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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씨받이 들이라고 말하던 할아버지ㅎ
게시물ID : bestofbest_2150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정볼펜
추천 : 309
조회수 : 69420회
댓글수 : 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5/07/28 01:21:42
원본글 작성시간 : 2015/07/25 17:57:08


안녕하세요 요즘 멘붕게 글들이 눈에 많이 띄더라구요.
진상 얘기가 많아서 보면서 헐;;;이런 사람이 있어? 이러고 욕하면서 읽어내리는데
생각해보니까 저도 비슷한 일이 있었더라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간은 올해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일단 저는 여고딩입니다. 
좀 외곽에 있는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주변에 아파트 단지 외의 별 시설이 없음.)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은퇴하고 많이들 사시는 동네에요.
30분 정도 떨어진 거리의 고등학교에 재학하고 있기 때문에 마을버스를 타고 등교를 합니다.
그 날도 학교를 가기위해 버스를 탔죠.
저희 아파트가 종점이라 차가 버스정류장에서 대기를 하다 출발하는데, 그래서 버스 시간 잘 맞추면 앉아서 갈 수 있어요.
등교 시간에 학생들 몰리면 지옥이지만...ㅎ

어쨌든 차에 탔는데 조금 늦게 나와서 그런지 자리가 별로 안 남아있더라구요.
남아있는 거라곤 저 뒤쪽에 두좌석 붙어있는 자리... 옆엔 할아버지 한 분 앉아계시고.
서서가기 싫으니까 그냥 가서 자리 잡고 앉았죠.
근데 이어폰 끼고 음악트는데 갑자기 옆에서 말소리가 들립니다.
아무래도 저한테 하는 말인 것 같아서 고개를 들고 할아버지 쪽을 돌아봤죠.
한 60대 정도로 보이시는 분이셨어요. 웃으면서 학교가냐고, 어느 학교 다니냐고 하시는 거에요.
솔직히 귀찮았지만ㅎ 저 어른들한테 대답 되게 잘 하거든요. 가정교육 잘 받아서!!
그래서 어디어디 고등학교 다닌다. 이렇게 대답했더니 이번엔 나이가 몇 살이녜요.
고삼이요. 하니까 꿈은 뭐냐... 대학은 어디를 목표로 하고있냐... 
이렇게 대충 신상조사가 이어집니다ㅋㅋㅋㅋㅋㅋㅋ
대화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폰을 들여다보며 대답해드렸지만 계속 이어지는 대화.... 저... 어색하고 불편한데ㅠㅠ
근데 그 다음에 갑자기 몇동 사냐고 물어보시는 거에요.

솔직히 이때까지는 굉장히 친절하게 물어보셨고해서 저도 대답 잘해드렸지만, 집 어디냐고 묻는 건 괜히 기분 좀 그렇더라구요.
그렇잖아요. 혹시 나쁜 사람이면 어쩔거야.
그래서 저희 집이 204동이면 208동이요~ 이렇게 다르게 말했어요.
할아버지 질문은 계속 이어지셨고...
이번엔 가족들 누구누구 있냐를 묻습니다.
저희 집은 엄마 아빠, 저, 손위의 여자형제 이렇게 4명이에요.
그렇게 말씀드리니까 그럼 딸만 둘이네? 하면서 집에 아들이 있어야지~ 하는 거에요.
시골 같은 데서는 딸만 있으면 그렇게 무시를 해~  아들이 있어야지~
아들아들아들~
이 대목에선 뭐랄까... 아 이런 사람이 진짜 있긴 있구나 하는 느낌? 이었어요.
저희 외할머니 아들 챙기시긴 하지만 심각한 정도는 아니고 친가는 할머니 삼촌들 전부 워낙 다들 좋으신 분이라서.
그래도 뭐 그렇게 배워서 그렇게 살아오신 분일텐데 제가 거기다 훈계를 해요 뭘해요.
그래서 전 몰라요~ 이런식으로 대응했죠.
그래도 여기까지만이었으면 저도 휴 오지랖... 이러고 넘어갈 수 있었을텐데.

"아버지한테 어디가서 아들 하나 만들어오라고 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돌았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캐 당황해서 "네?"

이러니까 어머니 힘드시면 말고 다른 여자한테 애하나 더 낳아오라 그러라고.
제가 아버지한테 그렇게 말씀드리래요.
내가 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솔직히 저 포함 저희 엄마아빠 전부 성희롱한거나 마찬가지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걸 진짜 아무렇지 않게 말했던 게 제일 멘붕.
이때부터 표정 싹 굳어서 이어폰 끼고 하는 얘기 다 무시했네요.
이 이후론 두 좌석 붙은 자리 절대 안 앉아요; 저런 사람 또 만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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