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9
2016-08-15 05:23:21
8
지금은 아침 5시 10분경... 야근을 했던게 지금 몇시간째일까.
어제의 아침은 지금까지 쭉이어져 왔다.
마치 접힌 종이가 처음과 끝이 맞닿아 있는 것처럼, 어제의 해와 오늘의 해는 맞닿으려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야근으로 인한 피로로 어제와 오늘을 사실상 구별할 수 없었다.
'기사를 내지 않으면 자네의 승진에 관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 있네.
자네..제주도 출신이라 그랬지? 터울이 꽤 있는 여동생도 있다고 들었네만..
고향에 있는 나이많은 어르신과 어린 동생들을 위해서 이정도 야근은 감수해야하지 않겠나?
얼른 특종을 써오게!!'
국장의 말이 그 어느 칼보다 날카롭고도 비열하게 나를 쑤셔왔다...
서울에서 그대로 내려간다면, 제주도에 있는 내 동생들은 더 험난한 생활을 맞이 하겠지?
안그래도 며칠 전 동생이 잘사는 부자애의 치마를 빌려입었다는 것을 어머니가 나에게 넌지시 말했었다.
그 예쁜 치마를 자기는 입고 싶었는데, 차마 늙은 엄마와 월세 내기 빠듯한 신입기자의 처지를 아는 듯 사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가난한 살림을 동생도 아는 것... 세상의 어두운 면이 어린 동생을 철들게 만들어 버렸다.
'아.. 빨리 기사를 쓰자... 내가 잘 쓸 수 있는 기사거리로 빨리 기사를 쓰자..제주도의 해양생태계에 관한 글을 쓰는거야~'
어슴어슴한 잠들과 흐릿한 의식, 게슴츠례 뜬 눈은 나의 무의식을 불러왔다..
아침 9시 반쯤에 겨우 기사를 올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웹상에서는 기사를 쓴 기자를 조롱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