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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단편,브금]그 남자 먹히다.
게시물ID : panic_192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5
조회수 : 367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1/09/04 11:39:57
[끼이익] 기름칠 안된 두꺼운 나무문이 열리고 바깥의 찬 바람이 집안으로 들어온다. 곧 현관의 불이 켜지고 사람들이 방안에서 몰려 나왔다. "아버지 오셨습니까?" "여보 왔어요?" "아빠 오셨어요?" 그들은 집 안으로 들어온 남자를 끌고는 소파로 데리고 간다. 남자는 살이 온몸에 포동포동하게 쪄있다. 얼굴의 살이 목과 합하여 뭉퉁한 하나의 기둥인 듯 하다. 배가 임산부의 배보다 더 불룩하다. "여보? 오늘도 많이 먹고 왔어요?" "그, 그럼" 남자는 이마의 땀을 훔치며 말한다. "아버지, 저희가 아버지가 오기만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십니까? 3일동안 집을 연락도 없이 집을 나가시고, 걱정했잖습니까" 남자는 자신의 어깨를 주무르고 있는 아들을 쳐다본다. 얼굴이 바싹 말라서 광대뼈가 심하게 불거져 나와있다. 그는 뼈밖에 없는 손으로 아버지의 어깨를 주무른다. "아빠, 저도 이것봐요 아빠를 기다리느라 이렇게 말랐어요" 그는 고개를 쓰윽 돌려서 딸아이를 쳐다본다. 붉은 원피스를 입고있는 딸아이도 마찬가지로 바짝 말라서 바람을 후하고 불면 날아갈 듯 하다. 딸아이의 쑥 들어간 눈이 이리저리 구른다. "맞아요, 애들 말이 맞아요, 3일 동안 소식도 없이 안 보인 것은 정말 너무한 짓이에요" 남자가 고개를 뒤로 돌린다. 아내가 서있다. 아내 역시 미이라처럼 말라서는 입을 조물조물 거리고 있는데 살이 얼마나 없는지 턱뼈들의 마찰음이 들리고 있다. "미안해, 모두 미안해, 공주님~ 왕자님~ 여왕님~ 제가 죄송했습니다." 남자는 겸연쩍은 미소를 짓고 손을 마주잡고 비는 시늉을 한다. "괜찮아요, 이렇게 왔으면 된거죠" 어느새 아내의 손에는 식칼하나가 들려져있다. 남자는 주위를 둘러본다. 아들과 딸의 손에는 각각 포크와 돈카스나이프가 들려져있다 "휴......" 남자는 한숨을 길게 내쉬더니, 옷을 훌훌 벗었다. 나체가 된 그의 모습은 정말이지 돼지 그 자체 였다. 뱃살은 삼겹살을 뛰어넘어 육겹살로 뭉쳐져서 피둥피둥하게 뭉쳐있다. -스윽- 아내는 날카로운 식칼로 남편의 배를 잘라냈다. 둥근 단면이 남자의 배에 생겼다. 그러나 피는 흘러내리지 않았다. 아내는 그의 팔을 붙잡았다. 그리고 마치 대패로 나무 밀 듯이 칼로 팔에 붙은 살을 잘라냈다. 그리고 목살도, 푸짐한 안 다리 살도. "잡아" 아내가 아들과 딸에게 명령한다. 둘은 삐쩍마른 손으로 남자의 두 팔을 꽈악잡는다. "여보, 입을 벌려보세요" 아내는 손에 고무장갑을 끼고 말한다. 남자는 고개를 위로 올리고 입을 크게 벌린다. -스르르릅- 남자의 입속으로 아내의 손이 쑥 들어간다. 쑤욱 들어가는 빨래장갑을 낀 아내의 손이 남자의 몸 속을 이리저리 휘젓는다. 아내의 쾡하게 움푹 패인 눈알이 위로 이리저리 굴러다닌다. 혀를 낼롬낼롬 거리는 아내, 이내 감 잡았다는 듯한 쾌재의 표정이 떠오른다. 왼손으로 남편의 턱을 세게 꽉 잡고는 남편의 몸 속을 휘젓는 오른손에 강한 힘을 꽉 짜면서 무언가를 몸 속에서 뽑아낸다. 찌익찌익 거리는 절단음과 함께 꼬불꼬불한 소장, 대장, 간, 허파, 등등 심장을 제외한 장기 들이 딸려 나온다. "소쿠리" 아내의 말에 딸이 물이 빠지도록 되있는 초록색 바구니 하나를 가지고 온다.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는 장기들을 두 손으로 조심조심 바구니에 놓는다. 바구니 밑으로 시뻘건 핏물이 또옥또옥 바닥에 깔린 카펫 위로 떨어지고 있다. "얘야, 가서 깨끗이 씻고, 냄비에 물을 올려놓으렴" "네, 어머니" 다소곳이 바구니를 건네 받은 딸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종종거리며 부엌으로 가버린다. 아내는 남편의 아래턱을 손바닥으로 처올린다. "턱" 남편의 쫘악 벌어진 입이 닫힌다. 큰 통나무 하나가 굉음을 내면서 남자의 몸 위로 굴러가자, 남자의 몸은 땅에 납작하게 붙어서 뭉게져 버린다. 다시 한번 큰 통나무는 남자의 몸위로 굴러온다. 소곳소곳 튀어나온 뼈들이 부러뜨려져 뼈 반죽이 되버린다. 피와 하얀뼈들이 서로 엉킨채 물컹물컹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다시 구르고, 또 구르고, 굴러서 맨들맨들한 반죽더미 완성, 큰 손 하나가 나타나서 반죽덩이를 쭈욱 잡아 떼어낸다. 큰 손은 남자반죽을 들고 가더니, 가열된 후라이팬 속에 집어넣고 식용유 두숟갈을 걷두른다. 자글자글 맛깔스런 소리를 내면서 노릇노릇 하게 읶어가는 남자반죽. 몇 분뒤 노릇노릇해진 남자 반죽을 큰 젓가락 한쌍이 쑥 들어 올린다. 새콤한 이름 모를 소스에 푹푹 담궈졌다가, 다시 꺼내지니 구석구석에 소스가 흡수된다. 그리고 향하 곳은 누군가의 새빨간 입, 허연 이빨이 남자를 으걱으걱 씹는다. 으걱 으걱 으걱 "킁킁" 소파에 널부러진 남자의 콧속으로 담백하고, 먹음직스러운 향기가 솔솔 풍긴다. 나른한 오전의 햇살이 남자의 게슴프레하게 뜬 눈 속으로 비췬다. 가물가물한 시선, 몽롱한 시선속으로 희미한 사람들이 왔다갔다 거리고 지글지글 끓는 냄비소리, 수다스런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온다. 남자는 가물한 시선으로 자신의 팔을 처다본다. 어제의 상처는 이미 아물어 버린채, 앙상하게 살이 덮혀있다. 어느새 옷도 입혀진채 배도 홀쭉하게 가죽이 덮여있고, 자신의 다리도 아물어있다. 배를 꾸욱 눌러보니, 창자도 신장도 간도 콩팥도 모두 어느새 돌아와있다. 남자는 다시 쏟아지는 잠을 막지 못하고 눈을 천천히 감는다. 하지만 누군가가 자신을 흔드는 바람에 잠들지 못하고 눈을 떠버렸다. "아빠, 점심 드셔야죠" 딸이다. 딸아이는 어느새 살이 균형을 유지한 채 알맞게 차 올라있다. "아빠가, 어제 너무 힘드셨던 것 같아서, 일부러 안 깨웠어요 호호" "그래요, 여보, 자 여기 점심 차려놨어요, 함께 와서 먹어요" "아버지, 어서오세요, 고기가 다 식을거 같네요" 게슴프레하게 뜬 눈으로 부엌에 아내와 아들이 식탁에 앉아서 식사를 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그래..그래.. 그러고 보니 참 배가 고픈걸...." 남자는 일어나서 졸음을 내쫒으려고 기지개를 쭉 편 뒤, 느릿느릿 부엌으로 향한다. -그그극- 식탁에 박혀있는 의자를 뒤로 밀어 재낀다. 그리고 천천히 앉았다. "여보, 아주 많으니깐 많이 드셔요" 아내가 눈웃음을 치며 선심 쓰듯이 말한다. 따지고 보면 이 고기들은 모두 남자 자신이었다. 자신이 자신을 먹는 다는 사실에 남자는 약간 불쾌해져서 눈살을 조금 찌푸렸다. 하지만 정말이지 아내의 요리 솜씨는 일품이다. 고소하면서도 입에 침을 질질 흐르게 만드는 고기 냄새, 속속 들여 익혀서 알맞게 구워진 고기...... 남자는 젓가락으로 고기 한 점을 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입 속으로 쏘옥 집어넣었다. -우그적우그적- 고기의 물렁뼈와 담백한 고기의 육즙이 자근자근 씹힌다. 남자는 고기를 자근자근 씹으며 생각했다. 자기가 언제 부터 이런 식의 생활을 지내게 됬는지, 그건 아마 6개월 전의 일이었을 것이다. 남자는 원래 백수였다. 38살이 되도록 근근히 벌어 살아가다 일자리를 잃은 백수였다. 할 일없이 빈둥빈둥 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이 일상으로 들어온 것이다. 정말로 그 것은 서서히 이루어졌다. 자신이 신경 쓸 틈도 없이 집안 한구석을 차지한 여인, 그리고 자신의 아들과 딸이라 불리는 사람들, 조금도 의도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언제부턴지 모를 자신의 몸을 희생하는 의식들...... 남자는 결혼한 적도 없고, 그 여자와 자식을 만든 경험도 없었다. 그러나 남자는 그들을 거부하지 않고 스펀지같이 모든 것을 흡수해버렸다. 생각도 없다. 그냥 몇 일을 돼지같이 먹는다. 그러면 몸은 갑작스레 살이 쪄버린다. 집으로 기어 들어간다. 그러면 그들이 자신의 살을 베어내서 먹는다. 이런 일이 끊임없이 진행되는 것이었다. "여기, 맛있게 드시고 오셔야 해요" 아내가 남자의 손에 푸른 지폐 몇 잎을 쥐어준다. 남자는 언제가 그 돈으로 음식을 사서 간적이 있었는데, 그때 성난 아내와 자식들에게 밧줄로 꽁꽁 묶인 채 4시간을 얻어맞았었다. "아버지, 다녀오셔요" 딸이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남자에게 인사를 한다. "그, 그래, 여보 나갔다 올 동안 조심하고 있어" 남자는 어색하게 손을 흔든 뒤 현관 문을 빠져나온다. 어림잡아 2일, 고기가 떨어져버리면 그들은 몇 시간도 못되어서 몸이 폭삭 말라버린다. 하지만 남자는 아직 자신의 의무감에 큰 실망감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의 애를 태울쯤에 나타나서 먹이가 되어준다. [비어스코] 네온사인이 걸쳐져 있지 않은 간단한 간판의 술집, 남자는 그 곳으로 들어간다. [비어스코] 낡은 갈색 거미줄 문양의 벽지가 을씨년 스런 분위기를 내는 술집이다. "어머 어서오셔요" 술집의 마담인듯한 여인이 남자를 반갑게 맞는다. 짙은 붉은 립스틱을 입술에 짙게 바르고, 뽀얀 피부 위에 옅은 파운데이션으로 피부를 더욱 투명하게 만든 미인이다. 여자는 남자의 팔짱을 낀다. 그리고 여인은 남자를 수많은 작은 방중 한곳으로 데리고 간다. "이렇게 자주 이용해 주시니 얼마나 좋아요 호호호" 여자의 몸에서 매혹적이고 치명적인 향수내가 풍겨온다. 여자는 작은 방의 문고리를 잡는다. 그리고 돌린다. 천장에 매달린 채 뱅뱅 돌고있는 붉은 색 조명, 그리고 조그만 방의 반은 차지한 푹신한 소파, 그리고 테이블 위에 꽁꽁 묶여진 발가벗겨진 여자 한 명. 남자는 밧줄로 묶여져있는 여자에게 다가선다. 여자는 공포에 질린 눈으로 남자를 처다본다. "자요, 이걸 사용하세요" 마담이 남자에게 성인 남자의 손 만한 식칼 하나를 건넨다. 남자가 식칼을 받자, 그의 표정에는 미묘한 감정들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한다. 씰룩씰룩 거리는 남자의 미간, 벌렁거리는 코, 쉼 없이 깜빡이는 눈 그의 얼굴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그러다 얼마 후 남자는 눈을 지그시 감는다. "필요 없을 듯 하군요" 남자는 식칼을 다시 마담에게 건넨다. "그럼 알아서 즐기세요" 마담은 남자가 건넨 식칼을 받아들고 밖으로 나간다. 남자는 보일 듯 말 듯한 광기 어린 미소를 얼굴 한쪽에 쳐 박은 채 천천히 여자에게 다가간다. 겁에 질린 여자는 고개를 빠르게 설레설레 흔들어 댄다. 그럴수록 남자의 미소는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퍽" "퍼억" "퍽" "퍽" 단음의 폭력의 울부짖음이 방에서 맴돈다. 끊임없이 맞을 때마다 변하는 여자의 눈두덩이, 입술, 턱 파랗게 질려버리는 여자의 몸뚱이 여자의 눈은 뒤로 희껍게 돌아가버린다. 그에 아랑곳 않고 남자의 폭력은 계속된다. 남자는 뒤로 물러났다가 다시 앞으로 빠르게 돌진하면서 주먹으로 여자의 입을 쳤다. 빠각하는 소리와 함께 밖으로 밀려버리는 여자의 이빨, 주르륵 흘러내리는 피 남자의 미소는 커져만 가고 있다. 돌려차기로 묶인 여자의 복부를 차버린다. 주먹으로 쉼 없이 여자를 친다. 팔꿈치로 턱을 가격하고, 무릎으로 눈을 공격한다. 남자의 이마는 땀 방울과 핏 방울로 묘하게 뒤섞인다. "헉...헉...." 거친 숨소리의 남자, 그의 온 몸은 땀방울과 핏방울로 축축하게 젖어있다. 남자는 더 이상 때릴 힘이 없는지 바닥에 털썩 주저앉는다. 그는 양팔을 얼굴사이에 묻고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한다. "으흐흑...으흑...으흑"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폭력의 사운드로 가득 찼던 방안은 이제 남자의 구슬픈 울음소리로 가득히 울리고 있다. 그리고 그의 어깨로 누군가의 손이 조심스레 다가간다. 남자는 따스한 체온이 손을 통해서 어깨로 느껴진다. 뒤를 천천히 돌아보니 여자가 서있다. 무차별 폭력에 당하던 여자는 어느새 온 몸의 멍과 핏자국들이 사라진채 정상적인 모습을 하고 서있다. 아름답다기 보다는 뭔가 묘한 매력이 있는 외모다. 화장기 없는 여자의 얼굴이 붉으스름한 조명으로 묘하게 밝혀지고 있다. "금방 돌아오네요, 당신은......." "그럭저럭요, 그런데 갑자기 왜 우시는 거에요?" "...." "놀랬잖아요, 때리시다 말고 갑자기 우시다니...... 스트레스가 아직 안풀리시는 거에요?" 픽 쓰러지는 남자.... 도마위에 올려진 한마리의 생선, 다각다각다각 거리는 칼의 움직임, 머리를 뺀 생선 몸통은 토막토막난다. 큰 토막이 8조각으로 나고 다시 다각다각 거리는 칼부림에 의해 16조각으로, 다시 다각다각 거리는 칼부림에 쌀알 같이 조그맣게 깨진 유릿조각 처럼 헤아리기 어려운 생선 조각들..... 큰 손이 움푹 파인 투명플라스틱 컵에 조각들을 쏟아 담는다. 그리고 따각하고 눌려진 버튼하나 위이잉 돌아가는 칼날에 의해 잘게 잘려진 조각들은 알갱이라곤 없는 걸쭉한 붉은 액체로 변한다. 여자는 흡족하게 생선물을 꼴깍꼴깍 마신다. 그리고 생선 머리를 쓰레기통에 휙 던져버린다. 쓰레기통에 버려진 생선머리 초점없는 죽은 눈 점점 변하고 변해서 남자의 얼굴로 변해간다. 텁텁한 입속, 그리고 갈라지는 목마름에 남자는 눈을 떴다. 아기자기한 분홍색 벽지, 그리고 풋풋한 향내가 나는 푹식한 침대에 남자는 누워있다. "여기가 어딘가요?" 남자는 화장대 앞에 앉아있는 여자에게 말한다. "어제 저를 너무 때리셔서 기절하셨잖아요, 그래서 제가 데리고 온거에요" 여자가 환한 미소를 머금고 남자에게 대답하자 그제서야 여자의 기억이 떠올랐다, 어제 자신이 폭력을 행사하던 여자였다. 붉은 조명 빛 아래서 보던 여자였지만 그때의 분위기와 지금은 완전히 다른 사람인 듯 하다. "....." "아, 옷은요, 아저씨가 너무 젖었길래 제가 가게 오빠한테 옷하나 빌려서 입혀둔거에요" 여자의 환한 미소는 아침 햇살에 반사되어 한 송이의 노랗고 조그만한 들꽃과도 같다고 남자는 생각했다. "......" "왜 아무런 말도 없으세요?" "미안해요...." "뭐가요?" "어제 일...." "풋, 아네요, 사람들한테 맞고 차이고 짓이기는 것이 제 일인 걸요." "아프지 않아요?" 남자는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묻는다. 미안함이 가득 베여있다. "아저씨는 잡아먹히고 나면 아프던가요?" "글쎄...느낌이 안오던데..." "저도 그래요" "....미안해요..." "자, 이제 그만 잊고 아침 차려드릴께요" 여자는 총총 가벼운 걸음으로 부엌을 향해 가고 있다. 얼마 후 부엌으로 갔던 여자는 다시 돌아왔다. 한 손에는 날카로운 식칼 하나를 들고.... "아저씨, 아까 미안하다고 했죠?" "으..응.." "좋아요, 그럼 사과하는 뜻으로 아저씨를 먹어도 될까요?" 꼭 여자에게 먹힐 필요는 없다. 어차피 주인에게 돈을 내고 때린 것이기 때문에 계약적인 행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심에서 오는 뾰족한 고통은 때내기가 힘들다. "어느 부위를..." 여자는 남자에게 가까이 접근한다. 그리고 마치 박물관의 유물을 보듯이 찬찬히 둘러본다. 남자는 현재 먹은 것이 얼마 없기 때문에 살이 쪄있지 않다. 기껏해야 허벅지쪽이 제일 많이 나올 것 같다. "엉덩이" "!?" 남자의 얼굴에 황당함과 당황함으로 인해 붉게 타오른다. "엉덩이 말에요, 엉덩이" 여자는 귀엽게 혀를 내민다. 남자는 천천히 바지를 내리고 엉덩이를 여자에게 드민다. 여자가 날카로운 칼을 간단한게 스윽스윽 엉덩이에 밀어대니까 엉덩이 살이 바로 떨어져 내린다. 울렁울렁이는 살의 움직임, 남자는 엉덩이는 그닥 먹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여자가 취향이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 이걸로 맛있는 요리를 해보일꼐요" 여자는 엉덩이살을 접시에 살포시 담아서 부엌으로 돌아가버린다. 그리고 접시소리, 젓가락 숟가락의 부딫히는 소리, 가스레인지를 켜는 소리등등 부엌의 소리가 들려온다. 맛있는 냄새가 훌훌 날라와서 남자의 코에 쏘옥 들어오는데, 침이 맴돈다. 남자는 생각한다. 먹고싶다. 먹고싶다. 자신의 고기냄새에 이토록 식욕을 느낀적이 없었다. 곧 여자가 차려온 음식의 쟁반에 올려져 나온 구운 엉덩이...... 좀 작아진 듯한 느낌이지만 볼륨감은 살아있다. 하지만 분명 엉덩이는 남자의 것만 잘랐는데 여자의 쟁반에도 엉덩이가 하나 올려져있다. "아저씨한테 준거는 제 가슴이에요" 붉은 여자의 뺨 둥근 남자의 눈 "물물 교환이라고 하면 될까요? 사양하지 마시고 맛있게 드셔주세요" 남자는 금방이라도 우웩하고 구역질을 올릴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먹기싫다. 이런 식으로 먹어서 까지 몸을 살찌우고 싶지 않다. 살찌고 싶지도 않아졌다. 기껏 살을 찌워봐야 좀비같은 가족들에게 모두 먹혀버릴테니 말이다. 좀더 자신을 위해서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남자는 식탁에서 의자를 밀어내고 벌떡 일어났다. "맛이 없는가요?" 여자가 갑작스런 남자의 행동에 여자가 놀래서 물어본다. 남자는 지긋한 눈빛으로 여자를 처다본다. 그리고 입을 떼어낸다. "젠장, 이 짓 드러워서 못해먹겠네" 문을 박차고 나가는 남자, 그는 당황해하는 여자를 뒤로하고 여자의 집을 나와버렸다. 무엇을 해야할지 남자는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의 집을 향해서 뛰어갔다. 결판을 낼 작정으로 뛰어갔다. 개인주택 하나가 보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집, 괴물이 사는 집,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이었다. 가까이 갈수록 무언가 집이 이상했다. 자세히 보니 집이 약간 기울어 져있는 듯했다. 피사의 사탑처럼...... [끼이익] 기름칠 안된 두꺼운 나무문이 열리고 바깥의 찬 바람이 집안으로 들어온다. 곧 현관의 불이 켜지고 사람들이 방안에서 몰려 나왔다. "아버지 오셨습니까?" "여보 왔어요?" "아빠 오셨어요?" 집으로 들어온 남자에게 다가선다. 그러다 그들의 눈은 휘둥그레 진다. "어떻게 된거죠? 왜 살이 안쪄있으신거죠?" 퀭한눈의 아내가 놀라움에 가득찬 눈으로 물어본다. "....." 잠시 침묵하는 남자 "어떻게 된거죠!" "아버지, 어떻게 된거냐고요!" "아빠 왜 살이 안찌신거에요?" 목에 핏대를 올리면서 남자에게 항의하는 가족들을 뒤로한채 남자는 소파에 편하게 걸터앉는다. "집이 왜 기울어 져있지?" 남자는 차분하고 조용한 말투로 그들에게 묻는다. "집이 기울어 져있다니요?" 가족들이 문을 열고 집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다시 들어와서 남자에게 말한다. "집이 기울어 져있어요" "그래, 내가 나간 사이 무슨 일이 있었지?" "아무런 일도 없었어요" "아버지, 그것이 중요한게 아니 잖아요!" 아들이 대화에 끼어든다. 움푹 파인눈이 데굴데굴 구르면서 목에 핏줄이 오른다. "후, 나 이제 이짓 안할란다, 나가라" 남자는 소파에 기대어 앉은 채 손을 휘저으면서 귀찮다는 듯한 말투로 말한다. "네?!" 동시에 눈을 동그랗게 뜨는 3명의 사람들, 아니 식인 괴물들 "꺼져라고, 생각해보니깐 내가 너희들이랑 무슨 관계가 있는지 전혀 모르겠단 거야, 대체 내가 뭔가에 홀렸 던 걸까? 너희 같은 괴물들에게 몸뚱아리를 내주고 말야...." "오오....그럴 순 없어요, 여보..... 돈이 문젠가요? 자요, 여기 돈이라면 얼마든지 드릴께요, 제발 우리를 버리지 말아주세요" 지페뭉치를 들고 남자의 발을 잡는 삐쩍마른 여자의 눈에는 눈물이 맺힌다. 역겨운 그들의 얼굴, 남자는 모든 것이 싫어졌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 이용당했다는 분노가 이제야 꾸역꾸역 몰려들기 시작했다. "다른 먹이를 구하라고! 여기는 이제 얼씬도 하지마!" 남자의 고함소리에 아랑곳없이 3명의 사람들은 흐느끼며 남자의 다리를 붙잡고 늘어진다. 남자는 다리를 떨어내면서 그들을 떨치려 하지만 더욱 꽉 세게 붙잡고 놓을 줄을 모른다. "이! 씨발세끼들이!" 얼굴이 벌개진 남자가 한쪽 발로 아내의 머리를 차버리자 아내는 거품을 입에 물면서 쓰러진다. "어...어머니.. 아..안되" 남자의 공격에 자신의 엄마가 쓰러지자 아들이 부들부들 떨면서 일어난다. "너, 너도 괴물이야!" 남자가 아들에게 손가락질하며 벌개진 얼굴로 고함친다. "어...어머니를...이...." 아들의 눈이 거꾸로 뒤집히며 분노한다. 그러나 남자의 주먹이 아들의 턱에 꽂히고 아들은 뒤로 쓰러진다. "끼아아악" 날카로운 비명소리, 뒤를 돌아보자 딸이 겁에질린채 비명을 지르고 있다. 남자는 급히 부엌에 달려가서 칼을 가지고 온다. "괴물년" 남자가 손을 뒤로 길게 내뺀뒤 다시 돌아오면서 딸의 목을 칼로 그어버린다. 그리고 쏟아지는 붉은 빗줄기...... 그리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칼을 다시 고쳐잡은 뒤 쓰러져 있는 아들에게 다가서는 남자가 보인다. 아내가 잠시 놓았던 정신을 다시 찾고 눈을 떳을 때 집안에는 벽지에 피가 촤륵촤륵 뿌려지고 있었다. 남자는 정신이 홀린 듯 눈을 번뜩번뜩이며 아들과 딸을 난도질 하고 있다. "이히히히, 니 놈들은 몸이 다시 재생되지 않는거냐?" 소름끼치는 미소를 짓고있는 남자는 계속하여 칼을 움직인다. 그렇게 난도질을 열심히 하던 남자는 천천히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쓰러져서 누워있는 아내와 눈이 정확히 마주친다. 소름끼치는 미소를 짓던 남자는 칼을 아내에게 향해서 천천히 걸어간다. 칼을 타고 내려오는 붉은 물방울들이 남자의 발자국처럼 바닥에 흔적을 남긴다. 여자는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해 뒤로 천천히 기어간다. 그러나 남자에게서 도망갈 수 없다. 아내는 두 눈을 꽉 감아버린다. -우그그그- 바닥을 통해서 떨려오는 진동. 강한 굉음을 내면서 집이 한쪽으로 푹 꺼져버린다. 기울어져 있던 집이 더욱 기울어져버린다. 남자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져 버렸다. 다시 일어서려고 할 때 그의 밑의 땅이 엄청난 진동으로 솟아 오르고 있다. 남자는 바닥에 손을 데고 엎드리고 있다. "크아아앙" 솟아오르는 바닥위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낸다. 눈물 범벅이된 아내의 눈에 비췬 그것은 한 마리의 쥐와 비슷했다. 눈을 감고 있는 검은 갈색의 쥐, 두더쥐가 확실했다. 그냥 두더쥐가 아닌 엄청나게 거대한 두더쥐.... 두더쥐는 눈을 감은채로 킁킁거리면서 엎드리고 있는 남자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한입에 남자를 집어 삼킨다. 쩝쩝씹어대는 두더주의 입으로 피가 주르륵 흘러내린다. 두더쥐는 코를 벌렁벌렁 거리면서 다시 자신이 나왔던 굴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툭- 두더쥐가 사라지고 무언가가 내뱉이 듯 굴 속에서 튀어나왔다. 여자는 그것을 조심스레 처다보았다. 움직이고 있었다. 나약한 미동으로 움직이는 그것은 심장이었다. 붉은 근육으로 되있는 심장이었다. 여자는 그것을 조심스레 집어 든다. "오...심장...심장이야...." 여자는 그 심장을 한 웅큼 베어물고는 쩝쩝거리면서 씹어먹는다 출처 : 붉은 벽돌 무당집 작가 : Virus 님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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