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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6 12: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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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처음으로 연립주택이라는 곳에 이사를 갔었습니다. 바퀴벌레가 자꾸 보이길래 부모님께 돈을 받아 레이드 같은걸 준비하고 연막탄 같은걸 준비한 뒤 절친과 둘이서 바퀴벌레 박멸을 목표로 안방, 부엌 거실, 제방 이렇게 뿌렸습니다. 솔직히 한방에 다 없앨 생각에 겁나 뿌렸습니다.
전 그날 죽는지 알았습니다. 바퀴벌레는 엄청 잘 날아 다닙니다. 엄청 빠른 속도로 집안 곳곳을 날아 다닙니다. 1시간동안 사투를 버린 끝에
방 쓸 때 쓰는 쓰레받기로 한가득 잡았습니다. 정말 크기도 다양해서 작은 점만한것, 엄지만한것, 새끼손가락 손톰 반만한거 등등 어마 어마하게 잡았습니다. 마당에 나가서 땅을 파서 거기에 넣어서 기름을 살짝 붙고 태웠습니다. 그렇게 끝날 줄 알았던 바퀴 박멸은 사실 실패했습니다. 그렇게 많이 잡았지만 며칠 뒤부터 다시 바퀴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이사를 다시 하는 걸로 결론이 났습니다. 바퀴 정말 보이는 건 10%도 안되네요. 90% 지금 당신의 집 어딘가에 숨어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