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펌][중편,브금]지하철 -1-
게시물ID : panic_193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2
조회수 : 330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9/06 14:03:34
삐리리리-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손님 여러분께서는 승강장에서 한 걸음 물러나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이렇게 서있다. 늘 지하철을 기다리던 그 장소에 어제와 같은 모습으로 이렇게 서있다. 지하철이 멈추고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세일 상품을 노리는 아줌마 군단처럼 무시무시한 속도로 앞다퉈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리고는…… 어디론가 사라진다. 줄을 서서 기다리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역시 뭔가를 노리는 사람들처럼 문이 열리는 순간 지하철 안으로 뛰어든다. 내리는 사람들은 전혀 상관치 않고 허물을 벗으려는 벌레 마냥 몸부림치며 먼저 들어가려 애쓴다. 그때까지 서있던 줄은…… 이미 온데 간데 없다. 저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도 바쁜 것일까? 무엇을 목적으로 저리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일까. 삐리리리리- 또다시 지하철이 들어온다. 끝이 없을 듯한 어둠의 터널 속에서 비춰지는 한줄기 빛. 그리고는 곧 차장의 모습이 보인다. 다시 어둠 속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는 듯이 앞만을 바라보고 있는 그 사람의 모습. 지하철의 속도에 의해 공기가 밀려들어온다. 바람 한 점 없던 지하에서 머리카락이 날리기 시작한다. 뛰어내려볼까? 순간 철로에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이 든다. 앞만 보고 있는 차장들. 빨리 문이 열리기를 바라는 내 주위의 사람들. 아무도 서로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내가 뛰어내리는 것을 저들이 알아차리기나 할까? 취익- 어느새 문이 열린다. 또다시 내 앞으로 쏟아지는 사람들. 나는 또 멍하니 그냥 서 있다. 이런, 지하철에 타려고 서두르던 사람의 팔꿈치가 나의 옆구리를 강타한다. “아이, 시팔! 안 탈려면 좀 비켜!” 옆구리가 하나도 아프지 않다. 그의 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나의 귀가 쓰라리다. 그의 눈총을 받는 나의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렇게 다시 지하철이 도착하고, 여전히 사람들은 나를 밀친다. 이쪽으로, 저쪽으로. 지하철을 탈 마음은 없다. 여기 이렇게 서서…… 그냥 이렇게 서서 지하철이 들어오는 순간을 느끼고 싶다. 뛰어내리고 싶은 엄청난 욕구…… 그 공포, 설레임을. “아악!” 이런…… 제기랄. 하루종일 닫은 채로 있고 싶었던 나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온다. 누군가가 나를 밀었다. 나는 바닥에 넘어졌다. 지하철에서 내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짓밟힌다. 그 앞만 보고 밀려나오는 사람들의 발에 내 몸이 짓밟힌다. 애써 쳐들은 나의 머리를 밟고 짓누르는 수많은 발들. 그냥 그렇게 밟히고 있는 나. 아팠다. 등이, 어깨가…… 그리고 다리가.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지나쳤다. 어느 하나 일으켜줄 생각도 하지 않았다. 나를 그렇게…… 바닥의 껌 누르듯이 밟고 지나쳤다. 이대로 엎어져 있을까……? 생각했다. 나를 짓밟은 사람들에 대한 증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무관심한 내 주변의 사람들……. 그들에 대한 혐오감. 그냥 이대로 있고 싶었다. 언제까지 날 모른 척들 할건지, 그냥 이대로 있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아니다. 나는 봐야한다. 느껴야 한다. 지하철이 들어오기 직전의 그 공포와 설레임…… 머리가 터져 나갈 것 같은 전율을. 삐리리리리리- 차가 들어온다. 일어나야 한다. 똑바로 서서 느껴야 한다. 어서…… 일어나야 한다. 어서. 아, 아아! 이럴 수가……. 아프다. 다리가 아프다. 조금 움직였을 뿐인데도 불에 덴 듯 화끈거리고 쓰라리다. 어떻게 된 거지? 빨리 일어서야 하는데! 안 된다. 어서 일어서야 한다. 아파도 일어서야 한다. 일어서서 봐야 한다. 차장의 무표정한 얼굴을…… 사람들의 가증스러운 작은 전쟁을. 쉬익- 문이 열렸다. 나는 밟힌다. 아까와 똑같이…… 그런 기분으로. “쯧쯧……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젊은것들이 너무 하잖아?” 어디선가 나이든 노파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를 일으켜 주려나? 날…… 동정하고 있는 걸까? 나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걸까? 날 모른 척 하는 사람들에게 훈계를 하고 있는 걸까? “이 사람 좀 보우. 사지 멀쩡한데 땅바닥에서 뭐 하는 짓거리야?” 아아…… 그랬다. 곧이어 따라나온 말. 날 두고 하는 소리였다. 내가 너무 한다는 소리였다. 사람들에게 밟히고, 다리가 아파서 일어나지 못하는, 그런 내가 뭐 하는 짓거리냔 소리였다. 그래. 세상은 이렇게 차가운 것이었다. 언제나…… 늘 그랬던 것 처럼. 내가 그걸 잊고 있었다니. 기필코 다음 지하철이 들어오기 전에 일어나야 했다. 일어서서 봐야만 했다. 그 순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아아! 왜 이리도 아픈 것일까. 단지…… 단지 몇 번 밟힌 것 뿐인데. 다리를 끌면서 벤치로 간다. 앉아서도 그 순간을 즐길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지만……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서있을 수가 없다. 하하……! 나의 얼굴을 본 사람들이 놀라는 표정들을 짓는다. 뭐가 그렇게 놀라운거지? 내가 놀랍나? 그런 건가? 아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 사람들은 몇 초 후 언제 그랬냐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간다. 역시…… 내가 그럴 줄 알았다. 다시는 나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다. 사람들의 관심…… 그것은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지하철 같은 것이었다. 삐리리리리리리리- 들어온다. 지하철이 들어온다. 아무생각 없는 사람들을 실은 그런 사념체의 덩어리가 들어온다. 마주보고 싶다. 저 괴물과 마주보고 싶다. 그 괴물을 운전하는 무표정한 인간과 눈을 맞추고 싶다. 아아! 나는 겁쟁이다. 은근한 공포와 전율을 즐기기만 할 뿐, 그것과 정면으로 마주칠 수 없는 겁쟁이다. “아유, 저리 좀 비켜봐!” 가까스로 벤치에 도달한 나에게 한 아주머니가 소리를 지른다. 나는 그냥 가만히 그 괴물을 바라보고 있다. 그 안에 자리잡고 있는 사람들의 무표정한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이봐, 내말 안 들리니? 좀 비키라고 했잖아!” 거대한 엉덩이. 보통 사람이라면 충분히 앉을 수 있는 자리인데, 내가 비켜야만 하는 것일까? “이봐, 너 어른을 공경하라는 말 못 들어 봤어? 이런 싸가지 없는 자식 같으니라고.” 무시무시한 힘으로 나를 밀치고 들어온다. 나의 아픈 다리를 밀어 부치면서 기어이 자리에 앉고야 만다. 사람들은 이런 짜증나는 일에는 관심을 갖는다. 재미있게 되었다는 듯 눈을 빛내는 그들의 표정이 가증스럽다. “재수 없는 놈. 누구 집 자식인지, 원.” 아줌마는 계속 중얼거린다. 나에게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말을 한다. 짜증나게 되었군. 나는 더 이상은 그 짜증나는 목소리가 듣고싶지 않았다. 일어서고 싶었다. “아악!” 나는 앞으로 꼬꾸라졌다. 밟혔던 다리가 심상치 않았다. 불에 댄 듯한 느낌이 더 심해지고 있었다. 선로에 뛰어든다면…… 만약 나에게 용기가 있어 그럴 수 있다면…… 이것 보다 더 아플까? 다리가 아픈 것 처럼 온 몸이 불에 댄 듯이 아플까? 순간, 어떤 영상이 머리에 떠올랐다. 혼자서만 간직해 왔던 나만의 비밀. 그 때문인지 갑작스러운 한기가 등골을 스치고 지나간다. 식은땀이 나는 듯 했다. 쓰러질 때 부딫힌 두 무릎이 아파 왔다. 제기랄……. 힘을 내야 한다. 똑바로 일어서서 걸어보자. 앞으로…… 앞으로! 삐리리리리리- 도착을 알리는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사람들은 줄을 서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곳곳에 줄을…… 곳곳에…… 곳곳에? 이럴수가! 이런, 바보같으니라고! 제기랄! 나는 바보다. 나는 바보다. 나는 바보다! 내리고 타는 사람들의 발에 짓밟힌 나는 바보다. 이런, 바보 같으니……! 문이 열리지 않는 곳에 서있으면 되었던 것을. 그러면 이렇게 아프지도 않았을 것이었다. 아악! 제길……! 다리가 너무 아팠다. 하지만 걸었다. 계속해서 나아갔다. 4미터 밖에 안 되는 길이가 100미터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걸어야 했다. 지하철이 들어오고 있다. 바람을 일으키며…… 눈이 뒤집어 질 듯이 불빛들을 깜빡이면서. 바람이 잦아든다. 빛의 깜빡임이 느려진다. 불켜진 밝은 창문이 눈앞에 멈춰 서 있다. 그리고…… 그리고…… 아아! 너무도 닮았다. 그 사람과…… 그 사람과 너무도 닮은 얼굴이 창문 안의 불빛 속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있다. 어린 시절…… 그 옛날부터 나의 뇌리에 박혀 존재하는 그런 얼굴이 지금 저기에 앉아있다. “엄마, 엄마! 여긴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옛날…… 운명의 그날. 나는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의 손을 잡고 생전 처음으로 지하철역이라는 곳에 와보게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밀고 밀치는 작은 전쟁. 어렸던 나는 너무나 겁이 났다. 나의 작은 몸을 밀쳐오는 어른들의 커다란 다리, 가방이 너무나 무서웠다. “엄마, 엄마! 우리 다른데로 가자! 응? 무서웁다!”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시고는 나를 끌고 지하철 승강장의 맨 끝으로 가셨었다. “희철아, 여기 꼼짝 말고 있어봐. 엄마가 주스 사 가지고 올게.” “엄마, 나 주스 싫어! 가지 마! 엄마, 엄마!” 엄마는 어느새 커다란 어른들 사이로 사라져 버렸다. 나는 무서웠다. 엄마가 이번에도 날 버리고 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다. 우리 엄마는 종종 시장에 나를 버리고 오곤 했었다. 하지만 나는 길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두세 시간쯤 기다린 후에도 엄마가 오지 않으면 나는 혼자서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곤 했었다. 내가 집안으로 들어설 때 엄마의 표정이란…… 마치 악마나 귀신처럼 무서운 것을 보는 듯한 얼굴이었었다. “으아아아앙…… 엄마아…….” 나는 울음을 터트려 버렸다. 엄마가 보이지를 않았다. 한참을 기다려도 쥬스를 사 가지고 오겠다던 엄마가 보이지를 않았었다. “엄마아…… 엄마아! 으어어엉…….” 눈물이 앞을 가렸다. 작은 어깨가 들썩였었다. 그때, 더 이상은 기다릴 수가 없어 찾아 나서려던 그때…… 엄마가 양손에 쥬스 캔을 들고는 나타나셨다. “엄마, 왜 이렇게 늦게 와! 으어어어엉…… 또 날 버리고 간줄 알았잖아!” 순간적으로 내뱉어 버린 말. 엄마가 나를 버리려 했었다는 그 말. 나의 말을 들은 엄마의 얼굴은 백짓장처럼 창백해 졌었다. “희철이 너! 어서 이거나 마셔.” 엄마는 나에게 깡통 쥬스를 쥐어주고는 의자에 말없이 앉으셨다. 쥬스를 들고 있는 엄마의 손이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뼈마디가 하얗게 드러날 정도로 손에 힘을 주고는 눈에 보일 정도로 떨고 계셨다. “엄마, 무서워?” 나는 고개를 들어 엄마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뭐가 무서운 건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 “희, 희철이 너…… 희철이 너……!” 엄마는 나를 노려보셨다. 손의 하얀 뼈마디만큼 흰 얼굴이 매우 아픈 것처럼 보였다. “너 이리와!” 엄마는 소리를 지르셨다. 쥬스를 흘릴 만큼 세게 내 팔을 잡아 당기셨다. 하지만 나는 옷에 쥬스가 묻었기 때문에 닦고 싶었다. 차갑고 축축한 그 느낌이 너무 싫었다. “엄마, 엄마! 옷이 젖었어. 엄마, 잠깐만! 옷이 젖었단 말야!” 나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울먹이면서 소리 쳤다. 엄마의 삐쩍 마른 다리를 주먹으로 마구 두드리면서. 나의 젖은 옷을 본 엄마는 그제서야 팔을 놓아 주셨다. 그리고는 다시 의자에 앉으셨다. “희철이 너, 내말 잘 들어. 큰소리로 울지 마. 엄마라고 부르지도 마!” 무서웠다. 엄마라고 부르지도 말라는 차가운 목소리. 하얗게 질린 창백한 얼굴. 또 버릴 것 같았다. 나를…… 나를 또 버릴 것만 같았다. 어딘지도 모를 낮선 이곳에 나를 버려 두고 떠날 것만 같았다. 삐리리리리리- 갑작스런 고음의 경고음. 그리고…… 커다란 소리를 내면서 어디선가 갑자기 튀어나온 지하철. 사람들을 삼키고, 토해내는 괴물.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 보는 커다란 뱀 모양의 기계.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나는 작은 눈동자를 슬그머니 옆으로 돌려 엄마를 바라보았다. 커다란 눈으로 뚫어지게 앞만을 바라보고 있는 창백한 얼굴. 볼이 움푹 들어간 희디흰 그 얼굴. “어, 엄마…… 무서워!” 나는 엄마에게서 멀리 떨어지려고 했다. 무서웠다. 표정 없는 창백한 그 얼굴이. 그런 얼굴을 하고 지금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나, 나 집에 갈래…….” 나는 뒷걸음질 쳤다. 이곳에 더 있게 되면 집에 갈 수 없게 될 것만 같았다. “희철이 너, 여기 앉아. 어서!” 엄마가 소리치셨다. 저만큼 달아나려는 나의 옷깃을 나꿔채서는 다시 의자에 앉혀 놓으셨다. “어, 엄마…….” 눈물이 나왔다. 왜 눈물이 나왔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시장에 날 버리고 갔을 때도 눈물은 나지 않았었는데, 그때는 왜 그랬는지 눈물이 났다. “이리 와봐, 희철아.” 한참 후 엄마는 빨갛게 충혈 된 눈을 하고는 나의 손을 잡고 일어서셨다. 나는 겁이 났다. 엄마는 자꾸만 괴물이 다니는 길 쪽으로 가고 계셨다. 사람들이 더 많은 쪽으로 가고 있었다. “엄마, 집에 가자, 응? 배고프다, 집에 가자!” 나는 슬그머니 뒷걸음질을 쳤다. 엄마의 손을 살짝 끌어당기면서 뒷걸음질을 쳤다. 하지만…… 엄마는 꼼짝도 안 하셨다. 뒤로 잡아당기는 나의 손을 오히려 더 앞쪽으로 끌어내시고는 붉게 충혈 된 눈과 유령처럼 창백한 얼굴로 나를 쏘아 보셨다. “어, 엄…….” 엄마라고 부르지도 마! 잊어버리고 있었다. 엄마라고 부르지 말라던 조금 전 말씀을. 그래서 화가 나신 걸까? “희, 희철아? 희철아?” 갑자기 목소리가 다정하게 들리고 있었다. 조금 떨리고 있기는 했지만 분명히 다정하게 들리고 있었다. “응? 왜, 엄마?” 나도 어느새 신이 나서는 큰소리로 대답했다. 할머니나 아버지 만큼 다정한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너무나도 신이 났었다. “희철아…… 엄마가 집 열쇄를 저 밑에다 떨어뜨렸구나. 희철이가 내려가서 좀 가져올래?” 나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열쇄. 열쇄를 괴물이 다니는 길에 떨어뜨리셨다는 엄마. 거짓말. 거짓말! “싫어, 무서워…… 엄마가 가.” 나에게 저 밑으로 내려가라고 하신다. 떨어뜨리지도 않은 열쇠를 주으러. “희철이 너! 왜 엄마 말 안 들어! 어서, 어서!” 엄마는 웬일인지 매우 작은 소리로 야단을 치신다. 소리가 겨우 들리려고 한다. “으어어엉…… 무섭단 말야. 나 싫어……!”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나를 저 밑에 버리고는 집으로 도망가시려는게 분명했다. 괴물이 다니는 길에 나를 버리고. “그냥 집에 가자, 응? 응?” 나는 엄마에게 졸랐다. 엄마의 살없는 손을 꽉 쥐고는 마구 흔들면서 졸라댔다. “버릇없이,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어서 똑바로 서.” 엄마는 나의 어깨를 세게 잡고는 앞으로 돌려 놓으셨다. 나는 무서웠다. 앞을 보고 있는 것이 무서웠다. 나의 뒤에 엄마가 서있다는 사실이 왠지 무서웠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출처 : 붉은 벽돌 무당집 작가 : Christin Lee 님 作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