기세등등해서 점장나와라 사장나와라 고래고래 소리지르더니 갑자기 조용해진 진상 면전에다 마지막 한방을 날리시더군요.
점장 - 저 매니저님은 5년이상 경력직으로 입사하셨고 이곳 매장에서도 2년 이상 근무중이신 분이라 저희 매장에서는 따로 교육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분이 음료 제조하는 방식이 영 맘에 안드신다면 환불해드릴테니 다른 매장을 이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손님 - 아니 뭐 이런...
점장 - 언성 높아지시는것 같은데 계속 하실 생각이시라면 영업방해로 신고 들어가니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결국 혼자 꿍얼거리더니 환불받고 가던...
저렇게 있어보이는 대응을 못했던게 참 짜증이 나더라구요 ㅠ
어쩌다 보니 길어졌는데... 어쨌건 전국의 바리스타분들 모두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