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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7 22: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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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꼭 읽어볼만한 리플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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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더님이 좋은 글을 써주셨는 데요,
왜 영남과 호남을 가리지 않고 기득권 국회의원들이 문재인을 싫어하는가
이 주제에 대해 혹시 좀더 알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유시민의 '진성당원제' 으로 구글링하시면 됩니다.
기존 국회의원들과 아예 생태계 시스템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미움받는 겁니다.
노무현과 친노는 당내에서 공천권 장사를 거부했었습니다.
그럼 정치할 돈은 어디서 모으는가. 노무현처럼 돼지저금통으로 모금하거나,
유시민처럼 본인이 책을 써서 팔아서 벌면 된다 는 이야기였는 데, 당시 여야를 막론하고 이게 가능한 사람은 거의 없었고, 크게 미움을 샀죠. 혼자 깨끗한 척 한다고.
그때 친노측에서 나온 이야기가, 당원 명부에 보면 90%가 가짜인데, 가짜 명부 정리하고 진짜 당원들로 추린 다음 그들로부터 회비(당원비)를 거둬 정치를 하면 된다 는 주장을 폈습니다. 이게 소위 말하는 열린우리당의 '진성당원제' 논쟁인데,
이 논쟁에서 유시민, 이해찬이 친노측을 대표하고, 당 의장이었던 정동영이 당내 주류를 대표해서 논쟁이 붙었는 데, 이 싸움에서 김근태계가 친노쪽 주장이 너무 급진적이라며 정동영 손을 들어주면서 정동영계가 승리했습니다. 진성당원제 도입은 부결되었습니다.
이후 열린우리당이 망하고 민주당으로 흡수될 때,
유시민은 진성당원제 안하고 가짜 명단으로 정치하는 정당에는 희망이 없다며, 나가서 국민참여당을 만듭니다. 국민참여당 만들때 명분 중에 하나가 진성당원제 하는 정당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에 국민참여당이 나중에 진보신당계 및 민노당과 합칠 때 명분이 '진성당원제 하는 정당끼리는 합칠 수 있다' 는 것이었습니다.
이 논쟁이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에서 중요하고 뿌리깊은 사안입니다.
이게 왜 문제였냐 하면, 지구당 위원장들이 가짜로 당원 명부를 만들어놓고, 지역 민심이 자기를 국회의원 후보로 지지한다고 허위 설문조사 결과/투표를 만든 다음, 국회의원 공천권을 받아가는 수단으로 사용해왔기 때문입니다.
현재 민주당 당원 명부에는 아직도 가라 명단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열린우리당 시절보다는 털어냈다고 하는 데도, 당시에 90%가 가짜 명단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민주당 당원 명부에서 절반 좀 넘게가 가짜 명단일 겁니다. 아주 뿌리깊은 악습입니다.
국민들 민심에 따라 공천을 하는 게 아니라, 명단 가라로 만들어놓고 허위로 문서처리 하고서,
어차피 공천은 위에서 당대표 & 계파 보스들이 협의한 대로 찍어서 내려오고,
지역구 의원들은 자기 구역내에서 건설사나 유통업체들로부터 돈 받아먹거나,
위에서 당대표/계파보스급 들이 재벌회사에서 뜯어낸 돈을 내려보내면 갈라서 나눠먹으며 정치하는 게 한국 정치시스템이어 왔습니다.
노무현, 문재인, 유시민 등은 이 시스템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세력입니다.
노무현은 선거공영제라고 해서, '선거에 들어간 돈은 국비로 채워주겠다. 그러니 선거에 돈 들어간다는 핑계로 뇌물 받으면 안된다. 기업들에게 돈 뜯으면 안된다' 라고 선거법을 바꾼 최초의 대통령이었고,
유시민은 양당 체제안에서 진성당원제를 주장한 최초의 유력정치인이었습니다.
아마 문재인이 집권하게 되고, 문재인계가 당내를 장악하게 될 경우,
진성당원제 논쟁은 틀림없이 다시 튀어나올 겁니다.
친노계의 숙원사업입니다.
기존 국회의원들이 정말 싫어하는 시스템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