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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막 놓길래 기분 나쁘다 했는데도 사과 한마디 없네요
게시물ID : menbung_364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요한숲
추천 : 4
조회수 : 42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8/23 22:17:20



 집앞 헬스클럽에 일주일에 다섯번은 운동하러 가는데
 저녁 8시마다 g.x 프로그램 일환으로 요가 또는 필라테스 수업이 병행됩니다.
 월수금 강사 화목 강사 다릅니다.
 
 이번 일은 화목 강사 이야기입니다.

 진짜 나이는 잘 모르지만 아이가 많이 어리다 하는 것과 외모를 봐선 저보다 많아야 서너살 위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참고로 제 나이는 32 입니다.
 
 저는 평소 어려보이고 순둥해보이는 탓에 종종 초면에 반말을 일삼는 예의없는 종족들을 수차례 겪었고 지리하게 싸워왔기에
 그쪽에 대해선 상당히 완고한 편입니다.
 저부터도 절대, 아무리 저보다 어려도 함부로 상대 허락이나 양해 없이 말을 놓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렇게 무례한 사람과는 절대 연을 맺지 않고요.

 나이가 어리든 적든, 하물며 미성년자라 할지라도
 그 사람을 존중한다면 함부로 말을 놓아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제 개인적인 생각 때문입니다.
 또한, 그렇기에 더더욱 상대방에게 존중받고 싶다는 뜻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화목 여강사가 말입니다.
 처음엔 존댓말로 했습니다.
 그리고 잘 가르칩니다.
 저와 스타일도 잘 맞고 너무 좋아서 다른 날은 몰라도 화목은 절대 빠지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말 걸면 잘 웃어주고 대답 잘해주고 상냥하게 대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그녀에게 착각을 준 걸까요?

 지지난주, 수업이 끝나고 질문이 있어 다가갔더니
 대뜸 '어, 왜?'라고 묻더군요.
 순간 멈칫 하고 당황했다가 질문을 일단 했는데
 
 '어~ 그건 이렇게 하면 되지, 이쪽 다리에 힘을 주고 이렇게~ 약한 다리를 더 오래 많이 자주 해줘야해 알았지?'
 '...............'

 너무 당황스럽더군요..
 갑자기 그간 들었던 정이 뚝 떨어지고 저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네.. 하고 돌아섰는데

 '응 그래 잘가~ 안녕~'

 하고 해맑게 제게 인사하더군요.. 안녕...
 친구하고나 하는 인사를...

 이게 그 수업 들어간지 네번째만에 겪는 일입니다.
 그것도 화목 일주일에 두 번 1시간 보는게 전부고요
 이름도 잘 모르고 기초적인 정보도 저와 나누지 않았고요

 그런데 이 여자 왜 제게 말을 막 놓는걸까요?

 
 기분이 너무 나빠서 주변에 하소연했더니
 다음엔 당신도 반말로 대꾸해라 라고 하더군요.
 근데 저는 그게 싫어요. 똑같은 사람이 되기 싫었거든요.

 그래서 저번 한 주는 화목 다 수업에 안 들어갔어요.


 그리고 오늘, 이번에도 그럴까 하는 마음으로 수업에 들어갔는데
 들어서자마자 제게

 '어 안녕~ 오랜만에 왔네~ 회사 끝나고 오는거야??'

 이러더군요.
 속으로 갑자기 확 열이 오르더군요.
 그래도 최대한 억누르며 물었어요.

 '근데 왜 저한테 반말하세요?'

 라고요.
 순간 그 여자 멈칫 하더군요.
 그러더니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아..... 기분 나빴어요?'

 이러길래

 '제가 밖에 나가서 무작정 반말 들을 나이는 아닌데, 좀 그렇네요. 반말하지 말아주세요.'

 라고 대답했어요. 그랬더니

 '엇.. 혹시 나이가?'

 이러길래 32이라고 대답했죠.
 

 그런데 이 다음 반응이 더 멘붕.


 "어머~ 뭐야 난 또 나보다 나이 많은 줄 알았잖아~"

 이럼서 안심했다는 듯 손사래를 치더니

 "아유 그냥 웃어넘겨~ 이러면서 친해지는거지 뭐~"

 이러는 게 아닙니까...


 심지어는 옆에 다른 아주머니(4~50대)들도 수업 기다리며 앉아 있었는데
 하나같이 저더러 어이없다는 반응으로

 '뭘 그런걸 갖고 그래~ 선생님이 친하게 지내려 그러신거지~'
 '요즘 젊은 아가씨들은 참 까칠해~'

 이러더군요.. 그 선생은 그런 아주머니들과 깔깔거리면서 웃고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더군요.


 너무 기분이 나빠서 그길로 박차고 강의실을 나서니
 거울에 어머머 하는 소리를 내며 저를 보는 아주머니와
 당황한 듯한 그 선생이 비치더군요.
 
 그 길로 나와서 관리센터로 가 제 담당직원에게 항의했고 죄없는 제 담당직원만 대신 사과하고...
 이 직원에게 화풀이할 생각은 없었으므로 최대한 침착하게 제 불만사항 전달했고
 그 직원도 그 선생에게 전달하겠노라 약속했네요.


 제가 너무 까칠한건지도 모르겠고 타이트한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저도 어머니 연배이신 분들이 말 놓고 그런건 그냥 웃어넘깁니다.
 사실 기분은 나쁘지만 에휴 뭐 그러려니.. 어머니 연배이니 넘기자 하고 저도 그냥 넘겨요.
 근데 이번 사항은 좀 다른 것 같아요.
 다른 회원들에겐 다 존댓말하면서 오로지 제게만 말을 놓고 안녕~ 뭐뭐했어? 이러는 그 선생이 저는 이해가 안 가네요.

 딴엔 그게 친해졌다고 그런건지도 모르지만
 저는 몹시 불쾌해요.
 그리고 제가 불만 제기를 했음에도 웃어넘긴 건 아무리 생각해도 기분이 나쁘고요.
 수업 자체는 참 좋았는데, 다신 못 듣게 됐네요.


 
 - 한줄 요약 -

 수업 네 번 들은 요가강사가 뜬금없이 말을 놓아서 기분 나빠 항의했으나 사과는 커녕 비아냥만 샀다고 한다.



 
출처 멘붕 온 내 두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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