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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단편,브금] Maternal Love(어머니의 사랑)
게시물ID : panic_191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7
조회수 : 203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9/01 20:45:15
" 헉헉.. " 숨이 턱까지 차 올랐다. 대체 얼마동안 뛰었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생각나지 않는 것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언제까지 이 빗속을 헤치며 뛰고 있어야 하며 어디로 향해 뛰고 있는지 조차도 알지 못한다. 왜냐면 지금 난, 내 생존본능에 의해. 오로지 내가 살고자 하는 의지만으로 뛰고있는 거니까... 불행인지 다행인지, 어둠이 깔린 도로에는 그 흔한 차 한 대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는 지나가지도 않으며, 오로지 나만이 홀로 뜀박질을 하고 있다. 숨은 이미 턱까지 차 오른 지 오래고 다리는 무겁고 감각이 없어진지 한참 지났다. 난 런닝머신을 타는 것 마냥, 본능적으로 계속 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멈춰선 안 된다. 그럼 난 분명 잡힐 것이고, 아빠나, 내 여동생처럼.. 그렇게 되 버릴지도 모르니까....... 이렇게 되기 전까지.. 그 전까지 우리 가족은 정말 평범했다. 모든 것이.. 모든 것이, 어제처럼 똑같았다. 그 전에도 그랬고 그 전의 전날도 그러했다. 후후, 아마도.. 그런 반복적인 일상이 엄마를 미치게 한 것일지도 모른다.. 사건이 일어난 건, 토요일 아침이었다. 그 날, 난 학교를 가지 않는 날이어서, 하루종일 늦잠을 잘 요량이었고,-대학생은 토요일에 학교를 가지 않습니다-아빠도 5일제 근무로 토요일은 쉬시는 날이었다. 여느 때 같은 휴일이었다면, 난 항상 점심때가 되어서 슬금슬금 일어났을 터인데, 그날따라 난 조금 일찍 깨었다. 아침8시면 조금 일찍은 아닌 게 되는 건가?.. 아무튼, 눈이 떠져 무의식적으로 시계를 봤을 땐 아침 8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희미하게 엄마의 목소리와 여동생 민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둘의 대화는 아주 희미했지만 무슨 대화를 하는지는 파악이 되었다. 아마.. 민정의 용돈 때문일 것이다. 엄마가 장황하게 잔소리를 늘어놓겠지만, 민정은 결국 엄마에게서 용돈을 타 낼 것이다. 내가 어떻게 아느냐고? 항상 있는 일이니까. 이틀에 한번 꼴로 민정은 엄마에게 용돈을 타내려 했고, 민정이 용돈을 타내려고 돈을 달라 말을 하는 날은 엄마는 전쟁을 치르는 것 마냥 호통을 치며 잔소리를 해댔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그 날은 민정이 좀 심했던 것 같았다.-이틀에 한번꼴로 용돈을 타는 민정의 낭비벽도 심했지만-잔소리를 늘어놓는 엄마에게 뭐라고 빽 소리를 질렀는데 그 이후로 뭔가 잡다한 소리가 들린 것 같았는데, 난 무시하고 다시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발단은 거기서 시작됐는데 말이다. 그렇게 몇 시간을 잠들었는지 모르겠다. 눈을 떳을땐 시계는 벌써 오후 3시를 넘어있었고, 귓가에는 천둥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있었다. 눈을 비비며 문을 열고 거실로 나왔을 때는, 천둥소리만이 집안을 울릴 뿐.. 그 어떠한 소리도 나지 않았다. 너무나 고요했다. 이상하게 생각한 나는 엄마를 찾으려했지만, 그 전에 생리현상부터 해결하려고 화장실로 갔다. 그리고 문을 연 나는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기절하는 줄 알았다. 화장실 안은 온통 피 칠갑이 되 있었다. 바닥이고 벽이고 온통 피가 튀겨져 있었으니, 기절초풍하지 않겠는가. 난 어느새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누구의 피일까. 그것보다 왜 이렇게 피가 낭자한지가 의문이었다. 그리고 뒤늦게 내 눈에 들어 온건, 온 몸이 난도질당한채 구석에 널부러져 있는 내 여동생 민정이었다. 난 너무 놀란건지 목구멍으로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교복을 입고 죽어있는 민정은 어떻게 난도질을 당했는지, 이리 찢기고 저리 찢겨져 내장이 흘러나와 있었고, 죽은지 몇 시간 된 듯, 피가 응고해 있었다. 언뜻, 몸만 보면 고깃덩어리 위에 그냥 교복을 올려놓은 것 같았다. 난 그때 단 한가지의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바로 남은 내 가족들이었다. 그리고, 누가 저런 짓을 한건지.. 그때 난 강도나 미친 살인마라고 생각했다. 그런 놈들이 아니면, 내 동생에게 어느 누가 저런 짓을 한단 말인가.. 어찌됐든, 난 화장실로 나와 곧장, 안방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 그리고 놀라운 광경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그리고 민정을 보고도 목구멍으로 나오지 않던 비명이 그 순간, 내 입으로 비집고 튀어나왔다. 아마 천둥소리보다 내 비명소리가 더 컸으리라. 안방도 이미 피로 가득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아빠의 얼굴위로 골프채를 휘두르며 내려치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었다. 엄마는 내 비명소리를 못 들은 것인지, 내 쪽은 신경도 쓰지 않은채, 연신 아빠의 얼굴을 골프채로 내려치는 일만 열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려치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 죽어. 죽어. 죽어. " 라고.. 얼만큼 내려 친 건지, 아빠의 얼굴은 심하게 짓뭉개져 있었다. 눈, 코, 입 형체를 알아 볼 수가 없었으니 말이다. 엄마가 왜 저렇게 아빠를 때리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몇 가지는 알 수 있었다. 지금 내 여동생 그리고 아빠를 죽인 것은 미친 살인마인 것. 그 살인마가 엄마라는 것이 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했지만.. 그리고, 지금 남아있는 건, 나 혼자라는 사실 말이다. 결론이 나고 난 살금살금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엄마가 때리는 것을 멈추고, 나에게로 달려들어 나도 죽일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사로잡힌 채 말이다. 하지만, 그 어느 순간이 나에게 찾아왔다. 피가 튀긴 얼굴로 매섭게 나를 노려보는 엄마의 얼굴을 본 나는 다시 한번 소리를 질렀고, 엄마는 성큼성큼 나에게로 다가와 내 눈앞에 선 채, 당장이라도 죽일 것 같은 모습으로, 말을 했다. " 당장, 그 입 다물지 못해?? 그렇게 소리지르면, 이웃에 피해가 가잖아!!!!!!!!!!!!! " 그리고, 내 머리위로 골프채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면서 내려왔다. 가까스로 머리를 살짝 피해 골프채를 잡은 나는 그래도, 엄마는 여자니까 어떻게든 뺏을 수 있다고 생각해 힘을 줘 뺏으려 했지만, 이게 웬일인가. 골프채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엄마가 내 손에 잡힌 골프채를 빼 내려고 힘을 주며, 당기고 있는게 아닌가. 금세 두려움을 느낀 나는 손아귀에 힘을줘 엄마 쪽으로 골프채를 밀쳐버리고 2층으로 달려 올라갔다. 바보같이 내가 왜 2층으로 올라간 건지 모르겠다. 현관문으로 향해 곧 장, 경찰서로 갔으면 되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어떻게든 엄마를 피해야 했다. 난 얼른 내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근 채,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숨을 돌린 채, 이 사태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했다. 그리고 이 집을 어떻게 빠져나가야 하는지도 말이다. 그런 생각도 잠시, 난 어서 생각을 해야 했다. 왜냐면, 엄마가 골프채로 쿵쿵거리며 내 방문을 내리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엄마의 외침도 들려왔다. " 문 열어!! 이 문 당장 열어!!! 엄마 말 안 들을래??!!! 하나같이 모두 왜 이러는 거야!!! 내가 돈주는 기계야? 아니면 내가 골프채나 닦으며 사는 인생이냐구!!!!! 너까지 왜 엄마 속을 이렇게 썩이는 거야!!!!! 당장 열어!! 이 문 당장 열지 않으면, 니 머리가죽을 벗겨 놓을 꺼야!! 알아들어?? " 머리가죽을 벗기겠다니.. 난 어서 이 집을 나가야만 했다, 그러지 않으면 정말 엄마는 내 머리가죽을 벗길 기세였으니까 말이다. 그런 기세가 아니더라도, 아빠와 여동생을 그렇게 만들었으면, 저 말은 분명 사실일 것이다. 마침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침대 옆 창문이었다. 난 얼른 창문으로 달려가 밑을 내려다 봤다. 화단이 예쁘게 자리잡혀 있는 것이 내 눈에 들어왔다. 여차해서 화단쪽으로 잘만 뛰면, 다치지 않고 이 집을 빠져나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곧 내 귀에 문을 따는건지, 열쇠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엄마의 목소리도.. " 좋아.. 너 이문 열리기만 해봐! 머리가죽으로 끝나진 않을 테니까.. 호호호호홋~! " 자지러지게 웃는 엄마의 웃음소리에 난 죽기살기로 창문을 열고 빗속으로 뛰어내림과 동시에 엄마가 문을 따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간발의 차로 난 이 집을 벗어난 것이다. 다행히도 잘 착지한 나는 뒤를 슬쩍 돌아보았다. 어느새 식칼을 들고 서서 창 밖을 매섭게 내려다 보고있는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엄마의 외침이 들려왔다. " 너!! 엄마가 정성스레 가꿔놓은 화단을 이렇게 망가뜨려???? 너 이자식 죽벼 버릴꺼야!!!!!!!! " 엄마가 화가 머리끝까지 난 것 같다. 그리고 난 곧장, 집 근처 파출소로 뛰기 시작했다. 신발을 신지 않아서 그런지 잘 뛰어지지 않았지만, 난 가까스로 파술소로 도착했다. 급하게 문을 연 나는 숨을 몰아쉬며 안을 둘러봤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아니면 비가 퍼부어서 그런지, 의자에 기대어 자고있는 경찰아저씨 한 사람 밖에 없었다. 못내 아쉬웠지만, 그 한 사람이라도 어딘가. 난 그 경찰아저씨를 깨우러 다가갔다. " 아저씨!! 아저씨!!!! 빨리 일어나세요! 저 좀.. 저 좀 살려주세요~~!!! " 난 급한 마음에 경찰아저씨를 흔들었다. 아저씨는 피곤한 듯 눈을 뜨며, 귀찮은 목소리로 대꾸를 했다. " 아, 뭐야~ 학생.. 무슨 일이야... " 그리고 다시 눈을 감으려 하는 게 아닌가.. 무슨 경찰이 이래. 그 순간, 문이 열리며 식칼을 든 엄마가 나타났다. 내가 있는 곳을 어떻게 귀신같이 알아맞힌 건지... 무섭게 눈을 치켜뜬 엄마는 날 보더니, 묘하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무서운 맹수가 먹잇감을 찾은 것 마냥 말이다... 난 순간 또다시 공포를 느끼고 세차게 경찰아저씨를 흔들어 깨웠다. 하지만, 아저씨는 귀찮아하며 좀처럼 눈을 뜨려 하지않았다. 엄마는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렇게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 또다시 문이 열리며, 비옷을 입고있는 또다른 경찰아저씨가 들어왔다. 순찰을 하고 온건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앞에 있는 식칼을 든 엄마의 뒷모습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엄마의 어깨를 잡았다. " 어, 아줌마, 지금 식칼들고 여기서 뭐하는거에요? " 그 순간이었다. 엄마는 눈 깜짝할 세에 몸을 돌리더니, 경찰아저씨를 찌른듯 외마디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엄마의 뒷모습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지만, 사실 보고 싶지도 않았다. 엄마믐 쓰러진 경찰아저씨에게 다가가 뭘 뽑는데, 식칼인 듯 했다. 그리고 다시 나에게로 몸을 돌렸을때, 경찰아저씨의 모습이 보였다. 목에 피를 줄줄 흘리고 있는 걸 보아, 엄마가 경찰아저씨의 목을 식칼로 내려꽂은 것 같았다. 자고 있던 경찰아저씨는 비명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어나 죽어있는 자신의 동료와 피묻은 식칼을 들고 피가 튀긴 얼굴로 묘하게 웃으며 다가오고 있는 엄마를 발견했다. " 다..당신 뭐야!! " 경찰아저씨는 그제서야 사태파악이 되는건지 허리춤에서 가스총을 꺼내들고 엄마를 향해 겨누었다. 난 다시 뒷걸음질을 치며 파출소의 출입문 쪽을 향해 슬금슬금 다가갔다. 엄마의 신경은 지금 가스총을 들고있는 경찰아저씨에게 온통 쏠려있었다. 그틈을 타 난 얼른 도망 가야 했다. 저 경찰아저씨도 엄마를 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경찰아저씨의 가스총은 덜덜 떨리고 있었다. 엄마는 천천히 경찰아저씨에게 다가가, 가스총은 아랑곳 않고 경찰아저씨를 향해 식칼을 휘둘렀다. 내 생각이 적중했다. 아저씨의 목에서 피가 뿜어져 나와 엄마의 얼굴과 몸을 적시고 있었다. 그리고 난 출입문을 향해 뛰었고 문을 열고 빗속을 뛰었다. 그렇게 난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렇게 뛰고있는 것이다. 도데체 언제까지 이렇게 뛰어야할까..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한없이 자상하고, 가족을 사랑하셨던 분이신데.. 어째서 그렇게 미치광이 살인마가 되 버린 것인지 모르겠다. 이런저런 생각이 나며 뛰는 발걸음이 점점 느려지고 있는 찰나, 저 멀리 어두운 빗속에서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보였다. 난 구세주를 만난 것 마냥, 다가오는 차량 쪽으로 서서 미친 듯이 손을 흔들어댔다. 제발.. 제발서라.. 제발!!! 간절히 원한 것이 통한건지, 차은 내 쪽으로 천천히 섰고 난 너무 기쁜 나머지 눈물이 흘려 내렸다. 지금 심정으로는 펑펑 울고싶었다. 사방은 어둡고 내 쪽으로 헤드라이트가 켜져 있어, 차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잘 보이지 않아 모르겠지만, 너무 고마운 마음밖에 들지 않았다. 나는 차 쪽으로 다가가, 뒷 자석의 문을 열고 몸을 실었다. 그리고 차는 출발했다. 너무나 편했다. 몇 시간동안의 뜀박질이 끝나는 순간이었고, 엄마에게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온 몸이 축 쳐지고 눈꺼풀이 살금살금 내려왔다. 문득.. 차의 주인에게 고맙단 인사를 말하지 못한 게 생각나 운전자 쪽으로 없는 기운을 짜내어 다가가 고맙다는 말을 건넸다. 하지만, 운전자는 아무 말 없이 운전대만 잡고 운전만 할 뿐 아무 말이 없었다.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감기는 눈에 반항하지 않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얼만큼 잤는지 모르겠다. 내가 눈을 떳을 때는, 엄마의 웃는 얼굴이 보였다. 소스라치게 놀란 나는 움직이려 했지만, 움직여 지지가 않았다. 온 몸이 묶여 의자에 묶여있는 상황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낯익은 풍경들도 눈에 들어왔다. 난 다시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 난 분명, 차를 얻어 탔는데.. 어째서 다시 집에 있는 것이고, 어째서 묶여있는 채 엄마와 마주 있는지 말이다. 난 두려운 마음으로 엄마를 바라보았다. 엄마는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즐기는 듯 싱긋 웃어 보였다. 설마, 그 차의 주인이 엄마였단 말인가? 그것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가 않았다. 엄마는 날 쫓아 오고있었는데, 차의 주인이 엄마일 수가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은 그럼 무엇이란 말인가.... 엄마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날 바라보았다. " 얘야.. 너무 겁내지마... 그냥 엄마는 널 혼내주려는 것 뿐이란다 " " .. 사.. 살려줘.. 엄마 내가 잘못했어. 살려줘.. 살려줘!! " 내 울부짖음에 아랑곳 않는 엄마는 주방으로 가더니, 냉장고에서 뭘 꺼내 오는 듯 했다. 그것은 바로, 아빠와 여동생의 머리였다. 이제 비명을 지를 기운이 없는 건지, 아니면 아까 봤던 피범벅으로 있던 시체보단 덜 충격적이라 그러는 건지, 아무소리도 내지르지 않았다. 엄마는 그 머리를, 내 앞에다 놓으며 언제 가져왔는지, 톱으로 머리를 반으로 가르기 시작했다. 쓱삭-쓱삭- 머리가 잘리는 소리가 끔찍하게 들려왔고, 나는 두 귀를 막고 싶었지만, 묶여있는 나로선 도저히 조치를 취할 수가 없었다. 그저 난 두 눈눈을 꼭 감은채, 그 모습을 보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엄마는 남자도 힘든 톱질을 힘들이지 않게 간단히 끝내고선, 다 자른 것을 칭찬이라도 해달라는 마냥 날 향해 웃어 보였다. 그리곤, 반을 자른 머릿속을 나에게 보여줬다. 희멀건한 뇌가 눈에 보였다. 그리고 엄마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얘야, 뛰었으니까 배고플꺼야.. 먹여줄게, 먹어. " 먹으라니, 먹으라니! 엄마는 지금 나에게 숟가락으로 뇌를 한스푼떠서 내 입으로 가져가 먹으라고 하고 있다. 싱글싱글 웃으며 먹으라고 재촉하는 엄마. 하지만, 난 숟가락을 마냥 쳐다 볼 수밖에 없었다. 저걸 어떻게 먹으란 말인가!! 계속 억지로 내 입으로 가져가 먹이려는 엄마를 난 외면한 채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순식간의 엄마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숟가락을 집어던지며, 옆에 있던 톱을 들고 날 노려보았다. " ..너 끝까지 이 엄마말 안들을 셈이야?.. 혼만 내려했더니 이거 안되겠군... " 하얗게 질려버린 나는 엄마를 향해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했다. 먹는다고.. 먹겠다고!! 하지만, 엄마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한마디로 끊어버렸다. " 필요없어. 죽어. " 그리고 톱을 들고 내 머리를 힘껏 내리쳤다. " 으아아아아아악!!!!!!! " 헉헉.. 난 황급히 내 머리부터 만져봤다. 멀쩡하다.. 멀쩡.. 하다?? 난 주위를 둘러본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난 내 침대에 있었고, 온 몸이 묶여있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모든 것이 꿈이었던 것이다. 내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정말 다행이었다. 그 무서운 일들이 꿈이라는 것이.. 하지만, 한편으로는 엄마에게 잘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엄마가 정말 그렇게 무서운 미치광이 살인마로 변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시계를 보니 점심때였다. 휴일이면 늘 일어나는 그 시간이다. 난 머리를 흔들며, 꿈을 잊으려고 했다.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내려왔다. 엄마는 텔레비전의 연속극을 보고있었다. 난 엄마에게 달려가, 뒤에서 힘껏 안았다. " 엄마~ 사랑해~ " 난 엄마의 볼에 뽀뽀를 하고, 화장실로가 씻은 뒤, 다시 내 방으로 올라가 나갈 준비를 하고 다시 거실로 내려왔다. 엄마는 여전히 미동도 않은 채, 텔레비전 연속극만 보고있었다. 조금 이상한 기분은 들지만, 아까 꾸었던 꿈 때문에 신경이 예민해 진 것 같다. 난 다시한번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엄마를 향해 말을 건넸다. " 아빠는 아직 안 일어 나셨어요? "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여전히 시선은 텔레비전으로 향해있었다. " 저 바람좀 쐬고올께요 엄마. " 엄마는 말을 하지않고 또다시 고개만 끄덕였다. 연속극에 빠져서 그러는거 같아, 방해하지 않으려고 조용히 현관문을 나섰다. 날씨는 꿈에서 처럼 천둥과 비가 내리기는 커녕 정말 꿈이었다는 것을 실감하게끔,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아 참, 뭔가 잊은 게 생각났다. 핸드폰. 난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현관문을 연 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피로 범벅이 된 아빠와 여동생의 시체를 질질끌고 가는 엄마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또다시 꿈이 시작되었다. 출처 : 붉은 벽돌 무당집 작가 : #쏘쥬 님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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