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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5 10: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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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얼마전에 글 올렸는데, 저번 삼일절에 고향 간만에 내려가서 갑자기 편찮으신 아버지 모시고 병원갔다 왔습니다. 제가 내려온 당일에도 저녁을 드시는데, 속이 아프다고 하셔서 쫌 불편하신가보다 했는데, 다음날 아침 같이 먹는데, 계속 배를 만지시면서 아직도 그러네, 허허 이러시길래 그냥 지나가는 말로, ' 병원 같이 가 보까요? ' 하니까, 됐다 좀 있으면 내려가겠지 하셔가지고 또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나한테 슬쩍 오시더니, 평소랑 다르게 화장실에서 신발을 제대로 못 신으시고, 아침에 매일 입는 바지도 이상하게 못 입으시더라, 라고 하시는데, 갑자기 제 머리가 꽹 해져서, 아버지께서 그 날 간만에 서울에서 온 친구분이랑 약속있다는 것도 말리고 병원 모시고 갔습니다.
시골 종합병원에 가니까 한 당직의사가(삼일절이라 병원 문 연데가 종합병원 응급실 밖에 없었습니다) 증상을 들으시더니, 얼른 시내 큰 병원으로 모시고 가라, 여기서는 봐드릴 수 있는 게 없다 하더라구요. 정말 그 말 듣는데, 제가 오바를 한 건지 뭔가 큰일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계속 들더라구요. 일단, 그 의사가 '119를 부르면 119 대원분들이 해당 증상에 맞는 병원을 직접 모시고 가준다' 하길래 119를 불렀는데, 30분 정도 걸릴 거라 하셔서, 기다리는 동안 속이 타들어 갔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계속 식은땀을 흘리시고 계시구요. 아침에 차타고 오는 길에 이상하게 안전벨트를 못 매셔서, 그거 채워드리는 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 지더라구요. 얼른 훔치고, 이 병원을 왔는데, 다른 병원으로 가라하니, 뭔 큰일이라도 나는거 아닌가 해서 정말 가슴을 졸였더랬습니다.
다행히 119응급구조차가 모시고 간 병원에서 적절한 조치를 받으시고, 의사의 조언대로 1주일 정도 입원하시게 되었습니다. 뇌경색이신데, 그 외에 혈압이 불안정하시고, 신장등 장기내에 염증 소견이 보이는 상태등등 이라 하더라구요.
아버지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딱 그날 쉬는 일정 맞춰서 고향 내려간게, 정말 운이 좋았다고 밖에 생각이 안드네요. 다행히 퇴원하시고 별 증상 없이 건강하시고, 병원에서도 괜찮다고 해서 지금은 좀 안심하고 있습니다.
평소랑 부모님이 다르면 무조건 병원으로 모시고 가세요. 저희 아버지께서도 병원 안가시려고 처음에 그러시다가 저랑 어머니랑 팔다리 붙잡고 병원으로 모시고 갔습니다. 게다가 그날 서울 사신다는 아버지 오랜친구분이 일때문에 내려오신 김에 만날 약속이 있다고하시는 걸 한사코 말려서 병원 모시고 갔는데,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