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8
2015-03-25 07:54:42
12
갓 대학교에 입학했던 시절 대학교 근처에 외할머니댁이 있었던지라 나이 많은 외할머니댁에서 통학을 했습니다.
통제되고 억눌린 고3시절을 거쳐 대학에 입학한 저는 처음 맛보는 자유로움과 선배나 동기들과의 술자리에 빠져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습니다.
이기지도 못하는 술을 친구들과 혹은 선배들과 마시고 집에 들어오면 나이 많으신 우리 할머니는 손주녀석 술마시고 왔는데 화도 안내시고 저녀석 좋아하는 짜파게티나 만들어줘야지 하면서 끓여주신 짜파게티 생각이 나네요
다른 사람들이 끓인 짜파게티와 다르게 고기와 감자등 야채를 따로 볶아서 짜파게티와 함께 비벼주셨습니다
당시 술마신 다음날 속은 니글거리는데 할머니가 끓여주신 거라 남기지도 못하고 억지로 꾸역꾸역 다 먹었는데... 우리 할머니는 손자가 잘먹는다 생각하셨는지 다음부턴 두개씩 한번에. ㅎㅎ
그게 벌써 13년이 지난 이야기네요
그냥 아침에 일어나서 오유를 보다가 글쓴이님의 요리사진을 보니까 문득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이 나서 적어보았습니다
할머니가 끓여주신 그 뻑뻑하고 기름진 짜파게티가 생각나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