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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3 17: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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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할 수 없는, 그 광기와 공포와 죽음 그리고 멸망만이 우리의 미래라면 우리는 대체 무엇으로 살아야 할까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는 결국 죽음에 다다르는 삶을 살고 있고, 그 자체만으로도 자신에겐 세상의 멸망입니다. 인간의 삶은 근본적으로 비극적이므로 어떻게 보자면,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모습이 이 물음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습니다. 광기와 공포와 죽음, 멸망. 그러한 운명 속에서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그 비극 속에서도 긍정을 찾아내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이러한 긍정이라는 게, 굉장히 대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냥 커피를 마시고 웃고 누군가에게 편지를 보내고 함박눈 내리는 걸 바라보고 있는 것조차도, 사소하지만 삶의 긍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비극적인 삶 속에서는 살아가고 있는 그 행위 자체만으로도 긍정처럼 보이니까요. 그러니 우리 모두 수고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