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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9 13: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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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발생하기 전 비교적 아침 이른 시간에 있었던 일도 기억이 난다.
도청 분수대 앞에서 시위대와 군인들이 대치를 하고 있는데, 시내버스를 탄 어떤 사람이 차를 몰고, 시위대를 뚫고 나가 군인들에게 위협적으로 돌진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이에 놀란 군인들이 흩어지고 그 차량은 가로수를 들이받고 멈추게 되었는데, 이에 화가 치민 군인들은 분풀이라도 하듯 갑자기 길가로 뛰어들어 지나가는 시민들을 폭행하기 시작하였다. 마침 고무신을 신고 잠바차림으로 길을 지나던 40, 50대의 남자가 군인들에게 걸려들었고, 그는 금시 진압봉에 맞아 기절하였다.
주변의 사태는 점차 술렁이며 다급해져 갔다. 나는 아무래도 그대로 두었다가는 그 사람의 생명이 위험할 것 같아서 급히 뛰어들어 그를 안고 피신시키려 했다. 덩치가 큰 사람이었고 내 힘만으로는 부쳐 쩔쩔매고 있는데, 다른 대대의 중사 한 사람이 뛰어들어 도와주는 것이었다.
물론 그 자리에 있는 수백 명의 공수 요원들이 이를 보았고, 우리는 그를 끌고 안전한 곳에 피신시킨 후 시민들에게 이 사람을 좀 돌보아 달라고 부탁하고 돌아왔다. 그 때 같은 중대의 상급자 한 사람이 내게 다가왔다. 그는 내 목에 대검을 들이밀면서 너 죽고 싶냐고 물었다. 그리고 덧붙였다.
“너는 아군이냐 적군이냐?”
그때 그런 일은 내게 부질없는 것이었다.
나는 그저 웃으며 피했고, 그런 내게 그는 한 번만 더 그런 짓을 하면 너부터 죽이겠다고 협박하였다. 그러나 나는 보았다. 우리가 부상당한 사람을 끌어 그늘지고 안전한 곳에 대피시킨 후 멀리 서 있던 시민들을 향해 보살펴 달라는 손짓을 하고 돌아올 때, 차마 군인들이 두려워 가까이 오지는 못하지만 그들 중에는 우리에게 고맙다며 고개 숙여 인사하던 사람들도 있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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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군인이었고, 지금은 목회자 일을 하는 사람의 518 회고록이네요. 생각할 거리는 던져주는 것 같아 링크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