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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4 1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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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학원을 와서 알게 된 것은
과학 발전은 그리 낭만스런 스토리로 전개되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1. 대학원생 1이 A라는 예상결과를 내기 위해 실험을 한다
2. 전혀 예상도 못 했던 B라는 결과만 계속 나온다
3. 교수님이결과를 보시더니 신기하고 재밌어하신다.
4. 결과 B를 해석하기 위해 관련자료를 검색한다
5. 결과 B때문에 골치 썪고 있는 사람들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면서 결과 B를 해석하기 위한 흐름에 몸을 싣는다
6. 그럴듯한 해석과 나도 잘 모르는 이론적인 내용들을 죄다 끌어모아 논문을 쓴다
7. 논문이 발표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입증을 하고 논문의 해석이 꽤 잘 들어맞는다는게 점점 밝혀진다
8. 엉성하기만했던 내 실험이 인정을 받는게 신기하다
9. 뭔가 별거 아닌 일 한 것 같은데 결과 B를 해석하는 무리들의 일에 진척이 생기는게 신기하다
뭐 이런 방식으로 학계에 발전이 생기더라고요
철저한 가설과 탄탄한 실험설계가 아니라
실험하고 나온 데이터를 억지로 해석해내면서 발전하는 느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