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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5 03: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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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머리 성성한 우리 아빠
날 업어 굽어진 허리
갈수록 야위어 가는 얼굴에서
난 슬픔조차 느낄 수 없는 아픔을 본다.
부모가 죽으면 땅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부모 가슴에 묻는다는
아빠의 술주정이 한없이 가슴을 때리는 이 밤.
난 울수도 눈 뜰수도 없어 이불 속으로 속으로만 파고든다.
이젠 눈물이 마를 때도 되었건만
몸이 모두 물로만 되어 있는지.
식구들 눈은 아빠 말 한마디 한마디에 연신 붉어진다.
떠나는 사람 가슴이 이리도 시린데
남는 사람 가슴은 얼마나 애릴까
가더라도 긴 아픔은 가지고 가야 할텐데
무거워진 마음에
몸은 땅속으로 자꾸 꺼져 간다
이젠 눈물조차 말라버린 내 눈에
또다시 물이 고여 아빠 얼굴에 떨어지면
아빠 눈에선 피가 흘러
내 가슴에 떨어진다.
'스무살까지만 살고 싶어요' 중에서
님 글을 읽으니 문득 20여년 전에 읽었던 이 책이 생각나 꺼내 보았네요.
40후반 아재가 말주변도 없고 누굴 위로하는 것도 잘 못해서...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부모님과 가족들을 한번더 생각해 주셨으면 해서요.
가족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조금은 더 힘을 내지 않을까 하는 맘에...
어설픈 위로나 힘내란 말도 꺼내기가 쉽지 않네요. 그럼에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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