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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단편,브금]횟 감
게시물ID : panic_138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5
조회수 : 302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1/04/07 10:56:41
알록달록 남성미를 풍기는 그의 근육들이 꿈틀거리며 잔잔한 물결을 친다. 도덕성을 잃은 동물은 고깃덩어리에 불과 할뿐... 조각품이 살아 숨 쉬는 것 같았다. 여성들의 시선을 흡수하는 황색의 근육선이, 흰 셔츠에 일정한 간격으로 비쳐지고, 짙은 눈썹과 눈동자는 작품 감상을 하는 여성들의 넋을 훔쳐가고 있었다. 서두르라는 사장의 재촉에 벌어진 입을 다물고, '팔딱' 거리는 광어의 가슴에 회칼을 집어넣었다. 그의 입속에서 녹을 광어가 내심 부러워, 입안 가득히 고여 있는 침을 소리죽여 삼켰다. 무채 위에 뼈를 드러낸 광어를 올려놓고, 회를 고정시키자. 그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 접시를 낚아채, 그에게 가져가는 형선이가 얄미웠다. 초장을 찍은 광어를 조심스럽게 입안으로 가져 넣고, 야무지게 회를 씹는 그의 모습이 초원의 야수처럼 맹렬했고, 브래지어 속가슴을 적셨다. 식사를 마친 그는 담배를 입에 물었다. 숨을 죽이고, 그를 훔쳐보았다. 눈길 한번 달라는 간절한 마음이 그의 시선을 이끌었던지, 주방을 향해 몸을 돌린 그가. 나를 힐끔 보고는 미소를 던졌다. 어쩔 줄 몰라 하는 내 모습이 유쾌했던지, 호탕하게 웃으며 쥐 죽은 듯이 숨어 있는 나를 향해 걸어왔다. "회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회는 손이 차가운 사람이 떠야 그 맛이 일품이라던데, 큰 실례가 아니라면 그 손 좀 만져볼 수 있을까요?" 어찌된 영문인지 나의 손이, 그의 손위에 올라가 그의 온기를 감싸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었다. 서빙을 하던 형선이와 미진이, 가영이 언니는 한결같이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꼬아댔다. 일이 몇 시에 끝이 나며, 밖에서 기다리겠다고, 일방적으로 말을 마친 그는. 계산을 마치고 문 밖에서 환한 미소를 보이며 서있었다. 일을 마치고 그의 차에 반 강제로 몸을 실었다. 그의 호의가 부담스러웠으나, 남자 한번 만나보지 못한 나에게 처음 오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차에서 내려 그를 따라간 곳은, 고풍스러운 엔틱 장식으로 인테리어 된 유럽식 바(BAR)였다.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나는, 그가 건네준 위스키 잔을 망설임 없이 단숨에 비웠다. 눈썹을 위로 올리며 놀라는 그가 미소를 지었다. 비워진 위스키 잔을 독한 위스키로 가득 채우며 나에게 다시 권하는, 그의 속셈을 눈치 챌 수 있었다. 하지만 굴러 들어온 호박을 차버릴 수 없다는 생각에 잔을 말끔히 비웠다. 분위기에 취하고, 위스키에 취하고, 그 사람의 미소에 취해갔다.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은 진통에 눈을 뜨자, 원형의 침대위에, 알몸으로 그와 몸을 맞대고 있었다. 여기가 어디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가 깨어나지 않게 조심스럽게 침대 위를 빠져나와 바닥에 널 부러진 옷들을 주섬주섬 주워 입었다. 뒤꿈치를 들며 손으로 구두를 집고, 천천히 문을 열어 밖으로 나왔다. 문밖을 나오자 한숨이 콧구멍으로 거칠게 새어 나왔다. 직장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어젯밤 그와 무슨 일을 벌였을까' 생각에 얼굴이 뜨거워졌다. 지워져 번진 화장, 어제와 같은 옷을 입고, 출근하는 나를 보며 식탁을 닦고 있던 형선이가 달려왔다. "어머~기집애 안 그런 척 하더니 너도 여우였네 흥~ 그래? 그 남자 잠자리도 잘해주디? 안색 보니까 우리랑은 먹지도 않던 술까지 드셨나본데 여관에서 바로 나온거니?" 대답을 회피하고 주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그때, 휴대전화가 핸드백 속에서 시끄럽게 울렸다. 휴대전화의 액정화면에서 낯선 번호가 깜빡이고 있었다. "뭡니까? 깨우시지 않고, 하하 속은좀 어떠세요? 제가 어제 실례를 많이 한건 아닌지? 오늘도 일 끝날 시간에 마쳐서 기다릴께요 하하" 그의 전화가 뒤집어진 속을 바로 세워주었고, 나를 쳐다보며 쑥덕거리는 여종업원들의 눈치를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날 밤 그의 이름이 '박종일'이고, 헬스클럽을 운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종일씨와 난 독한 위스키에 정신을 잃고 여관에서 하루를 지새웠고,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변하고 있었다. 아니 나만 그랬던 것이다. 같은 번호로 통화를 시도한지 서른 번이 넘어 선거 같다. 어제부터 전화를 받지 않은 종일씨 에게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걱정을 했다. 그의 형인 "종호"씨 번호로 전화를 걸었을 때, 쓸데없는 걱정이었음을 깨달았다. 종일의 형은 갑작스런 전화에 놀랐던지 말을 더듬었고, 동생이 많이 아파 통화하기 어렵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휴대전화를 내 팽개치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었다. 나의 육감이 틀리길 바랐으나 종일씨가 다른 여자와 뒹굴 거리는 생각에 복부에 진통이 느껴졌다. 임신 4개월 이였다. 산부인과 원장이 수술을 하려면 보호자와 동행하라고 당부했다. 뱃속의 아이는 그와 사랑을 하면서 만든 아기였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결혼하자며 돈을 요구 했을 때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를 믿었고 사랑했기에 적금을 해지하면서 그에게 모든 걸 바쳤다. 육체, 정신 ,재산... 남은 건 뱃속의 아이뿐. 그의 전화였다. 해외출장을 떠난다며 마지막으로 만나자는 전화였다. 헬스클럽관장이 해외로 출장을 간다는 거짓말을 누가 속아줄까. 마지막이라는 그의 음성이 뱃속의 태아를 긴장시켰던지 배가 아팠다. 사 개월 만에 회칼을 준비했다. 살아있는 광어를 회 뜨듯 조금씩,조금씩 고통을 줄 것이다. 그의 손이 거칠게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일 년만 기다려 달라며 귀에다 소근 거렸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그의 손길을 거부 하지 않았다. 그에게 씻고 오겠다고, 말한 뒤 준비해두었던 회칼을 꺼내 등 뒤로 숨겼다. 속옷사이에 손을 집어넣고 자신의 물건을 만지며 TV를 시청했다. 채널을 돌리려 몸을 웅크리는 그의 등에 칼을 꽂았다.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고, 뒷걸음치며 벽으로 붙었다. 손으로 베개를 잡고 휘두르며 근처에 못 오게 하는 그를 보니 비웃음이 흘러나왔다. 달려가 그의 가슴을 찌르고 다시 목을 찔렀다. 검붉은 피가 그의 근육을 간질이 듯 흘러내렸고, 헐떡이며 반항을 하다 고개를 숙이며 숨을 거뒀다. 일을 너무 쉬었던 탓인지 칼날이 무뎌진 느낌이었다. 그의 아름다운 가슴 근육을 하나하나 오렸다. 운동만큼은 열심히 했던지 지방질이 없는 살들이 칼끝에 붙어 꿈틀거렸다. 죽은 지 얼마 안 된 사람의 근육도 꿈틀 이는 것을 깨달았다. 알록달록 남성미를 풍기는 그의 근육들이 꿈틀거리면 잔잔한 물결을 친다. 도덕성을 잃은 동물은 고깃덩어리에 불과할뿐... 얼굴을 제외하고 모든 살들이 그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침대 위는 그를 떨어져 나온 살들이 거대한 회 접시를 방불케 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회를 쳐나가는 손이 힘겨웠다. 아직도 꿈틀대는 살점들을 보자 뱃속의 음식물이 입으로 역류했다. 광어나 도다미,우럭 등은 길어야 오 분을 채 못 넘겼는데 종일의 몸은 몇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꿈틀거리자 조금씩 불안해졌다. 종일은 자신의 꿈틀거리는 살을 뼈만 남은 몸으로 '삐그덕'거리며 붙였다. 꿈틀거리는 살들은 종일의 몸에 붙어서 따로 출렁였고, 그 괴기한 모습에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고개 옆으로 쓰러져 있는 종일의 몸이 보였다. 얼굴에만 살이 붙은 채 흉측한 모습으로 쓰러져 있었다. 꿈이 눈앞에 아른거리며 소름이 돋았다. 고개를 돌려 침대 위 종일의 살점을 보고 경악했다.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 꿈틀거리며 침대 위를 기어 다녔다. 주방으로 달려가 봉투를 찾아, 꿈틀거리며 침대 위를 기어 다니는 살점을 담기 시작했다. 종일의 뼈도 마디마디를 분질러 조각냈다. 몸 전체가 살점으로 꿈틀 거리는 것 같아 몸서리쳤다. 커다란 봉투 두개에 가득 찬 살점들은 봉투 속에서도 꿈틀거리며 '바스락' 소리를 냈다. 버릴 곳을 서둘러 생각해야 했다. 온몸이 근질거려 미칠 것 같다. '차...종일의 차가 있을꺼야..운전면허가 없는데 어쩌지...먹을수도 없고...... 등......뒤로 뭔가가 꿈틀 거리는것 같은데... 빨리...빨리...어디...아...거기...거기면 ..살점들이 썩어 없어 질 때까지 모를거야...' 봉투 두개를 양손에 들어 밖으로 나갔다. 새벽이라 거리위에 사람들은 없었다. 손의 마디가 끊어질듯 고통스럽다. 살점들은 봉투 속에서 '바스럭'거리며 밖으로 나오려고 했다. 버려진 공장 앞 폐차들이 눈에 보였고, 트렁크가 열리는 차들을 하나하나 찾기 시작했다. 두 대의 차가 트렁크가 열리는 것을 확인하고 그중 큰 차의 트렁크에 살점들을 부었다. 거리위에 버려진 박스 두개를 주어 집으로 돌아갔다. 종일의 얼굴은 바닥을 뒹굴 것 같았다. 아까와 같은 커다란 봉투 두개를 주방에서 가져와 조각난 뼈와 얼굴을 담았고 나머지 봉투에 종일의 옷과 피에 젖은 이불을 담았다. 몸 위를 살점들이 꿈틀 거리는 것 같아, 손으로 온몸을 더듬었다. 박스에 봉투를 하나씩 넣고 서둘러 폐차가 있는 곳으로 뛰었다. 아까와 같은 폐차의 트렁크를 열었다. 꿈틀거렸던 살점들의 세포가 죽었는지 더 이상 꿈틀거리지 않았다. 박스를 구겨 넣고 힘겹게 트렁크의 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왔다. 벽지 곳곳에 물들인 종일의 피가 꿈틀거리듯 시야를 흐렸고 힘이 빠져 그 자리에 누워 잠이 들었다. 초인종 소리에 잠에서 깼다. 종일의 형 종호가 문밖에 서 있었다. "누구세요?" "종일형 종홉니다. 종일이가 전화를 안 받네요? 여기 갔다 온다고 했는데 자는가보죠? 깨워주실래요?" "종일씨 집에 갔어요 피곤하니 돌아 가세요" "종일이 핸드폰 추적하니까 이 근처로 나오던데 안에 없나요?" 피 묻은 종일의 바지에 휴대전화가 있었다. 휴대전화를 꺼놨어야 했는데 서두르다 잊어버린 것이다. "암튼 없어요. 여기는...다른데 갔나보죠 외국 간다는 사람이 외국에 갔을 텐데요" "외국이라뇨? 종일이가 그러던가요? 오늘 혜진씨 생일 아닌가요? 종일이가 혜진씨 생일 축하 파티 해준다며 며칠 동안 준비했는데...깜짝 놀라게 해주려고, 장난했나 보내요 종일이 오면 전화 좀 부탁할께요. 오늘 호텔을 예약 해놔서 빨리 가봐야 해요 이따 호텔에서 봐요 혜진씨"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서둘러 피에 얼룩진 달력을 보았다. 11월 9일 생일이었다. 일 년을 기다려 달라는 종일씨의 말은 내년에 결혼하자는 말이었던가...돈은 왜 빌려 간 걸까....어디서부터 꼬이기 시작한 걸까 종일씨가 전화를 안 받았어...전화를... 몸이 참을 수 없이 간지러웠다. 몸 위를 종일 씨가 더듬듯 간지러웠다. 며칠이 지났을까... 종호씨는 오늘도 찾아와 문을 두드린다. 내일에는 형사를 데리고 오겠다며 화를 낸다. 몸을 너무 많이 긁었나보다 피가 멈추질 않는다. 종일씨를 찾아와야해 종일씨를.... 피를 흘리며 힘겹게 일어났다. 뱃속의 아기가 죽었는지 배가 너무 아팠다. "아가 아빠 보러 가야지...자지 말고 일어나..." 폐차에서 역겨운 냄새가 풍겼다. 트렁크를 열자...종일씨의 살점들이 꿈틀 거렸다. 다시 붙이면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뼈마디의 조각을 맞추고 꿈틀거리는 살점들을 정신없이 붙였다. 흐릿한 시야로 꿈틀 거리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다. 종일씨 몸에 덕지덕지 발라져 꿈틀거리는 살점들은 구더기였다. 이대로 종일씨를 보낼 수 없다는 생각에 트렁크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종일씨의 머리를 들어 뱃속의 아기를 보여주자 종일씨가 횟집 밖에서 나를 기다리며 보였던 미소를 짓는 것 같다. 구더기들이 꿈틀거리며 뱃속을 파고드는지 온몸이 간지럽다. 구더기들이 구멍난 배를 들락날락 거린다 너무 간지럽다. 출처 : 웃긴대학 공포게시판 '내이름은원성호다' 님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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