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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단편,브금]절름발이 꼽추놀이
게시물ID : panic_191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10
조회수 : 325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1/09/03 11:47:48
"여우야, 여우야 뭐하~아니?" "밥 먹느~은다!" "무슨 바~안찬?" "개구리 바~안찬!" "죽었니? 살았니?" "......" "......?" "살.았.다!" "꺄아아악~!" 아이들은 함성을 지르며 여기저기로 흩어졌다. 그리고 그 뒤를 열심히 쫓는 술래... 일명 여우놀이로 통하는 이것은 그 마을 아이들에겐 최고의 인기놀이였다. 아이들은 마을어귀나 놀이터, 공터등에 모이기만 하면 여우놀이를 하곤 했다. 여우놀이의 요령은 하는 사람들마다 조금씩 변형시켜서 하므로 다 틀렸지만 대체적으로 볼때, 가위바위보로 술래를 뽑은 후, 뽑힌 술래가 여우가 되는 것이었다. 여우는 전봇대나 벽에 등을 지고 서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은 박자에 맞추어서 흥겹게 노래를 부른다. "여우야, 여우야 뭐하~아니?", 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마지막에 가서 "죽었니? 살았니?"라는 질문에 술래인 여우가 뒤돌아보며 죽었다, 또는 살았다를 외쳐야 한다. 만약 죽었다를 외치면 아이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처음부터 다시 노래를 불러야 한다. 그러나 여우가 살았다를 외쳤을 경우에는 그와 동시에 발빠르게 움직여서 여우의 손아귀에 붙잡히지 않아야 한다. 만약 여우에게 잡힐 경우, 잡힌 이가 여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우가 살았다를 외칠지 죽었다를 외칠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경청해야만 할 것이다. 아무튼 이것이 여우놀이의 전체적인 게임요령이다. 그런데, 유독 그마을의 다섯아이들만은 여우놀이를 참으로 괴상하게 변형시켜서 그들만의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우선 제목부터도 여우놀이가 아닌 '절름발이 꼽추놀이'였다! 이 기괴한 제목은, 그 작은 마을의 오래되고 끔찍했던 사건에서 유래된 것이었다. 지금으로 부터 정확히 20여년 전, 그 마을엔 절름발이에 꼽추인 한 저능아가 살았었다. 그 저능아는 언제나 아이들에게 놀림감이 되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어떤날에는 심한 돌세레에 온 몸이 상처투성이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날마다 마을 아이들로 부터 괴롭힘을 당해오던 그는 갑작스레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다. 그러던 언제부턴가, 어슥한 저녁무렵 여우놀이를 하는 아이들앞에 그는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한참 여우놀이에 빠져, 술래를 피해 한적한 곳으로 도망을 치는 아이들을 한명씩, 한명씩 지독히도 잔인하게 죽여버렸다. 더 무서운 것은, 그 절름발이 꼽추가 항상 아이들을 죽이기 전, 그 아이의 앞에 등장하면서 부르던 노래였다. 그 노래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절름발이 꼽추가 눈을 떴다..." "절름발이 꼽추가 아이에게 다가간다..." "절름발이 꼽추가 아이를 죽인다..." 그 노래소리에 놀라서 아이가 뒤를 돌아다 보면, 그는 무서운 눈으로 그 아이를 노려보며 날카로운 면도날로 아이의 목을 그은 후, 죽은 아이의 혀를 잘라가 버렸다. 아마도 자신을 모질게도 욕하던 그 혀가 싫어서 였으리라...!! 절름발이 꼽추의 살인 행각은, 마침내 마을 전체에 퍼지게 되었고, 마을은 삽시간에 그 끔찍한 공포에 전율하였다. 그 후,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었지만 결국 절름발이 꼽추를 잡진 못했다. 대신 산 속 깊은 곳에서 낡은 오두막 하나를 발견하게 되고, 그곳에서 잘려나간 아이들의 수많은 혀들을 찾아내었다!! 경찰이 개입되면서 부터 절름발이 꼽추의 모습은 일체 나타나지 않았으며 그 어떤 살인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게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절름발이 꼽추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한 채로...!! 그렇게 꽁꽁 모습을 감춘 체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거의 잊혀져 가던 절름발이 꼽추... 그이름이 20여년이 흐른 지금, 그 마을 아이들 중 유독 무서움이 없는 다섯명에 의해 다시 불려지게 되었다. 그들 다섯명은 절름발이 꼽추 놀이라는 무시무시하고 심장이 내려앉을 것 같은 게임을 고안해 내어 즐겼다. 절름발이 꼽추놀이의 게임요령은 다음과 같았다. 우선 술래를 뽑은 후, 그 술래가 절름발이 꼽추가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술래는 벽에 등을 지고 서서 이러한 노래를 부르게 된다. "절름발이 꼽추가 눈을 떴다..." "절름발이 꼽추가 아이에게 다가간다..." "절름발이 꼽추가 아이를 죽인다..." 무시무시한 그 노래는 정확히 세번을 반복해서 부르게 되고 그 때 까지 아이들은 제각기 몸을 숨겨야만 했다. 노래가 끝이 나면 이제 술래는 아이들을 찾아 나서게 된다. 그리고 발각된 아이는 절름발이 꼽추가 그랬듯, 잔인한 죽음을 맞아야 했다. 물론, 그 죽음은 가짜죽음이지만...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인 철구, 태발, 재민, 하영, 다미! 이렇게 다섯명의 꼬마들은 오늘도 절름발이 꼽추놀이를 하기 위해 그들만의 아지트로 몰려들었다. 그들만의 아지트란 마을에서 다소 떨어진 한적한 곳에 위치한 버려진 폐교의 건물안이었다. 철구는 오늘도 열심히 준비해온 도구들을 꺼집어 내놓았다. "자, 오늘부턴 이걸로 해!" 늘 새롭고 신기한 물건들을 구비해 오는 철구인지라 그가 뭔가를 꺼집어 내자 아이들은 신기한 눈들을 하고는 몰려들었다. 철구의 손에 쥐어진 것은 가면 하나와 면도칼이었다. 가면이래봤자 하얀 천으로 된 봉투같은 것이었다. 그 봉투에다 눈구멍을 뚫은 것이었다. 그다지 신기한 물건은 아니었다. 그러나 면도칼은 어린 그들로선 꽤나 신기한 물건이었다. "야, 이거 진짜 칼이야?" "그럼 진짜지. 볼래?" 철구는 반신반의 하는 아이들을 향해 칼을 허공위로 휘둘렀다. 공기를 가르는 그 괴상한 소음이 아이들에게는 꽤나 흥미로웠던지, 꼼짝도 않고 그 움직임을 관찰하고만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이었다. 별안간 철구는 바로 옆에 있던 태발의 목을, 그 칼로 그어버렸다!! 스스스슥!!! 한 줄기의 붉은 액체가 태발의 목을 타고 흘러내려 하얀 옷깃을 물들이고 있었다. "꺄아아악!!" "미쳤어?!!" 그 끔찍한 모습에 그만 소리를 지르고 마는 하영과 다미! 놀라기는 재민도 마찬가지...! 물론 제일로 놀란 이는 태발이리라... 그러나 너무나 갑작스럽고 빨랐던 칼의 스침이었기 때문일까... 의외로 태발은 덤덤한 표정이었다. 아직 고통이 신경속을 체 파고들지 못한 상황 이었을까... 그는 그저 목에서부터 꾸역꾸역 흘러내리는 그 끈적한 핏줄기를 가만히 바라보며 그 액체위로 손을 가져가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곤 손에 묻어져 나오는 그 검붉은 액체를 가만히 혀로 가져갔다. 오싹한 광경이었다. 그러나... "맛있어...!" 태발의 예상치못한 발언이었다! "뭐어~?" 아이들은 일제히 입을 모아가면 소리쳤다. 이해할 수 없는 기괴한 상황에 두 눈을 있는대로 동그랗게 뜬 채! "음~ 달콤해~!" 태발은 흘러내리는 붉은 액체를 혀로 훔치느라고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당연하지! 딸기시럽이니까!" 딸.기.시.럽! "뭐야~? 딸기시럽?" 그제서야 모든 의문이 풀리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그 칼은 가짜칼이었고 그 칼날에, 충격을 가하게 되면 붉은 딸기시럽이 뿜어져 나오는 것이었다. 참으로 짓궂은 장난이었던 것이다. 이윽고 게임은 시작되었다. "절름발이 꼽추가 눈을 떴다..." "절름발이 꼽추가 아이에게 다가간다..." "절름발이 꼽추가 아이를 죽인다..." 술래는 거의 돌아가면서 한번씩 다 걸렸다. 그러므로 밤이 깊어서 그들이 폐교를 나올때 쯤에는 하나같이 옷이 붉은 시럽투성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진짜 피를 흘리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얼핏보기엔 그들 다섯꼬마는 제정신이 아닌 것도 같았다!! 그도 그럴것이 절름발이 꼽추놀이 그 자체부터가, 전혀 애답지 않은 놀이었으니... 바삐 집으로 향하던 철구는 무언가에 걸려서 넘어져 버리고 말았다. 그렇지 않아도 시럽으로 범벅이 된 그의 옷이 이번엔 흙으로 코팅까지 해 버린 꼴이 되었다. "에이 씨~!" 짜증섞인 한숨을 몰아쉬며 철구는 고개를 두리번 거렸다. 자신의 손에 쥐고 있던 면도칼이 보이지 않았기에... "어디로 사라진 거야??" 어둠속인지라 사물이 잘 보이지 않았다. 철구는 아예 땅위에 엎드려서 손으로 바닥을 집어가며 칼을 찾고 있었다. 이윽고, 길가 풀 숲에서 칼을 발견해 내었다! 칼을 되찾은 철구는 그것을 주머니에 넣고는 바삐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돌아온 철구는 아무도 없음을 알고는 붉게 물든 옷들을 세탁기 속으로 집어던진 후 세탁을 했다. 부모님들은 장기 출장중 이었다. 오늘이나 내일 돌아올 예정이라 했는데, 아무래도 오늘은 오지 않을 모양이었다. 자기직전 철구는 뭔가가 성에 차지 않은 얼굴이었다. "아... 아냐,아냐... 딸기시럽 가지고는 재미가 없어... 진짜 피로 했으면 좋겠는데 말야...!!" 열살짜리 애라곤 믿어지지 않을 끔찍하기 그지 없는 상상들이었다! "아니 것보다도... 정말로 사람을 죽이는 기분은 어떨가? 아님 정말로 죽는 기분은?" 철구는 상상저편의 세계에서 절름발이 꼽추를 그리며, 갑자기 머리맡의 그 면도칼을 집어들었다. 그리곤 천천히 자신의 목을 그어보았다...!! 머리속은 진짜 죽음을 상상하면서... 그 옛날, 절름발이 꼽추에게 잔혹하게 죽어갔던 아이들을 생각하며... 또는 그 때 아이들의 목을 긋던 절름발이 꼽추의 기분이 되어서...!! 그렇게 붉은 액체는 열심히 철구의 목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그날 밤!! 그 마을에는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밤늦게까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귀가중이던 고교생, 미혜와 근식은 문득 고파온 배를 채우기 위해 집근처의 편의점으로 갔다. 이미 시간은 밤11시가 넘었으나, 편의점안에는 꽤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음식들로 늦은 야식을 하고들 있었다. 미혜와 근식은 컵라면과 김밥을 사서 먹었다. "참, 미혜야! 오늘 하루만 네 세계사 노트좀 빌려주라~" "세계사?" "응. 시험이 다음준데, 아직 세계사는 손도 안 대놔서 말야! 네 노트좀 보고 공부하게. 넌 필기하난 끝내주게 잘해놓잖아!" "그래~" 그들은 연신 김밥과 라면을 먹으면서도 그렇게 시험대비에 관한 얘기들을 나누기에 바빴다. "아~ 잘먹었다." 먼저 제 몫을 다 먹어치운 근식은 아직 아쉬움이 남는지, 자신의 나무젓가락을 여전히 입에 문 채로 쩝쩝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그리곤 라면국물을 마시고 있는 미혜를 물끄럼히 바라보았다. 근식의 시선을 느낀 미혜는 여전히 국물을 마시며 말했다. "왜? 더 먹고 싶어?" 미혜의 그 말에 근식은 아무런 대꾸가 없었다.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든 미혜는 라면사발을 내리고는 근식을 똑바로 보았다. "왜 말이없어?" 그러나 다음순간... 미혜는 무시무시한 경험을 해야만 했다!! 우선 그녀가 본 것은,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근식의 창백하고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그저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그 얼굴에서 미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공포를 느낀 것이었다. 그것은 이성적으로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뼈속까지 자극하는 공포였다. "왜...왜그래? 근식아..." 미혜는 애써 어색한 웃음까지 지어보였다. 그러나... 근식은 미혜를 향해 괴상한 말들을 늘어놓았다. "절..름..발..이.. 꼽..추..가.. 눈..을..떴..다..!" ".....!!" 미혜로선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조금전 까지만 해도 라면을 함께 라면을 먹으며 자신에게 세계사 노트를 빌려달라고 했던 근식이었는데... 지금의 그 알 수 없는 말들과 촛점없는 눈빛이란...!! "절..름..발..이.. 꼽..추..가.. 아..이..에..게.. 다..가..간..다..!" 계속되는 근식의 오싹한 음성...! 그 음성은 희미하게 멜로디까지 타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점점, 희미한 웃음도 흘리는 듯 했다!! "근식아... 너 왜그러니? 장난 그만쳐!! 절름발이가 뭐가 어떻다는 거야? 엉?!" 미혜는 그 알 수 없는 불길함에 서서히 두려운 기운을 느껴야만 했다. 평온하던 그녀의 일상이 일순간, 반전되어버린 느낌!! "절..름..발..이.. 꼽..추..가.. 아..이..를...." "근식아......!!" 짧은 순간의 침묵...그리고...!! "......" "......?" "죽.인.다!!!" 갑자기 터져나온 근식의 고함소리에, 미혜는 짧은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그 와 동시에 탁, 하고 나무젓가락을 부러트리는 근식!! 그.리.고... 뾰족하게 부러진 나무젓가락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미혜의 목에 깊숙히 박혀버렸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조용하던 편의점 안이 순식간에 피와 공포와 비명소리들로 가득했다. "꺄아악~ 살인범이야!! 어서 경찰을 불러!" "아니, 저자식 저거 갑자기 미친거 아냐?!" 앞다투어 밖으로 도망을 치는 사람들로 한바탕 떠들썩해진 편의점! 편의점안은 곧, 빠져나가버린 사람들로 썰렁해져 버렸다. 이번엔 갑작스레 침묵이 찾아온 것이었다. 그러나 근식의 나무젓가락은 그때까지 미혜의 목줄기에 박힌 채 꼼짝않고 있었다. 근식의 얼굴엔 여전히 엷은 미소가 드리워진 상태였다. 그 때 멀리서 경찰차의 싸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그제서야 근식은 재빨리 뒷문을 통해 어둠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근식이 사라지자 편의점안에는 차갑게 식어가는 미혜의 시체만이 덩그라니 남겨진 체, 비릿한 피내음을 공기속으로 배출시키고 있었다. 밤 12시 정각!! 머리를 식히러 나온 신인작가 한석은 옥상에 홀로 있었다. 옥상에서 바라본 마을의 전경... 전체적으론 짙은 어둠이 깔린 조용한 광경 이었으나, 마을 한 복판에 편의점이 위치한 곳에서는 페트롤카의 불빛들과 사람들의 아우성들이 요란스레 한석의 눈과 귀를 파고 들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지? 이 야심한 밤에..." 휘이이잉~~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전혀 추위를 못 느꼈던 한석이었는데, 별안간 불어온 찬바람에 그는 몸을 움츠렸다. 그렇게 갑자기 바람이 싸늘해지자 한석은 그만 돌아서려 했다. 그러나!!! 언제 다가왔는지... 한석의 뒤로 누군가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헉~! 누, 누구요?" 그리고, 어둠속에서 천천히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는 그는 마른 체구에 큰 키의 남자였다. "으으으윽" 그는 몹시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토해내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한석의 눈앞에 그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남자는 온 통 피투성이였다!! "아... 아니... 대체 이게 어찌 된 거요?" 한석은 동공이 있는데로 커져서 그를 바라 보았다. 그러나 그 피투성이 남자의 얼굴을 보는 순간 다시한번 더 경악 할 수 밖에 없었다. 그의 목에는 예리한 나무젓가락이 깊숙히 박혀져 있었던 것이었다. "우으으으윽~~!" 피를 토해내며 신음하던 그 남자는 마침내 한석의 발밑에 푹 엎어져 버렸다. "이...이것보시오... 대체 누가...!! 아니, 우선 119에 신고부터..." 한석은 우선 그를 병원에 옮겨야 겠다고 판단하고는 품속에서 휴대폰을 꺼내었다. 그 순간, 한석의 발을 붙잡는 피투성이 남자의 손!! "헉, 왜...왜그러시오?" 깜짝 놀란 한석이 당황해 하며 물었다. 남자는 피를 토하는 기침을 몇번이고 한 다음에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난... 알고 있어요... 나를 찌를 녀석을...!!" "뭐요? 그...그게 누군데...?" 그.리.고...! "내가 그랬어.... 하하하하.... 내가 날 찔렀어...하하하핫! 그냥, 죽어보고 싶어서 말야... 하하하하..." "!!!!!" 한석의 머리속은 서서히 복잡히 얽혀왔다. 상식적으로, 이성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공포와 그 기괴함에 넋을 잃은 채!!! 목을 찔린 그 남자는 바로 근식이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근식은 놀라는 한석을 보고는 미친듯이 웃고 있었다. 그것은 목에서 흘러내리는 피 따위는 잠시 잊어버린 듯한 웃음이었다. 근식은 뻣뻣히 굳은 듯한 한석을 뒤로하고는 옥상끝으로 다가갔다. "하하하...으으으윽...아파...!" 근식은 그제서야 다시 통증을 느꼈는지, 목을 어루만지며 고통을 호소했다. "너무 아파... 미안하지만... 즉사해 줘야겠어...!!" 근식은 그렇게 혼자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 혼자 중얼거림은 한석에게 공포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었다. "즉사해야겠어...!! 다른 이들이 날 기다리고 있을 테니, 이쯤에서 넌 그만 완전히 죽어줘야 겠어!!" 미친 사람마냥 혼자서 중얼거리던 근식은 마침내 옥상 난간위에 올라섰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는 한석!! "죽자~!!" 마지막 외침과 함께 근식은 옥상위를 가볍게 뛰어내렸다. 15층 아파트 밑으로...!! 근식은 그자리서 머리가 깨어져서 즉사했다. 그날 밤 있었던 그 살인사건은 범죄 역사상 유래를 찾기 힘든 충격적이고 엽기적인 사건이었다!! 비참하게 죽어버린 근식!! 그 근식의 깨어진 육체속에서 조용히 빠져나가고 있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는, 철구였다...!! 철구의 몸은 투명했으며 공중에 붕 뜬 상태였다. 그는 허공속에 붕 뜬 그 상태로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근식의 시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히힛~! 잼있어~!! 누군가의 몸속으로 들어가보는거... 누군가를 죽여도 보고, 또 죽임도 당해보고...!! 기분 짜릿해!! 히힛~!" 철구는 근식의 시체에서, 허공속에 떠 있는 자신에게로 시선을 돌려 보았다. 투명한 몸! 그것은 언젠가 보았던 공포영화속에서 영혼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유체이탈의 모습과도 흡사했다. 철구는 혼자 중얼거렸다. "야~~ 정말 실감나는데... 아무리 꿈속이라지만 말야... 하핫." 철구는 몸을 움직여서 하늘을 날아보았다. 몸이 붕 뜨면서 아파트 옥상보다도 더 높이 올랐다. 나름대로 기분이 좋았다. "아~ 그 절름발이 꼽추도 아마 사람을 죽인 후 나같은 기분이었을까? 하하하... 자, 이제 또 누구의 몸에 한번 들어가 볼까나?" 철구는 비릿한 공기내음 가득한 그 밤하늘의 어둠 속으로 멀리멀리 날아갔다!! 계속해서...... 다음 날, 아침. 장기출장에서 돌아온 철구의 부모들은 침대위에서 싸늘하게 죽어버린 아들의 시체를 발견해야만 했다!! 시체 옆에는 날카로운 면도칼이 피를 흠뻑 머금은 채 떨어져 있었다. 그것은 진짜 면도칼이었다!! 전날 밤, 철구는 어둠속에서, 똑같이 생긴 진짜 면도칼을 주워버린 것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면도칼은 20여년 전, 살인마 절름발이 꼽추가 사용했던 칼이었다!!! 철구는 그 칼로 자신의 목을 그어 숨져버린 것이었다. 죽이는 자와 죽는 자의 기분을 동시에 느끼면서......!!! 출처 : 붉은 벽돌 무당집 작가 : 제이슨 친구^^ 님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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