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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1 17: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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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다섯마리쯤 키워 봤습니다
처음 키운 두마리 말고는 다 길냥이 였고요.
어미한테 버림 받고 눈에 고름 찬 애, 구정물 마시고 있는 애.
제가 어떤 노력을 안 해도 그냥 안기길래 데려와 키웠습니다.
(위에서 이런것들에 대한 언급이 있길래 말씀 드리는 겁니다.)
저는 지금 고양이 안 키웁니다.
중성화는 한 번 시켜봤습니다.
그것도 자궁안에 큰 문제가 생겨서,
중성화라기 보다는 어쩔수 없이 들어낸거죠.
안했으면 더 아파했겠지만,
아직도 그 배에 흉터와 표정이 생각납니다.
저도 길러봤고,
중성화 안 된 고양이가 주는 스트레스를 알고
고양이가 힘들어 하는 것도 압니다.
근데
우리가 물을수가 없잖아요.
비교가 한계가 있겠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꿈이 있잖아요.
모두가 안정된 직장인, 사업가 인 건 아니잖아요.
모험가 일 수도 있고,
여행가 일 수도 있고,
거리의 음악가 일 수도 있고,
아이돌 일 수도 있고,
작가 일 수도 있고,
화가 일 수도 있고..
그런데 부모님께서는 걱정이 되시니까,
그런건 힘드니까 그냥 공부해서 대학나와서 취직해라
아니면 그냥 아빠 하는거 물려받아라 라고 하시면,
생활이 힘든게 없으니까 행복한가요?
사람들 품안에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좋은 사료 먹으면서 사는게,
과연 그들이 원하는 행복이 맞을까요?
예전에 애니멀커뮤니티 그 분(이름이 생각 안나네요)이 썼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동물병원에 갈 일이 있었는데,
우연히 길냥이가 차에 치어서 왔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급하게 수술 준비를 하는데,
그 분이 그 고양이에게 힘을 주려 다가섰는데
고양이가 그런 말을 하더랍니다.
이것이 고양이의 삶이다. 명예롭게 죽게 내비둬.
모든 고양이가 이런 사상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모르잖아요.
동네 고양이들 한테 맞아 죽어도,
내 가슴은 아프고,
고양이에게도 슬픈 일이지만,
그들의 삶이 있는거예요.
수술을 해서 몇몇 질병이 예방이 되고,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그러면 행복한가요?
수명이 길어져서 더 행복한가요?
고양이가 번식을 무한으로 하면 감당이 되겠냐니.....
감당하셔야죠.
상황이 안되면 기르지 마세요.
저는 고양이가 나가겠다고 하면,
문을 열어줬습니다. (뭐 제 기준이긴 하지만, 처음에 키운 고양이는 약해보여서 안 그랬습니다)
그러다보니 제방에는 줄지 않는 사료봉투가 있습니다.
몇달을 들락날락하더니 안 오더군요.
정말 보고싶습니다.
자려고 누웠는데 그르릉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울컥하는 적도 많습니다.
차에 치어죽었을 수도 있고,
동네 고양이들이랑 싸울 수도 있고.
날은 또 이렇게나 춥고,
걱정되어서 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사랑하는 고양이가 선택한 삶입니다.
걔가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선택한 삶인데,
제가 오래보고 싶어서, 걱정이 되어서
그건 안된다 라고 할 수 없고,
오래보고 싶어서, 걱정이 되어서
그애를 아프게 할 수는 없어요.
제 생각입니다.
아..
우리 세련이 보고싶네요. 헤...
애기야 오유를 할리는 없지만,
와서 밥은 먹고 가렴.
추운데 몸은 녹이고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