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권 인사들은 틈날 때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의 복지 정책을 비판하고 있는데요. 박 시장과 이 시장이 워낙 자주 언급되다 보니 새누리당의 총선 상대가 두 사람이 아닐까 착각할 정도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물론 두 사람도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여권의 공세에 맞대응하고 있죠. 오늘 여당 발제에서는 새누리당의 박원순·이재명 때리기에 어떤 속사정이 있는 건지 알아보겠습니다.
(중략)[박근혜 대통령/대국민담화 및 신년기자회견 (지난달 13일) : 포퓰리즘과 관련해서는 사실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정책들이 또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사실 겁나요. 걱정이 많이 됩니다. 지금 논리가 우리가 좋은 일하려는데 왜 중앙정부가 훼방 놓고 있느냐, 이런 식으로 매도하는 것, 이것 자체가 포퓰리즘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재정은 한정돼 있고, 그걸 우선순위에 따라 써야 한다는 건 정부를 운영하는 주체가 지극히 따라야 할 철칙입니다. 하지만 우선순위를 매기는 순서가 서로 다르다 보니, 이렇게 싸우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나 김무성 대표는 서울시와 성남시의 복지정책이 "포퓰리즘"이라는 것이고, 박원순 시장과 이재명 시장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것입니다. 이런 싸움은 거의 배틀 수준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용남/새누리당 원내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어제) : 이게 워낙 독버섯같이 유행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는 자제를 하는 것이 맞고요.]
[이재명/성남시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어제) : 성남시가 서로 아껴서 잘 살겠다는 걸 다른 집 못 사니까 똑같이 못 살아라, 이건 나쁜 빨갱이에요.] 요새 랩 배틀을 하면 누가 더 독설을 강하게 하느냐, 이게 승부의 포인트인데, 독버섯과 빨갱이까지 나왔으니 얼마나 더 강한 디스가 더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최근 이런 논란이 커지는 배경에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의 영향이 큽니다. 지금 여야는 공천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와 별도로 전체 선거를 아우를 공약 개발에 한창입니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야권의 '무상정책' 시리즈에 대한 트라우마가 큽니다.
2010년 6월 지방선거 때 당시 한나라당은 압승이 예상됐습니다. 천안함 폭침 이후 조성된 안보정국이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본 거죠. 하지만 '무상급식' 정책을 앞세운 야당은 지방선거에서 승리합니다. 무상급식은 이듬해 서울시장까지 물러나게 합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011년 자신이 제안했던 무상급식 찬반투표가 낮은 투표율로 무산되면서 시장직에서 사퇴했습니다. 야권의 무상급식에 대응해 여권은 무상보육 정책을 내놨지만 무상보육 정책은 현재 야권 성향의 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의 비협조로 어려움에 봉착해 있습니다. 여야가 총선 공약을 발표하고 나면 '포퓰리즘 논쟁'은 다시 불타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