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28
2019-02-25 04:42:42
12
밤중에 심심해서 첫 편만 번역해봤습니다. 사실 번역기가 알아서 번역한 걸 다듬기만 한 거지만... 그래도 거의 두 시간 넘게 걸리네요 ㄷㄷ 번역가분들 존경합니다. 검수는 안했고 의역, 오역, 오타 수두룩함. 원본을 보실 분은 아래 링크로...
https://ncode.syosetu.com/n6025fd/
전생 [1편]
방위 대학의 임관을 거부하고 졸업한 나, 오카노 노부야는 일자리의 도서관에서 돌아오는 길에, 고양이 학대범의 뒷치기에 당해 목숨을 잃었다. 죽었을터인 나는 500년 전의 조선 왕국의 유감스러운 왕자라고 일컬어지는 임해군으로 전생했다...?!
------
"후우, 드디어 끝났구만."
나는 누구에게라고 할 것도 없이 말을 내뱉고 있었다.
작업을 일단 마친 후, 나는 서가의 바다에서 기어나왔다.
국내에서도 최대급의 도서관의 임시 직원이 된 후 1년이 지났다. 인터넷의 전성기에 종이매체의 가치가 어떨지 생각하는 것은 달콤한 일이다.
세계적인 회사가 종이 매체를 점점 정보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장래적으로 종이매체의 역할이 끝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이는 먼 훗날의 일이고, 책에는 책 나름대로의 좋은 점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자신의 체질이라고 할지, 좋게 말하면 개성, 나쁘게 말하면 일종의 장애가 그 생각을 강하게 했다. 나는 한 번 본 것이나 겪었던 일이라면 아주 자세하게 기억할 수 있다.
어릴 때 고열에 시달린 것이 그 원인인 것 같지만, 이유는 잘 모르겠다. 평범한 사례라면 기억력 향상의 대가로 다른 뭔가가 떨어진다고 하였다. 예를 들면 계산력이 떨어진다든가. 세간에서 말하는 '서번트 증후군'이다.
하지만, 내 경우에는 그런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계산력이나 다른 뇌력도 손상되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나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완전기억이라는 힘을 손에 넣은 것이다.
다만 감정의 기복이 미약하다는 얘기는 자주 듣고, 나도 그 점은 자각이 있다. 즐거움이나 슬픔도 이해는 하지만 다른 사람의 그것과는 어딘가 다른 것이다.
뭐, 의사소통에 지장이 있는 건 아니어서 친구는 있지만.
취미라고 할까, 좋아하는 것도 있다. 역사, 특히 전쟁사를 조사하는 것을 좋아한다. 생각해보면 알 것 같은 계략에 걸리곤 하는 '역사'에 흥미가 깊다. 역사의 역동성은 색이 바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진학교(역주: 대학교 진학을 위한 학교. 인문계라고 생각하면 될 듯)라고 불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느 대학에 진학했다. 일본에서 유일하게 전쟁을 가르쳐주는 대학. 즉 방위대학교이다.
나의 대학 시절의 지인에게서 연락은 오지 않는다. 그야 그렇겠지. 사람들 모두는 지금쯤 간부학교에서 지옥훈련을 받고 있을 것이다. 나는 '교실 졸업반', 이른바 임관 거부란 녀셕이다. 모자 던지기로 유명한 졸업식을 기대했던 가족, 특히 할머니는 낙담했지만 아버지도 어머니도 반대하지는 않았다.
"스스로 결정했다면, 그걸로 좋다."
아버지가 해준 말 한마디이다.
전철 개찰구로 착각했던 입구를 나와 그런 일을 생각하면서 걷고 있으니, 역으로 향하는 교차로의 신호가 빨간 색을 띠었다.
신호를 건너 역으로 가는 길을 걸어갈 때 주머니 속의 스마트폰이 LINE의 도착을 알렸다. 7살 연상인 누나가 보낸 것이었다.
누나는 지금 후기연수를 마치고 '무사 수행'이랍시고 중동으로 가있다.
연공 서열이 까다로운 국내에 비해 중동에서는 나이에 관계없이 기술이 있으면 수술을 할 수 있다. 외과의를 지향하는 누나에게는 좋은 수행의 자리인 듯 하다.
LINE의 내용은 흥미로운 것은 없었고 내가 요청한 책을 구했기에 보낸다는 것이었다. 신호를 건너 공원의 길에 진입했다.
저녁의 공원에는 놀고 있는 아이가 아무도 없다. 요즘은 공원에서 노는 아이들도 귀가가 빠른 것인지 조용한 것이다. 문득 길에서 벗어나 공원에 들어가 보았다.
처음으로 들어가본 곳이지만 넓은 공원이다. 벤치에 앉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어떤 어른이 공원 안쪽에서 뭔가를 하고있는 것이 눈에 띄었지만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다.
스마트폰으로 눈을 되돌려 쓰다 만 보고서를 체크했다. 흥이 오른 것인지 집중해서인지 눈치채지 못한 사이 어느새 공원 안에 있는 '누군가'... 젊은 남자가 바로 옆에 서있었다.
"너, 봤지?"
"무슨 일입니까? 저는 아무것도 보지 않았는데요."
나는 괜히 엮이기 싫어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틀어박곤 일어섰다.
"이거 말이야."
남자는 내 반응을 무시하고 손에 걸린 물건을 내 얼굴 앞에 내밀었다. 죽은 고양이였다.
척 보기에도 지금 죽은 데다가 자연사도 아니었다.
"본 적 없다고 했잖아!"
나는 벤치에서 일어서서 발길을 돌리려 했다. 순간, 머리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귀찮단 말이지, 경찰이나 애호가들은."
머리를 움켜쥐고 돌아보니 나를 바라보는 남자의 눈빛이 뭔가 이상하다. 나는 얼른 달아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남자의 손에는 고양이를 때려죽인 것으로 보이는 나무토막이 쥐여져있었다. 죽인 고양이를 내다버린 남자는 양손으로 막대를 잡고 휘둘렀다.
나는 순간적으로 주먹을 안쪽으로 양팔을 십자로 교차해 머리를 감쌌다. 그러나 남자의 움직임에서 눈을 떼지는 않았다. 못해도 나는 군인 교육을 받고 있다. 아마추어 따위에게 지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의 근육은 한두번의 타격은 버틸 수 있다. 살을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해도 뼈를 다치지 않으면 괜찮은 것이다.
"끼에엑!!"
남자는 이상한 괴성을 지르며, 들어올린 나무토막을 다시 휘둘렀다. 나는 허리를 낮추고 교차한 팔을 뒤로 끌었다. 십자를 풀고, 오른쪽 주먹을 왼손으로 감싼 후 반동을 이용해 남자의 품에 뛰어들었다.
그대로 오른쪽 팔꿈치를 남자의 명치에 처넣었다. 자세를 무너뜨리고 오른쪽 옆구리에 무릎차기를 강하게 먹여준다.
거기에는 간장이 있다. 적어도 이것으로 내가 도망칠 시간 정도는 벌어줄 것이다.
보통이라면 경찰에게 통보하는 것이 정식이지만 솔직히 엮이기 싫다. 경찰에게 이것저것 듣는 것이 싫고, 무엇보다 이런 놈은 금방 잡힐 테니까.
이 약간의 귀찮음이 나의 일생을 바꾸었다. 토사물을 얼굴과 옷에 뭍힌 채 중얼중얼대고 있는 남자를 방치하고 나는 이번에야말로 발길을 돌렸다.
몇 걸음 걸어간 곳에서 옆구리에 충격과 격통이 덮쳐왔다. 돌아본 나의 눈에 비친 것은 허리를 굽힌 남자가 내 옆구리에 붙어있는 장면이었다. 옆구리의 격통은 뭔가를 움켜쥔 남자의 오른손 때문인 모양이었다. 이 남자, 칼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옆구리에 칼을 꽃아넣느라 텅텅 빈 남자의 연수를 향해 팔꿈치를 내리치며 넘어질 듯이 밀어넣었다. 팔꿈치 아래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내 아래에서 남자는 작게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정당방위이고, 이런 놈은 죽어도 싸다.
출혈이 많았는지 힘이 빠지는 것이 빨라... 의식이 멀어져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경찰, 아니 구급차를 불러야... 누나가 있었으면 빨랐을텐데.
틀렸어... 의식이 혼탁해져간다.
지나가던 사람이 발견했는지 몇 사람이 달려오는 것이 보인다...
내가 세상에서 본 마지만 광경이었다. 나는 거기에서 의식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