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여름에 갑작스럽게 남자친구가 회사에서 사고를 당해 장기간 입원과 수술을 해야하는 터라..
키우던 고양이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글을 썼었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도 가져주시고 따뜻한 응원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 후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아무도 궁금해하진 않으시겠지만 근황을 알려드리려고 왔습니다!! 으와아아앙ㅇ!!!!
우선 저랑 남자친구는 부천-양산 장거리 커플이라 남자친구 지역에서 가까운분께 급하게 탁묘를 맡기게 되었어요.
제가 회사를 다니면서 양산에 내려가 남자친구 간병도 했던 시기라 솔직히 고양이(보리)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어 잘 알아보지도 않고 성급하게 진행했었어요. 탁묘 하셨던분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셔도 그 분 아니면 또 다른분을 알아볼 여유도 없었기 때문에 4개월반을 '괜찮을거야..별일 없을거야..'라고 안일하게 생각했었구요....
약 4개월반 정도 후에 보리를 다시 데리고 왔는데 그때는 이미 온갖 피부병과 진득이, 허피스로 야생 들고양이가 되어왔더라구요.
수의사 선생님 말로는 아마 방치해뒀던것 같다고 하시는데 탁묘해줬던 분이 미운것보다 제가 너무 성급하게 결정해서 보리와 남자친구가 큰 상처를 받은것 같아 너무 죄책감이 심했어요
그래도 남자친구나 저는 서로 위로하며 그 시간들을 견뎠는데 보리는 혼자 낯선곳에서 얼마나 외롭고 괴로웠을지 미안하고 또 미안했었죠..
그렇게 집에 돌아와서 몇주간은 눈만 마주쳐도 심한 공격성을 보였고, 남자친구가 심하게 물리기도 했어요.
근데 시간이 점점 지나니깐 집안 곳곳에 자기 흔적들을 보고, 또 3년이란 시간동안 서로가 익숙해졌던 습관들을 기억하더라구요
남자친구도 다시는 혼자 두지않겠다고, 평생 함께하자고 수백번 진심을 담아 얘기하기도 했었구요
그래서 지금은 잘때는 꼭 붙어자고 어딜가든 졸졸 따라다니는 애교쟁이 보리가 되었답니다!! 더구나 저랑 보리는 자주 봐야 1-2달에 한번씩인데 볼때마다 애정표현을 많이 해줘서 너무 고맙고 또 미안해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고양이 수명이지만..무지개 다리 건널때까지 아프지않고 행복한 좋은 기억들만 잔뜩 만들어 줄거예요!!!!!!
음...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자친구는 사고 후에 왼손 중지부터 새끼손가락까지 한마디씩을 절단하게 되었어요, 약 5-6번 정도 수술을 했고 6개월정도 입,퇴원을 반복했구요. 아직도 어색해진 손과 자유롭지 않은 움직임을 볼때면 '이게 꿈이 아니구나' 싶어 가슴이 울컥해요...
그렇지만 잃은것보다 현재 갖고있는 수많은것들에 감사하며 살고 있어요, 아직 마음이 단단해지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겠지만 남자친구가 워낙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이라 잘 극복하리라 생각한답니다!
결론은!!!!! 저희 두 사람과 고양이 보리는 아주 잘 살고있다 이거예요!!ㅎㅎㅎㅎ
우리 오유인분들도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바래요, 그리고 저에게 따뜻한 위로를 해주셨던것처럼 저도 많이 베풀며 살겠습니다.
그럼 저희 보리 사진 투척하고 이만 물러 나가겠습니다요오오옹!!! 아참 다들 꼭 투표하세요!!!!♥
*아깽이, 캣초딩, 똥만드는 기계시절, 눈으로 욕하는 모습, 땅콩없어져서 빡친 모습, 품에서 자는 모습,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