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문제를 크게 만들고 싶지 않은데.. 하도 답답해서 몇 줄 적는다 이 글 내용에 대해서는 크게 부풀려 더하지도 말고 그냥 이런 고민이 있구나 하고 넘어가줘라 전 현직 소방관입니다 근데 얼마전 아주 골치아픈 일이 생겼습니다 최근에 출동을 나갔는데 그다지 큰 사고는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도 보고서를 써야하기에 그 집에 사시는 분께 이것저것 물어볼게 있었습니다 화재 발견 경위라던가 신고경위 등등.. 그런데 그에 앞서서 일단 신원을 파악해야 합니다. 저희는 일단 신고를 받으면 출동 나가기 때문에 따로 신원을 파악하기 전까지는 그 분들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릅니다.
신원파악이 끝나서 이름을 알게 된 경우에야 김xx 아주머니 박xx아저씨, 이xx선생님, 신xx씨 등등으로 부르지만, 신원파악이 되기 전까지는 저기요~, 아저씨, 아주머니, 어르신 등등으로 부를 수 밖에 없습니다. 며칠 전 그 문제되었던 출동에서도 그 집 사시는 분에게 사정청취를 할게 있어서
신원을 파악해야 하는데 당연히 이름을 모르기 때문에 아가씨 라고 불렀습니다. 저기요 라고 부를수도 있었겠지만 그냥 딱 봐도 젊은 아가씨라서 그냥 아가씨라고 불렀습니다 신원조사 및 사정정취 하려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 여자분이 엄청 흠분해가지고 자기를 아가씨라고 불렀다고 막 화를내고 욕을 하더랍니다
이게 왜 화를 내야될 일인지 몰라서 어리둥절해하다가, 여자분 진정시키면서 제가 뭘 잘못했냐고 물으니까 자기가 술집여자로 보이냐고, 왜 아가씨라고 부르냐면서 더 화를 내시더라구요, 솔직히 어처구나가 없었고, 적잖이 당황도 했습니다, 일단 저는 절대로 그런 비하의 의미를 담아서 불렀던게 아닙니다
단지 아직 이름을 몰라서 그냥 아가씨라고 불렀던것 뿐이고요, 영화같은데서 술집에서 아가씨 불러달라는 장면같은거 있는건 저도 압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아가씨라고 부르는게 술집여자 부르는거라는 생각은 추호도 못했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술집 아가씨 불러서 술먹는 술집은 가본적도 없고,
앞으로도 갈 일 없습니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이기 때문이지요.... 여튼 그 여자분이 사과하라면서 지랄을 떨던데, 저는 도저히 사과할 맘이 생기질 않았습니다, 제가 음흉하게 '아가씨~'하고 부른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사무적인 태도로 '아가씨'라는 호칭한번 쓴 것에 무슨 그런 비하의 의미를 담고있다고.. 제가 사과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그 여자분께 헸던 말은 딱 이것 한마디 였습니다, '아가씨 이 집 거주자 되시지요? 신고는 본인이 하신건가요? 이름과 나이를 좀 알려주시겠습니까?' 이 발언이 그렇게 제가 잘못한 발언인가요? 그 여자분은 민원넣어서 저를 아주 박살내 주겠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는데, 소방뿐만 아니라 모든 공무원에겐 민원이 제일 무섭습니다
게다가 저는 이번에 승진을 앞두고 있어서, 이런 민원.. 특히나 성희롱적 발언에 관련된 민원이 정식으로 제기되면 정말 아주아주아주 피곤해집니다, 승진에도 당연히 치명적이고 말입니다. 같이 일하는 부소장님이 지금 조심해야 할 시기니까 그냥 한번 자존심 숙이고 먼저 찾아가서 사과하고 끝내라고 하시는데,, 저는 솔직히 납득도 되지않고, 절대로 그렇게 하고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부소장님께 선언했고, 별로 의미는 없겠지만 혹시 정식으로 민원이 제기되면 제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서 네이버에서 아가씨라는 단어도 검색해보고 그랬습니다, 근데 어디에도 술집여자를 얕잡아 부르는 말이라는 의미는 없었습니다.. 정말로 그 옂분이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할지 안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이번주 안으로 정식으로 사과하라고 그 여자분이 말했는데...
저는 일단 버텨볼 생각입니다 어차피 민원이 제기되면 100% 제가 지는 싸움입니다, 원래 공무원 사회가 그런 사회입니다, 무조건 공무원이 집니다, 법적인 문제가 없어도 집니다, 공무원의 품위유지 의무를 지키지 못했다는 명목으로 말입니다. 부디 그 여자분이 냉정하게 이성을 좀 되찾고, 민원제기를 안하기만을 바라고 있는 중입니다. 여튼 불안하고도 답답해서 그냥 혼자 몇자 적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