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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누구냐?..
게시물ID : panic_820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꽃곰
추천 : 13
조회수 : 2840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5/07/30 14: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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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때는 2010년 무더운 여름....

월드컵의 열기가 가시지 않았는지 참을성 하나는 조선팔도 어디가도 남 부럽지 않은

저희 어머니께서  "중 머리 벗겨지겠네" 라고 하실만큼 더웠던 날의 일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고.. 에어컨 켜고 선풍기 앞에 앉아서 아이스크림 하나 먹다가

이불덮고 잠들면 얼마나 좋을까싶은 그 여.름.날.에 독기가 오를대로 오른 청양고추 넷이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월악산으로 등산을 갔습니다.

이열치열이라고 월악산에 가서 산수절경을 두 눈에 새기며 땀 한번 쫙 빼고 오자고 입안을 한놈은

개도 안걸린다는 독한 여름감기에 걸려서 병원행을 하게되고 남은 넷은.. 기왕 가기로 한거 

가보자 하고 월악산으로 갔드랬죠. 안갔으면 좋았을 것을.. 4인4색 수많은 후회로 첨철된 추억을

만들게 될것을 알았다면 절대 안갔을텐데...

일단! 뭐 예정대로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서로를 향해 쌍욕을 시전하며 다신 안 올거라고 투덜 대면서도 승부욕 넘치는 놈들이라 무슨 코스

하나 잡고 올라갔다가 땀쉰내로 충만한 공기를 폐부깊숙히 느끼고 내려오게 됐습니다.

내려오다 문제가 하나 생겼는데.. 제가 다한증이 있습니다.. 증상이 활발한 곳이 머리인데 정말

무슨 간헐천 마냥 푸슉푸슉 샘솟습니다.

무식한건지 용감한건지 목에 수건 한장, 1.5리터 물 한통씩만 들고 올라갔던터라 초코바도 없고

마침 그 때 등산객도 거의 없다시피 한터라 탈수현상 + 저체온증이 겹쳐서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내려오게 됐습니다.

헤롱헤롱하니까 보통이면 2시간이면 내려왔을길을 3시간넘게 내려오고 있었는데 무슨 오기로

그랬는지 헬기 부를까 ? 아니 !!  구조요청할까 ? 아니!!!!! 미안한데 그냥 가자 !!!

하면서 그냥 내려오다가 해가 졌습니다.

대충 폰으로 라이트 켜서 친구 1, 2, 3  이렇게 번갈아가면서 라이트 켜면서 내려가면 도착할때 

까지는 버티지 않겠냐며 내려갔는데요..(저는 폰을 안가져가서 하핳..) 

어떻게 어떻게 내려오다보니 기슭까지 내려왔더군요. 헤롱헤롱/h 속도로 30분만 더 걸어가면 하산완료할

위치였는데 이게 참 무슨 영화도 아니고 산신한테 홀린건지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대략 20시부터 해매기 시작해서

21시 50분까지 돌고돌고 돌았습니다.

돌다돌다보니 친구 1, 2 배터리도 방전, 친구들이랑 구조요청하기로 합의하고 친구 3 전화로 구조요청해놓고

그 자리에서 휴식을 취하기를 2시간 아무리 기다려도 구조대가 오지않더군요.. 다시 전화를 해보니 안테나가

0칸 통화불가 지역으로 나오더군요. 슬슬 공포감이 밀려오는지라 다들 그자리에서 굳어버렸습니다.

시간은 12시가 다되가고 진짜 이러다 곰이라도 나오면 어떻하냐, X발 그게 말이되냐 이딴데 곰이 왜 있냐고

어머 X발 곰이다!!!!, 뭐으아아 ㅏ! 뻥이지롱  이 개XXXXDXXXXXXX와 같은 긴급 회의를 통해서 다시 내려가자고

협의를 봤습니다.

다들 지친 상태고 전 완전히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을 찍고 있는 상황이었고 거동이 상당히 힘들어져서 

친구 3이 업고 친구1이 불 비추고 친구2가 뒤 봐주는 포지션으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내려가다가 목이 너무 타서 "야 나 물좀 줘" 하고 손을 뻗으니까 "야 받아" 하면서 뒤에서 물을 넘겨주길래

"친구2 생유" 하고 물을 마시는데 "뭐?"

나 : "너 물 줘서 고맙다고"

친구 2: "뭐?"

나 : "물 줘서 고맙다고"

친구 2 : "물? 나 물 없는데?"

나 :  "뭐? 니가 뒤에서 받으라고 줬잖아"

친구 2 : "나 진짜 안줬는데?"

나 : "친구3아 니가줬냐?"

친구 3 : "아니? 2가 준거 아니가? 물 받으라는 소리 들었는데"

친구 2 : "나 진짜 안줬다니까?"

친구 4??? : "내가 줬는데?"

친구 1 : "에이 시X새X가 장난치지마 깜짝놀랬잖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앜!!!!! 시X!!!!!!!!!!!!!!!!!!!!!!!!"

심야에 산에서 미친듯이 달렸습니다. 아주  겁나 달리다 보니까 차세워놓은데까지 달려갔더라구요.

차에 도착해서 저거 뭐냐고 오늘 사바세계랑 안녕할 뻔 했다고 씩씩 대면서 차에 올라타서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가고 있는데 친구 3폰 벨소리가 막 울리길래 친구3이 무심결에 대시보드를 열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친구 3 어머니께서 저녁은 먹었냐고 전화 하셨더라구요. 친구 어머니는 뭐뭐 드셨다 그러셨는지 친구 3이

"오메, 밤 늦게 뭐 먹으면 안돼요. 살찌" 

그러면서 시계를 보는데 시간이 20:53..

친구 1이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 갓길에 차를 대더니 혼자서 쌍욕을 막 하길래 

"야 니 지금 뭐하노. 와 그라는데!" 물으니

친구 1이 친구 3더러 "야 니 폰 언제 거기 넣어놨나?'

친구 3 : "머? 폰? 시발 나 그러고 보니까 폰 안갖고 갔었는데"

친구 1 : "그럼 내폰 배터리 없고, 친구2 점마 폰 배터리 없고, 좀비 임마 폰 안갖고갔고, 친구 3 니 폰 안갖고

갔으면 누구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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