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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열어 줘
게시물ID : panic_886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19
조회수 : 163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6/21 20:41:18
열어 줘

대학 때문에 상경했을 때 일입니다.

저는 지망했던 대학에 합격해서, 4월부터 신학기 생활을 보내려고
시골에서 상경하여 자취하게 되었습니다.

학교까지 지하철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욕조 딸린 원룸을 빌렸습니다.
좀 오래된 건물이긴 했지만 더럽진 않았고, 오히려 리폼한 것처럼 외관도 깔끔했습니다.
그래도 건축된 지 10년 이상 되었다고 합니다.

이사도 끝나고, 새 방에 익숙해질 무렵
저는 입학식 전까지 남는 시간을 밤늦게까지 독서하거나 영화를 보는 게 일과였습니다.

어느 날 밤 중에 책을 읽다가 꾸벅꾸벅 잠이 들었습니다.
책은 어디까지 읽었는지, 언제 잠이 들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한참 지나서 저는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눈이 떠졌습니다.
화장실로 가는데, 방이 어두워서 벽에 부딪히면서도
어떻게든 불을 켜고 볼 일을 봤습니다.
자다 일어나서 머리가 멍해서 한참 변기 위에 앉아서 화장실 문을 멍하니 쳐다봤습니다.

대체 지금 몇 시지…

"……줘…"

응???

"열어 줘…"

당장이라고 꺼질 것 같은 얇은 목소리였지만 똑똑히 들렸습니다.
분명 문 너머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열어…줘"

뭐지?
저는 지금 상황이 대체 어떤 상황인지 인식되지 않았고, 패닉에 빠질 것 같았습니다.

누구지?!?? 어떻게?!??

필사적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절대 있을 수 없어!!
저는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질 것 같았지만 상상 가능한 가능성을 모두 상상했습니다.

문득 떠오른 일이…
아… 책 읽다가 잤는데 불이 꺼져 있었어… 난 불 끈 적 없는데…
그렇게 생각한 순간

"열어!!!"
아까 그 여자라고 생각되지 않는 목소리였는데 필사적인, 그런 목소리였습니다.
그 순간 덜컹덜컹하고 문손잡이를 억지로 열려고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이상한 목소리로 울면서 필사적으로 손잡이를 잡고 눌렀습니다.
열리면 큰일 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책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에 눈이 떠졌습니다.
아… 살았다… 꿈이었구나.
그런 생각이 든 것도 순간 뿐이었습니다.

세상에. 방의 불이 꺼져 있었고 대신 화장실 문 틈으로 빛이 새어나왔습니다.
저는 무서워서 화장실 안을 보지도 못 하고 날이 밝기만 기다렸습니다.

그 후 들은 이야기로는 예전에 그 방에서 살던 여자 분이
튀김 요리를 하다가 실수로 팬이 뒤집혀서 온 몸에 식용유를 뒤집어 써서 불에 휩싸인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어떻게든 욕조에서 샤워하려고 했지만, 한 발 늦었다고 합니다.
아파트가 이상하리만치 깨끗했던 이유도 화재로 탄 흔적을 숨기려고 했던 겁니다.
당연히 저는 그 이야기를 들은 날,
부모님께 사정을 설명드리고 다른 아파트로 옮겼습니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28023770.html#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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