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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17 18:20:55
13
"대답해보그라. 왜 여자가 보내준 사진에는 아직도 인마가 살아있을까?"
두 사나이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였다. 다만 그들은 간절히 지금의 폭풍이 조용히 흘러가기를 간절히 바랄뿐이었다.
사내는 의자에서 일어나 조용히 두 사나이 주변을 돌아다녔다.
"하...참 그거 참 이해할 수 없는 일이데이...난 분명히 니들더러 갸를 없애라고 시킸을낀데...왜 아직도 살아있을까? 왜 그때까지도 살아있을까?
니들도 알지않나? 여자가 보내주는 사진은 미래의 어느 순간의 사진인데, 거기서도 인마가 살아있으면 아직도 어디선가 인마는 잘만 살아있다는 소리 아니겠나?"
두 사나이를 맴돌던 사내의 발이 그들 앞에서 멈춰섰다. 사내는 두 사나이의 가슴팍을 번갈아가며 검지로 날카롭게 찔러대며 말하였다.
"나는...이기...이 일이! 니들이 일을 다 제대로 처리 몬해서 그런거라 생각한다."
'이 일이' 라는 단어를 하나하나 힘주어 말할때마다 사내가 사나이의 가슴팍을 찌르는 강도는 거세어져갔다. 두 사나이는 사내보다 체구도 훨씬 컸지만, 사내에게서 풍기는 독기를 감당하지 못한양 고개만 푹 수그리고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짝
갑작스레 날아온 사내의 매서운 손길이 두 사나이 중 왼편에 있던 사나이의 뺨을 지나쳤다. 사나이는 볼이 타오를듯 화끈거리는 고통을 느꼈지만, 얼른 자세를 고쳐잡았다. 오른쪽에 서 있던 사나이도 덩달아 차려자세로 자세를 바로잡았다. 혹여나 자신도 따귀를 맞지 않을까 걱정하였지만, 사내는 다시 두 사나이 곁을 돌면서 고래고래 소리치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니들은...니들이 하는 일을 명확히 알아야한다! 니들이 하는 일은! 그 여자가 알려주는 사람의 목숨을 걷는 일 아니가! 니들이....니들이 그 일을 제대로 못한다면! 니들은 여기있을 이유도 목적도 없다! 나는...니들이 일을 그딴식으로 밖에 처리하지 못한다는 것에 지금 야마가 돌아가지고 마음같아서는 그냥 다 때려치고 다 쳐죽여버리고 싶지만!"
사내의 발걸음이 다시 두 사나이 앞에 멈춰섰다. 그리고 바로 직전에 가득찬 분노는 온데간데 사라진듯, 차갑고도 조용한 목소리로 두 사나이에게 속삭였다.
"그건 사자의 일이 아닌기다."
다시 사내가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건 니들에게도 마찬가지 인거다. 사자가 사람의 목숨을 거두어가는 일을 못한다면, 그건 그냥 망령이나 다름없는기다."
아직도 고통이 가시지 않은 듯, 한쪽뺨이 벌겋게 부어있던 왼편의 사나이가 무릎을 꿇고 사내에게 말하였다.
"죄송합니다! 이번일은 저희의 불찰입니다! 부디 한번만...한번만 용서해주십시오!"
당황할 새도 없이 오른편의 사나이도 무릎을 꿇고 "용서해주십시오!"하고 사내에게 말하였다. 빌었다.
사내는 오만한 눈으로 그 두사나이를 바라보았다. 마치 그들의 모든 부분을 사내의 눈에 박아넣으려는 듯 한 눈빛이었다.
사내는 말없이 그들을 바라보다 말하였다.
"그 여자가 다시금 우리에게 글마 사진을 보내준건 두 가지 이유가 있는기다. 하나는! 니들이 그 남자의 목숨을 앗아가는데 실패했다는 기고! 또 다른 하나는!"
사내는 한쪽무릎을 꿇고 앉은 뒤, 두 사나이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넌지시 말하였다
"니들에게 아직 기회가 있다는거다."
그러고서는 사내는 두 사나이를 일으켜세웠다.
"가라. 가서 이번에는 제대로 해라. 니들이 제대로 된 사자라면, 두 번 실패하는 일은 없을거다. 그게 아니라면, 내가 그 사진속에 남자도 쳐죽이고 너희들도 똑같이 쳐죽여버릴거고 영원히 구천을 떠도는 망령으로 만들어버릴테니까."
"네! 알겠습니다!"
두 사나이는 대답과 동시에 황급히 문밖으로 뛰어나가기 위해 달려나갔다. 그 순간,
"잠깐!" 하며 사내가 두 사나이를 멈춰세웠다. 두 사나이는 문 앞에 멈추어 사내의 이어질 다음 말을 기다렸다.
"니들은 그 여자가 무슨일을 하는지 기억하제?"
아까 뺨을 맞았던 사나이가 말하였다. 사내에게 뺨을 맞은 이후라 그런지 뺨을 맞지 않은 사나이보다 영 눈치가 빨라진 모양새다.
"네. 미래의 한 순간을 찍는 일을 합니다."
"그렇다면, 그 사진의 의미도 알고있재?"
"네, 사진이 찍힌 상대는... 사진이 찍힌 그 시간 그 장소에서 죽어야합니다."
"이번에는 예외다. 녀석은 이미 한번 그 여자와 너희들을 속이고 도망친 놈아이가. 꼭 그 시간 그 장소가 아니라도 좋다. 어디서든 좋으니 글마를 꼭 죽여라. 그리고 죽이기전까지는 절대 돌아오지마라."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여자도 같이 갈끼다. 죽음을 속인 놈은 절대 현세에서는 존재하면 안되는 존재니까 그 여자도 같이 너희를 도와줄끼다."
여자가 동행한다는 소리에 두 사나이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사내의 소식이 영 맘에들지 않는 눈치다. 하지만 두 사나이는 불만을 잠재우며 말했다.
"꼭 일을 마치고 돌아오겠습니다."
두 사나이가 나가기 직전에 또 다시 사내가 "그리고!" 라고 외치며 두 사나이를 멈춰세웠다.
"뭐 또 시키실 일이 있으십니까?"
사내가 쯧 하고 혀를차며 말하였다.
"아까 때린건 미안했다."
사내의 말에 두 사나이의 얼굴도 좀 누그러들었다. 그 전까지 그들의 모습이 두려움에 가까웠다면, 미안하다 라고 사내가 말 한 이후의 그들의 모습은 비록 그들이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사자임에도 천사인 마냥 온화해졌다.
"괜찮습니다. 저희가 실수한 부분 아닙니까. 아무튼 빨리 마치고 돌아오겠습니다."
남자의 표정도 처음과는 달리 많이 누그러진 모양새였다.
"그래. 잘하고 와라."
-땅속나라님 글의 팬픽처럼 적어보았습니다. 설정이 좀 다소 황당하고 안드로메다로 가버렸지만, 땅속나라님 글을 읽는순간 적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영 글 적는 솜씨도 별로 그렇지만은 쪼끔만...1g이라도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릴게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