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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퀴즈]나무통 속의 시체
게시물ID : panic_935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마잃은빌런
추천 : 12
조회수 : 3156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7/05/18 22:25:27


"나무통 속에서 시체로 발견된 토지 개발업자"

신문 1면 기사 제목이 마치 큰 소리로 외치는 듯 볼드체로 커다랗게 쓰여 있었다.

'패딩턴 파나키가 사건을 맡다!'

파나키 경감은 한숨을 쉬고 신문을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그는 열흘 전 강에서 발견된 신원 불명의 시체에 대한 보고서를 한 쪽으로 치우고 체이스 코스텔로 범죄 현장의 세부사항을 살펴보았다. 쉰두 살의 체이스 코스텔로가 실종 두 주만에 작은 부둣가 움막에 숨겨진 나무통 속에서 시체로 발견 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자는 공포로 얼어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나무통.png


사망 원인은 심장을 단칼에 찔린 것이고, 흉기인 지극히 평범한 부엌칼도 그대로 가슴에 꽂혀 있었다. 흉기엔 쓸 만한 증거라곤 전혀 없었다. 나무통 안에는 피가 있었지만 그 주위로는 없어서, 파나키 경감은 살인은 다른 곳에서 벌어졌다고 추정해도 되겠다고 여겼다.

코스텔로의 아내, 아들, 남동생과 사업 파트너는 다들 피해자의 유언장에 언급되었지만, 알고보니 그에겐 남길 것이 별로 없었다. 화려하고 공격적이라는 대외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코스텔로는 재정적으로 파산 직전이었다. 코스텔로 혹은 그의 회사와 금융거래를 했던 사람이라면 거의 누구나 그의 죽음을 바랄 만한 이유가 있을법했다.

경찰은 주요 관계자 모두와 사망 추정 시간 동안의 알리바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의 두 번째 아내 데시 코스텔로는 일주일 동안 고향의 부모님과 남매들을 만나고 그날 아침 돌아온 참이었다. 

사업 파트너 아리스토스 윌리엄스는 파산을 막기 위해 역시 며칠 동안 시외로 급한 출장을 나가 있었다.

남동생 로만 코스텔로는 사냥을 하러 갔었다.

아들 오스카 코스텔로는 대부분 일을 했고 남은 시간에는 여자친구,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다.

오스카의 친모(이자 체이스의 첫번째 부인인) 올리비아 알레만은 코스텔로와 헤어진 후 재혼했다. 그녀는 현 남편이 이전 결혼에서 낳은 학령기 아이들을 보살피는 전업주부였다.

올리비아 알레만의 남편 루크 알레만은 교사였다. 그는 학생들과 해외에 나가 있었다.

파나키 경감은 그들 모두와 직접 이야기 하기로 했다.

피해자의 대저택에서, 미망인인 데시 코스텔로가 파나키 경감을 맞이했다. 상복 차림의 데시 코스텔로는 비교적 차분해 보였다. 메모에는 그녀가 삼십대 초반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런 짓을 저지른 짐승을 꼭 잡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미망인이 파나키 경감에게 말했다.

"전 남편을 정말 사랑했고, 이 일로 가슴이 찢어졌답니다."

파나키 경감은 최선을 다해 살인범을 찾겠다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남편이 사라졌을때 최악의 사태를 염려했어요. 그는 원하는 거라면 거리낌 없이 손에 넣었고, 자기 성공을 드러내놓고 자랑했으니까요. 그러면 사람들이 시기하고 악의를 갖기 마련이잖아요. 굳이 말하자면 그의 거래처 몇 사람이 좀 위협적이긴 했지만 사업이란 게 다 그렇죠 뭐."

"남편 분이 위협당한 일을 언급한 적이 있습니까?"

데시 코스텔로는 고개를 저었다.

"딱히 그렇진 않아요. 아리가 더 잘 알지도 모르겠네요."

그녀의 표정이 잠시 풀렸다가, 다시 경직 되었다.

"아리스토스 윌리엄스요, 체이스의 사업 파트너."

그녀가 얼른 덧붙였다.

"제가 그 사람하고 잘 아는 건 아니고요."

"알겠습니다. 둘이 그런 위험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들으신 적은?"

"없어요. 남편은 일과 가정을 분리했거든요. 전 아리스토스와는 행사나 그런데서만 만났어요."

"코스텔로 씨의 친지들은 어떻습니까?"

"우린 그 사람들하고 별로 가깝지 않아요. 우리끼리 얘기지만, 그 사람들이 남편을 질투했던 거 같아요. 이혼 후에 아들 오스카는 친모인 올리비아가 키웠죠. 올리비아는 아들이 아버지로부터 등을 돌리게끔 했어요. 우리가 결혼하고 나자 상황은 더 어려워졌죠. 남편의 남동생 로만은 그냥 무관심하고요. 둘이 아주 다른 사람이에요. 지난 몇 주 동안은 우리 모두에게 다 힘든 시간이었던 거 같아요."

파나키 경감이 다음으로 찾은 곳은 올리비아 알레만의 집이었다. 그녀는 사십대 후반 또는 오십대 초반으로 보였으며 조용한 부유층 지역에 살고 있었다. 아들 오스카 코스텔로는 예리하게 생긴 청년으로 그녀와 함꼐 있었다.

"그 사람이 살해당해서 유감이에요."

올리비아 알레만이 말했다.

"전남편이 평생 제일 잘한 일은 저와 이혼해준 거지만, 그래도 아들 생각을 하니 무척 슬프네요."

오스카 코스텔로가 말했다.

"별로 안타까울 일도 아닌데요. 뭘."

"그래도 아버지인데 그런 말 마. 그러는 거 아니다."

"사이가 안 좋으셨나 보군요."

파나키 경감이 말했다. 오스카는 인상을 썼다. 

"아버지는 내가 당신마냥 냉혹해지길 바랐죠. 늘 나더러 '약해빠졌다'면서 깎아 내렸어요. 냉혹한 것과 강한 건 전혀 다르다고 아버지에게 몇 번을 설명했는지 몰라요. 하지만 도무지 들으려 하지 않더군요. 아버지가 보기엔 다른 사람들은 깔아뭉개라고 존재하는 겁니다."

올리비아 알레만은 한숨을 내쉬었다.

"확실히 전남편에겐 품위라는 게 많진 않았죠. 하지만 젊었을 때는 매력적이었고, 거친 면에 두근거렸어요. 그냥 홀렸던 거 같아요. 결국엔 실수를 깨닫고 거기서 빠져나왔지요."

"그딴 헤픈 여자와 재혼해도 싸죠."

오스카 코스텔로가 말했다.

"둘이 결혼한 지 오 년이 되었는데, 그 여자가 아버지 몰래 바람피운 상대만 최소 네 명이에요."

"오스카!"

"사실인걸요. 몇 번 찾아갔더니 아버지는 집을 비웠고 그 여자가 남자에게 쉿쉿거리며 조용히 시키고 있는 게 들리거나, 온통 벌겋고 죄지은 얼굴로 문을 열어주곤 했어요."

"알겠습니다."

파나키 경감이 말했다.

"그의 사업 파트너 윌리엄스 씨를 아시는 분은 계십니까?"

"아리스토스요? 기본적으로 괜찮은 사람이죠."

올리비아 알레만이 말했다.

"늘 그 사람이 전남편의 대척점으로 작용하면서 그가 불법적인 영역으로 넘어가지 않게 붙잡아준다고 느꼈죠. 옛날엔 자주 만났어요."

"어렸을 때가 기억나요."

오스카 코스텔로가 말했다.

"짜증 내는 아이한테도 참 친절히 대해주셨죠."

파나키 경감은 고개를 끄덕였다.

"삼촌 분은 자주 만나십니까?"

"로만 삼촌 말씀이세요? 아뇨, 거의 연락 안해요. 부모님이 헤어지자마자 삼촌은 사라졌죠. 삼촌은 아버지보다 몇 살 아래인데, 그냥 아버지 기분을 맞추려고 어머니와 나를 상대해준다는 기분이 늘 들었어요. 지난 십 년 동안 한두 번 봤나 싶군요."


잠시 후, 파나키 경감은 로만 코스텔로의 호화 주택 진입로에 접어들었다.

"형님 일로 상심이 크시겠습니다."

파나키 경감은 화려하게 장식된 응접실에 자리 잡고 앉은 후 그렇게 말했다.

"당신은 은행에 다니신다고요."

"네"

로만 코스텔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체이스 형이 토지에서 무슨 가능성을 봤는지 저는 도무지 모르겠더군요. 중간 과정을 쳐내고 곧장 돈을 다루는게 훨씬 효율적이죠. 형은 저희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싶어 했어요."

"승인해주실 참이었습니까?"

"물론 노력은 했겠죠. 형은 담보가 설정되지 않은 자산이 별로 없었지만, 뭔가 해 볼수는 있었을 겁니다."

파나키 경감은 그 내용을 수첩에 적었다.

"형님과 가장 가까운 사람에 대해 주실 말씀은요?"

"형수 데시이겠죠. 체이스 형은 진짜로 형수를 아겼어요. 형수도 뭐 유쾌한 사람 같고요."

"결혼은 안 하셨습니까?"

로만 코스텔로가 웃음을 터트렸다.

"어휴 그럼요. 아직 제 짝을 만나지 못했어요. 그 찾는 과정이 재밌잖아요."

"형님과 가까운 다른 사람들은요?"

"흠, 아들 오스카와는 그렇게 가까운 사이는 아니죠. 저도 조카는 거의 알지 못합니다. 첫째 형수와 이혼하고 나선 그게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아들이 배짱이 없어 아무것도 못하는 건 아닐까 하고 체이스 형이 걱정하던 건 알죠. 아, 그리고 사업 파트너인 아리스토스 윌리엄스가 있군요. 호감가는 사람이죠. 좀 쓸모 없는 것 같긴 해도."

"그래요? 어떻기에 그렇습니까?"

"그 사람이 체이스 형 몰래 데시와 놀아나고 있다는 확실한 정보가 있어요."

파나키 경감은 엄격한 눈으로 상대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형님께는 말씀 안 드렸고요?"

"세상에! 물론 안 했죠. 체이스 형도 워낙 바람둥인걸요. 제가 상관할 일이 아니잖아요."

"알겠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스텔로 씨."

아리스토스 윌리엄스는 체이스 코스텔로와 함께 쓰던 사무실에서 파나키 경감을 맞이했다. 그는 오십대로, 깔끔한 차림을 하고 있었다. 파나키 경감이 이야기를 나눠본 모든 이들 중에서 그가 제일 진정으로 슬퍼하는 듯 했다.

"전 체이스를 좋아했어요."

아리스토스 윌리엄스가 말했다.

"그야 확실히 무정한 면이 있긴 했지만, 의리 있는 친구였고 함꼐 있으면 아주 즐거운 상대였습니다."

"그분에게 적이 있었습니까?"

"아, 당연하죠 체이스와 거래하고 덕을 본 사람은 거의 없어요. 사망 소식에 축배를 든 경쟁자들도 몇 있겠죠."

"그 중 누군가가 그를 죽였을 거라 보십니까?"

"그런 잔혹한 방식으로요? 아뇨, 아닐 거 같은데요."

"그의 가족에 대해 아시는 건요?"

"체이스는 두번 결혼했죠. 첫 번째 아내 올리비아는 상당히 좋은 사람이었지만, 체이스와의 결혼이 오래가지는 않았어요. 둘 사이에 오스카라고 아들이 한 명 있죠. 어머니를 닮아 유쾌하고 섬세한 청년이죠. 체이스는 몇 년 전에 재혼했어요. 데시는 젊고 아름답고, 제가 보기엔 좀 지루해 하는 거 같았어요. 그리고 로만이라고 남동생이 있고 상당히 가깝게 지내죠."

"그리고 선생님께선?"

"가족 말입니까? 아내하고 우주 비행사다 되겠다는 아들 한 명, 스물 둘에서부터 열 네살까지 딸이 셋 있습니다.

그가 웃음을 터트렸다.

"집과 회사를 오가느라 제 시간이라곤 거의 없답니다. 그리고 몇 시간 거리에 떨어져 사는 여동생 가족이 있고요. 명절때면 다들 모이죠. 이쪽으로 오든 그쪽으로 가든 말이에요."

"그럼 본인의 결혼생활을 어떻게 보십니까?"

아리스토스 윌리엄스는 잠시 멈칫했고 얼굴에서 미소가 스러졌다.

"진지하게 물어보시는 거군요. 무슨 얘기를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전 아내를 사랑합니다. 또 체이스의 바람기가 가족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 직접 봤잖습니까. 그런 상처를 누구에게든, 하물며 아내 메디에겐 절대 주지 않을겁니다."

"그러시겠죠. 그저 확실히 파악하려던 겁니다."

파나키 경감이 달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고 아리스토스 윌리엄스가 마지못해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체이스가 실종 전에 하던 일은 무엇입니까?"

"우리는 호수 근처 넒은 대지를 막 매입한 참이었죠. 체이스가 일단 허가가 떨어지면 거기다 고급 주택을 지을 계획이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그 땅을 좀 보고 싶군요."

파나키 경감이 말했다.

"물론이죠."

아리스토스 윌리엄스가 주소를 적어 주었다.
오두막.png
파나키 경감이 찾아가 보니, 아직 숲이 우거져 있는 곳이었다. 유일한 건축물은 오래된 목조 오두막뿐이었다. 그는 곧장 그곳으로 향했다.

안에 들어가보니 오두막은 놀랍게도 꽤나 쾌적했다. 나무 난로와 오븐, 잘 정리된 상태의 침대, 테이블과 의자 두 개, 심지어 욕조까지 있었다. 게다가 테이블 위에는 책 몇 권과 뚜껑을 딴 맥주병 두 병도 있었다. 의자 중 하나는 마른 핏자국이 범벅이었다.

파나키 경감은 싱긋 미소 지었다.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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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는 누구이며, 파나키 경감은 어떻게 알아차렸을까?
아래 공백을 드래그 하면 단서들을 볼 수 있습니다.
단서 1. 여러 사람들의 증언이 서로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단서 2. 체이스 코스텔로의 사망 추정 시간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단서 3. 데시 코스텔로는 바람을 피우고 있다.
단서 4. 오스카 코스텔로와 아리스토스 윌리엄스는 서로 호감을 갖고 있으며, 사이가 좋다.
단서 5. 체이스 코스텔로는 사업 상의 적에게 살해당한 것이 아니다.
단서 6. 루크 알레만은 이 사건과 아무 관련이 없다.
단서 7. 파나키 경감이 읽던 보고서와 이 건은 연관이 있다.
정답 풀이는 추후에 적겠습니다.
출처 [뇌가 섹시해지는 추리퀴즈]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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