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종점 터미널. 출발을 기다리는 버스 안의 눅눅한 창문 넘어로 고등학생인듯 파릇한 연인이 보였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애초에 사람들 눈길을 신경쓰지 않는지. 함께 부등켜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있는다. 여자는 아마도 곧 출발 할 버스에 탈 모양인데, 무언가 아쉬운듯 발을 돌리지 못하고 있었다. 눅눅한 창문 넘어의 먹먹하고 따뜻한 그 광경은 사람들의 눈길이 모이게 한다. 눅눅한 버스 안의 할머니들은 애써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보지 않으려 한다고 관심이 없는것은 아닌 듯 했다. 흘끗 주는 눈길처럼. 지나간 무언가가 떠오르는 듯. 묘한 표정을 짓는다. 나는 그냥 보고있었다. 어찌 보면 이상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마도 바깥의 먹먹하고 따뜻한 느낌이 눅눅한 창문을 말리고 내게 온듯 했다. 나 또한 그랬었지 생각한다. 만남은 짧았고, 아쉬움만 많아서 돌아갈 때 항상 부등켜 안고 입을 맞추곤 했다. 그냥 그 때가 좋았지 생각했다. 저 파릇한 연인도 나와 그리 다르지 않은듯 했다. 사람들의 눈은 상관 없이 입을 맞추며 이별의 손을 잡고, 놓아진다. 괜히 묘한 기분에 휩싸여 멍하니 바라보았다. 마침 타고있던 버스는 출발했다. 버스 기사의 "요즘것들은 아무대서나 쯧쯧쯧...." 하며 궁시렁 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럼에도 멀어져 가는 서로를 보는 눈은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