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펌][장편,브금,재탕] 오타 ( IV )
게시물ID : panic_194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1
조회수 : 209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9/11 10:50:41
아주 약간, 베란다 문 틈새가 벌어졌다. 그리고 그 약간의 틈새로 검은색 야구모자가 보인다. 미영은 이미 사고가 정지 되어 있는 상태였다. 지금 당장 도망가야 된다는 생각조차 머릿속에 떠올리지 못 했다. “후우욱, 훅, 후욱” 불규칙한 호흡. 그리고 흘러내리는 식은 땀. 두 눈에는 언제 흘러도 이상할 게 없는 방울들이 맺혀있다. 그리고, -터억! 갈려진 문 틈 사이로 하얀 장갑에 덮인 손이 하나 걸쳐진다. -끼이이이 미영을 희롱하기라도 하듯, 느린 속도로 문이 열려진다. 그리고 보이기 시작한다. 검은 점퍼, 검은 바지, 그리고 하얀 마스크. 미영의 가슴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한다. -끼익, 덜컥! 문이 모두 열렸다. 미영의 시선이 괴한의 오른 손에 들려진 팔뚝 길이만한 칼에 박힌다. “아, 아, 아아, 아아아... 꺄아아아악!!!” 비로써 사고가 회복된 미영.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베란다에 서 있는 온통 시커먼 차림의 괴한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찰나의 순간, 미영의 머릿속이 바쁘게 회전하기 시작한다.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아니면...’ 미영이 현관 쪽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곳은 미영이 창고로 쓰는 작은 방이었다. 괴한과 미영의 거리 차이는 불과 6걸음 남짓인데, 이중으로 잠가놓은 현관을 열고 나가기는 시간이 촉박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현관을 향해 뛰던 미영이 급하게 몸을 틀기 시작했다. -쿵쾅 쿵쾅 괴한의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미영이 다급하게 손잡이를 잡고 돌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미영의 세 걸음 앞으로 다가온 괴한이 칼을 든 오른손을 치켜들기 시작한다. “꺄아악!! 꺄아악!!!” -쿠웅! 소리를 지르며 문을 열어젖히는 미영. 황급히 몸을 집어넣고 문을 밀기 시작한다. 그런데, -덜컥! 문이 다 닫히지 않는다. 살짝 문을 떼고 다시 한 번 문을 미는 미영. -덜컥! 하지만 또 다시 문은 끝까지 닫히지 않았다. 미영은 공포감에 동그라진 눈으로 문틈을 쳐다보았다. -덜컥덜컥, 덜컥덜컥 칼이었다. 괴한이 문틈으로 칼을 찔러 넣었던 것이다. 미영은 이제 서 있을 힘도 남아있지 않았다. 예고된 눈물이 왈칵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큭큭큭큭, 이 년아. 그러게 신고는 뭐 하러 했니. 안 그랬으면 조금 더 살 수도 있었잖아. 멍청한 년.” 문 밖에서 괴한의 소리가 들려온다. 카랑카랑한 목소리였지만 젊은 남자의 톤이었다. “누, 누구세요! 대, 대체 저한테 왜 이러시는 거에요!!” 미영이 말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창고로 쓰고 있으니 분명히 무언가 집을 만한 게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누구냐고? 누군지 알면 뭐가 달라질 것 같아서? 큭큭.” 조금씩 미는 힘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미영은 다급했다. 최대한 몸을 기울여 문을 닫고는 있지만 이대로는 오래 버티기 힘들 것 같았다. 어떻게든 문틈으로 찔러 넣은 칼을 빼고 문을 잠가야만했다. -콰앙! 괴한이 문을 발로 차기 시작했다. 어찌나 힘이 센지, 문 쪽에 몸을 붙이고 있던 미영의 몸이 순간 팍 하고 튕긴다. 다행히 붙잡은 손잡이는 놓치지 않았지만 몇 번 반복이 되면 견딜 수 없을 게 뻔했다. -콰앙! 콰앙! “아악! 그만해요! 형석이, 형석이 때문인가요? 형석이가 자살해서?” 울부짖듯 외치는 미영의 말이 끝나자, 괴한의 발길질도 덩달아 멈췄다. 이상한 일이었지만 미영으로선 한 숨 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니까짓 년 때문에 형석이가 죽었다는 게 제일 열 받는다. 한번만 더 그 아가리에서 형석이 이름이 나오 면..." 괴한이 잠깐 말을 멈추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말을 잇는다. “씨발, 어떻게 죽여야 될지 모르겠네. 쉽게 죽진 못 할 거야 이것만 알아둬라.” 미영은 정신없이 고개를 움직였다. 안 쓰는 식기 세트, 덩치 큰 가구 및 선반과, 액자 등등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대각선으로 오른 쪽 구석에는 쇠 봉 같이 무기가 될 만한 것들도 보였지만,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문에서 몸을 떼야만 했다. 결국, 쓸 만한 물건들이 있어도, 미영이 문에 몸을 붙인 채 잡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지금 손에 닿는 물건들은 미덥지 못한 물건들임에 분명했다. -콰앙! 괴한이 다시 문을 발로 차기 시작했다. 아까보다 더 강한 힘이었는지 미영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미영이 급한대로 손을 뻗고 무언가를 잡았다. 손의 감촉으로 봐서는 무언가의 손잡이. 미영이 재빨리 그곳을 쳐다보았다. 역시나 작은 선반의 손잡이였다. 미영은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생각났다. 이 안에는, -벌컥! “있다! 있어!!!” 자기도 모르게 탄성을 낸 미영, 문 밖에서 조소가 들려온다. “큭큭크큭, 미친년. 아직 여유가 있나보지?” 선반 안에는 놀랍게도 각 종 향신료와 양념들이 각 종류마다 작은 통에 들어있었다. 미영은 퍼뜩 떠오르는 무슨 생각이 있었는지 손을 뻗어 그 중 두 개를 빼낸다. 그것들은 바로 고춧가루와, 후추였다. -콰앙! “아아악!!” 허리 쪽에 강렬한 충격을 느끼는 미영, 정말로 더 이상은 견디기 힘들었다. 미영은 다급하게 후추통과 고춧가루 통을 열기 시작했다. 그리고 왼 손에 고춧가루와 후춧가루를 부어 한 손이 꽉 차게 움켜쥐었다. 손에 쥔 이 가루들이 미영에겐 실낱같은 희망이었다. 어떻게든 생각을 추슬러야 했다. -콰앙!! “크크크큭, 내가 언제부터 있었는지 아니?” -콰앙!! “너한테 그 좆같은 메일 하나 받고 바로 출발했단다. 쳐 자고 있을 때 배때지를 쑤셔 버릴까 하다가 그렇 게 쉽게 죽으면 우리 형석이만 억울한 것 같아서 말이지.” -콰앙!! “형석이 메일 비밀번호를 어떻게 알았을까? 크크큭, 유서에 다 써져 있더라고.” -콰앙!!! “유서에다 뭐 그딴 걸 썼냐고? 유서가 거의 20장은 되더라. 그런데 씨팔 네 년 얘기만 열 장이 넘어. 가족 들한테는 미안하니 어쩐다니 시시껄렁한 몇 줄 적어놓고, 네 년 보고 싶다는 얘기만 주절 주절이더라 고.” -콰앙!! “야마가 돌겠니, 안돌겠니? 뭐, 맞아. 내 동생이 쪼다지. 등신새끼가 여자 하나 때문에 자살을 쳐 하고. 씨발 뭐 다 좋다 이거야. 그런데 죽은 동생 바지 주머니에 집 열쇠가 하나 있더라. 거기에 분홍색 포스트 잇이 붙어 있었는데 뭐라고 쓰여 있었는지 아냐?” -콰앙!! “형, 이거 미영이한테 꼭 돌려줘, 라고 쓰여 있더라. 씨발.” 미영은 몇 번이나 문에서 튕겨나갈 위기를 맞았지만, 간신히 손잡이를 붙잡아 버티고 있었다. 이제는 잠자코 듣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저기요. 대충 누군지 짐작이 돼서 그러는데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발길질이 멈췄다. “크크크큭, 용서? 너가 바라는 용서가 뭔데? 사는 거? 아니면 편하게 죽는 거? 후자라면 들어줄 수도 있 다. 단, 지금 문을 열면!” 미영이 굳은 표정으로 이빨을 한 번 꽉 깨물고는 다시 입을 연다. “좋아요. 그렇게 할게요. 더 이상은 무섭고, 힘들고, 아파서 견딜 수가 없어요. 차라리 문을 열게요.” 미영이 왼 손에 점점 힘을 주면서 조금씩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손잡이를 잡은 오른손도 뗀 다음, 몸을 돌려 문을 바라보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벌컥! 거칠게 문이 열렸다. 그리고 시커먼 괴한이 칼을 든 채로 문 앞에 서 있는 게 보인다. 옆으로 쭉 찢어진 눈매가 가늘게 떨리고 있는 걸로 보아, 마스크에 가려져 있지만 웃고 있는 게 분명했다. 미영은 움켜쥔 왼손을 살그머니 허리 뒤쪽으로 숨겼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미영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괴한이 말을 꺼낸다. “씨팔, 이딴 년이 뭐가 좋다고... 마음이 바뀌었어. 너 그냥 산 채로 찢어 죽일래.” 말을 내뱉은 괴한이 한걸음을 성큼 내딛어 문틀을 밟았다. 미영에겐 이제 더 이상의 시간이 없었다. “저, 저, 저, 어, 얼굴 한 번만 보, 보여주세요. 제, 제발 부탁이에요.” 절대적인 공포를 간신히 억누르고 미영이 말을 내 뱉었다. 하지만 미영에겐 좌절감만이 가득했다. 상대방에게 무언가 꿍꿍이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 밖에 안 되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역시 괴한이 살짝 고개를 갸웃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크, 크큭 그래, 뭐 혹시, 내가 형석이는 아닐까, 뭐 그런 마음으로 한 말인가 보군. 죽기 전에 한 번 보여주마 내 얼굴, 크큭” 괴한이 한 쪽 손을 귓가로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걸쳐 있는 마스크 끈을 빼냈다. -쓰윽, 마스크가 한 쪽으로 쏠리면서 드디어 얼굴이 드러난다. 물론 형석이가 아니었고, 미영 또한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단지, 미영에겐 놓칠수 없는 기회가 찾아온 것은 확실했다. “고맙다. 이 미친새끼야!!” 소리를 내 지르며, 숨기고 있던 왼손을 들어 온 힘을 다해 괴한의 얼굴로 휘둘렀다. -퍼억! 순식간에 괴한의 얼굴이 고춧가루와 후추로 범벅이 된다. 한 손 가득이 움켜쥐었던 터라 양또한 적지 않았다. “끄아아악!! 푸, 푸엣취!!” 고춧가루와 후추의 효과는 미영의 기대 이상이었다. 마치 최루탄에 맞은 것처럼 괴한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이 순간, 미영으로선 다시 한 번 선택의 기로였다. 당장 쇠 봉을 들고 괴한을 물리칠지, 아니면 문을 닫고 잠가버릴지. “아아아악! 이 미친년!! 씨발. 씨발!!!!!” 미영이 선택이 후자 쪽으로 기울어졌다. 왜냐하면 괴한이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칼을 허공에 휘둘러 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콰앙!!, 철컥 문을 닫았다. 이번에야말로 완전하게 문을 닫았다. 그리고 손잡이 중앙을 꾹 눌러 잠그는 것도 잊지 않았다. “후우...” 짧게 한숨을 내쉬며 문을 등진 채 주저 않는 미영. “흐..흑, 흐흑... 흐흑흑...” 그리고 하염없는 눈물을 쏟기 시작한다. 출처 : 웃긴대학 공포게시판 '건방진똥덩어리'님 作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