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11월쯤...안산에 일이 있어서 지하철 타고 많이 왔다갔다 했더랬죠.
한 날은 4호선 고잔역에서 이수역까지 가야했는데,
고잔역은 4호선의 거의 끄트머리다 보니 거기서 타면 참 한산하고 자리 앉기도 좋았어요
그래서 문쪽 달리는 방향 문쪽 끄트머리 자리에 앉았었죠..
그런데 중앙역 좀 지나선가? 더 갔나? 아무튼 뭐 그쯤에서 한 여자분이 타셨어요, 유치원생쯤 되어보이는 아들을 데리고.
사람이 없다 보니 아이가 신발신고 좌석에 올라가서 매달려있는 손잡이에 대롱대롱 매달리기 놀이를 하더라구요..
굉장히 거슬렸지만 굳이 조용한 칸에 분란 일으키기 싫었고 저도 피곤했던지라 말하는거조차 싫을정도라서 그냥 후드 뒤집어쓰고 최대한 안보려고 했었어요
근데 어느순간 저랑 더 먼 쪽 노약자석쪽으로 갔더라구요?
이어폰같은건 안끼고 있던지라 아이가 꺄륵꺄륵하는 소리를 듣고 쳐다 보니 거기서 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겁니다.
그 앞쪽엔 웬...60대정도 돼보이는 어르신이 앉아계셨는데 아이 이쁘다고 사탕을 하나 꺼내주시더니 갑자기 손잡이에 매달려서 거꾸로 매달리기?? 팔힘으로 버텨서 다리를 위로 올리는...(설명이 잘 안되네요) 아무튼 그런 동작을 하시더라구요..
거기서 살짝 멘붕이 왔어요..
아이 이뻐하시는 분일 수 있지만...그래도 어르신인데...공공장소인데....
기가 막혀서 말도 안나오다가
나중에 아이가 끝에서 끝으로 전력질주 달리기를 하는거예요...
한번 지나갈때 어버버 하고 있다가 두번째 왕복할 때에 한마디 했습니다..
"아가, 여기 네 놀이터 아니야. 얌전히 있어야 하는 곳이야."
이랬더니 아이가 주눅들고 엄마한테 가서 눈치보고 있었는데 곧 내릴 곳이었는지 그 아이 어머니가 아이한테 그러더라구요.
"괜찮아~ 너한테 뭐라고 한거 아니야~ 괜찮아 괜찮아." 이러면서 바로 하차..
엄청 벙쪄서 진짜...멘붕 제대로 오더라구요? 더이상 말도 안나올 정도로;;
보통 그렇게 아이가 철없이 굴면 말리는게 어머니 일 아니던가요?;;
제 주변엔 그런 사람이 없어서 몰랐는데...진짜 엄청 놀랍고....큰눈도 아닌데 엄청 눈이 커지는 일을 겪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