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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기저귀 가는 어머님과 싸웠습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11116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주작침
추천 : 124
조회수 : 15475회
댓글수 : 21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08/23 06:11:39
원본글 작성시간 : 2015/08/22 18:03:03
도서관에서 알바하는 알바몬입니다. 유아실과 아동실이 함께 달린 유아실에서 주로 근무하는데, 유아실에서 책꽃는 도중 누리끼리한 냄새가 코를 스쳤습니다. 본디 유아실의 화장실 냄새가 쌍팔년도 변소마냥 냄시 올라오는게 심해서 으.... 하며 화장실에 가보니 그것도 아니더군요.  아 어제 이빨을 안닦아서 코로 올라오누나 하고 거려고하니 왠 장대한 기골의 어머님이 기저귀를 갈고 있으시더라고요.
 
인터넷에서나 보던 일이 실제로 존재할 줄이야. 저는 코를 싸쥐며, "저기 여기서 기저귀를 가시면 안됩니다."이러면서 창문을 열어 놨습니다. 어머님은 "아이고 죄송해요"하시면서 기저귀를 비닐봉투 안에 넣으시더라고요. 도서관에 흥건한 냄새는 창문을 열어서 빼기로 하고 마음속으로만 욕하면서 아동실로 나왔습니다.
 
한 10분여쯤에 유아도서가 쌓여서 책들고 유아실로갔는데.... 냄새는 그대로고 창문은 닫혀있더라고요. 마침 옆에 같이일하는 여자분이 있길래 "창문 닫으셨어요?" 하니 "ㄴㄴ". 아 머야! 하며 문을 드르륵! 열었더니
 
"제가 닫았어요!"
 
하며 당당하게 어꺠를 펴보이시며 어머님이 말씀하시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왜 닫아놓으시냐고 물으니 애 냄새가 나봤자 얼마나 나겠어요? 하면서 기저귀 갈 곳도 없는데 그럼 애 기저귀 처리는 어떻게 하냐고(화장실 있자나...)막 저를 들볶더라고요. 그리곤 말에 대응 하는 태도와 자세가 좋지않다며 지적을 하시길래 "아니 그래서?" 하는 말로 시작해 반말로 짤려도 상관없다고, 기저귀를 책이 진열된 도서관 실내에서 가는게 정상인의 마인드는 아니라고 답변을 해 주었습니다. 대화가 잘 통하더라고요. 대판 싸우고 있으니깐 2층의 사서선생님이 내려오시면서 저보고는 물러나있으라고 하고 두분이서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저는 2층에 짜져서. 엄마 미안  나짤리네 ㅜㅠㅜㅠ 돈좀 빌려줘요
 
찌질거리고있었음요... 그러다 선생님이 오셔서 그러지말라고, 민원들어오면 안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정말 짤려도 되긴 합니다만 선생님들은 갓들어온 코딱지가 사고친거니 X된거겠죠. 죄송해서 네..네... 이러고 있다가 유아책 다시 꽂으려 유아실로 갔습니다. 책다읽으면 여러분이 책놔두는 곳 있죠?
거기서 320.....420.....430한....430항..... 이러고 있는데 어머님이 오셔서
 
죄송해요. 저쪽이나 그쪽이나 한성깔하는거 같네요
하며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셨습니다. 가슴팍을 향해 내밀어진 손, 쫌 거대하고 분유냄새가 남은 손을 '그래 나도 노싸가지구나'이러면서 맞잡았습니다. 다꽂고 올라와서 아동실 책장 뒤적거리고, 선생님들 앉아있는곳에 같이 앉아서 스트레칭 하고있으니
 
"풀어써요~" 하시며 어머님이 가시더라고요.
 
풀었어요? 하시는 선생님의 말씀에 네. 그런것같네요. 하고 넘겼습니다.
 
 
 
 
 
 
그리고 10분뒤 아버님과 함꼐 오시더라고요. 그러고는 민원을 꼭 넣겠다 하시며 카운터앞에 사람많은데 불러 세우곤 빠빠하게 저를 까주시는데..... 선생님들 민원넣으면 정사서에서 짤리는거니깐 그때는 가만히 있었습니다. 아버님도 합세하셔서 제 인성이 글러먹었다니, 사회성이 결여됬다니 했는데, 고딩때 아침마다 옆집할머니의(성함이 박 금자 자자 셨습니다) 리어카를 끌고 학교 오르막길을 건너던 저에겐 생소한 단어였습니다. 그리고 친구많은데... 기저귀 실내에서 간걸 지적했다고 생전 처음 인성쓰레기에 여자한테만 강한 쎼쎄가 된 전 10시경에 커피까지 사주신 선생님을 기억하며 꾹참고 있다가, 죄송하고 다 제잘못이니 민원은 넣지 말아달라는 제말을 흘리시며 집으로 가시더군요.
 
사서선생님께선 10분뒤 계장님?께 말하니 그렇게 되로 역정내는 일이 많다고하시며 신경쓰지 말라고 하셨다네요... 커피 사주신 선생님은 따로 절 불러서 위로해주시고, 다른 선생님은 너가 잘못한 유일한것은 반말이라며 앞으론 ㄴㄴ해.라며 어깨를 두드렸습니다.  같이 일하던 여자분은 원래는 그게 자기 일인데 넘 신경쓰지 말라고 했습니다. 저보다 어린애가 그러니 좀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사람들이 맘충맘충거리는걸 평소엔 안좋게 봤지만, 새삼 왜 생긴 말인지는 알겠더라고요. 화해의 제스쳐는 왜 취한건지...아버님을 등에 업으니 자신감이 샘솟으셨는지, 아니면 추진력을 얻기위함이였는지... 존칭을 쓰지않은것또한 다른 어르신들 막잡고 한거라면 제가 쓰레기지만 기본이 안된 사람은 대우해줄 필요가 없다고 배웠습니다. 저는 그저 저때문에 욕보실까 선생님들께 죄송하네요.....
 
부디 도서관을 포함한 공공도서관에서는 기저귀를 갈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오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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