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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0 14: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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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형은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다. pc게임이 없던 시절 버스타고 1시간 거리에 있던 오락실을 가기 위해 형은 매일 등산을 했고
작은 형을 잡으러 간 어머니와 추격전을 벌이기도 했었다. 어머니는 작은 형에게 오락을 많이 하면 머리와 시력이 나빠진다 등으로 설득을
했지만 형의 오락에 대한 열정은 결코 사그라들지 않았다. 결국 어머니께서는 "얘들이 시골에서 얼마나 놀 게 없었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쥐불놀이, 연날리기, 팽이치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함께 해주시며 오락실에 대한 관심을 끊게 하시려 노력하셨다.
하지만 나와 작은 형이 어머니께서 직접 깡통을 주워다가 망치로 구멍을 뚫어가며 만들어주신 쥐불놀이용 깡통을 잘못 날려 외양간에
불이 붙어 아버지께서 우리 형제만큼이나 아끼시던 암소가 바베큐 구이로 될 뻔 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로 어머니는 매일 200원 씩 주시며
'차라리 나가 놀아라' 라며 포기하셨다.
물론 외양간을 붙이 붙은 날 아버지는 민주적으로 '너희들이 맞을 매를 골라라' 하시며 빗자루, 다듬이 방망이, 전화번호부를 꺼내셨다.
우리는 당연히 전화번호부를 골랐고, 그날 책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참교육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