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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Pun한자) 남녀별도
게시물ID : readers_314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섬집아이
추천 : 3
조회수 : 392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8/03/24 09:59:23
오늘의 문제: 『남녀별도』

男女別塗는 「남자와 여자가 길을 달리하다」란 뜻입니다. 도塗는 도途와 모양이 다르고 뜻이 같은 글자입니다. 별도別塗는 별도別途와 같습니다. 별도別途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① 원래의 것에 덧붙여서 추가한 것 ② 딴 방면 이라 되어있고, 비슷한 말에 추가나 특별 그리고 따로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많이 쓰는 말입니다. 손님을 위한 방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입학금을 마련하기 위해 별도의 적금을 들어 두었다. 이 문제는 별도의 잣대를 대어 보는 방법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이전 계획과는 별도로 생각해 볼 문제이다. 이런 예문들이 있더군요. 남녀별도는 남녀유별男女有別과 거의 같은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성차별적인 말 일수도 있습니만...

재미난 일이 있을까해서 신문을 보다 이런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서울신문의 2018년 3월 23일 기사) 『아르헨티나 살타주의 세무공무원 세르히오 라라로비치는 지난해까지 씩씩하게(?) 살아온 남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여성으로 주민증 성별이 바뀌었다. 이름에 남녀형 구분이 있는 스페인어의 특성에 따라 이름도 남성형 세르히오에서 여성형 세르히아로 바꾸었다. 남자에서 여자로 바뀌면서 세르히오의 인생엔 큰 변화가 오게 됐다. 만 60세가 되는 올해 당장 정년 퇴직이 가능해진 게 가장 큰 변화다. 아르헨티나에선 성별에 따라 정년이 다르다. 남자는 65세, 여자는 60세에 정년을 맞는다. 세르히오가 계속 남자로 살아간다면 정년까진 아직 5년이 남아 있지만 여자로 거듭(?)나면서 올해 퇴직이 가능해졌다. 물론 연금도 올해부터 나온다.』

아르헨티나에 남녀별도男女別塗의 정년과 연금 정책이 있는 모양입니다. Equity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Equality와 더불어 equity에 대한 문제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둘의 차이를 알 수 있나요? Equality를 번역하면 평등입니다. Equity를 번역하면 공평입니다. 사회적 정의(social justice) 같은 개념이 따라붙고요. '일다'의 글을 재미있게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일다'가 무엇인지 굳이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 같은 개념이 나오니 달리 보이더군요. 남녀별도男女別塗가 남녀유별男女有別과 비슷한 것처럼 장유이식長幼異食(어른과 아이는 달리 먹는다)은 장유유서長幼有序와 비슷합니다. 장유유서는 권위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노인과 아기는 소화기관이 약해 다른 음식을 먹는 것이 더 공평합니다. 강약이임強弱異任(강한 이와 약한 이가 다른 일을 한다)도 서로 돌보는(상휼相恤) 방법입니다. 이제, 장유이식長幼異食강약이임強弱異任남녀별도男女別塗를 붙여서 읽어보면 이런 차별(!)이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다시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공자가 중도의 재(서울시장 비슷한 벼슬)가 되어 처음 일하며, 어른과 아이가 먹는 것을 달리하고, 강한 이와 약한 이가 맡는 일을 달리하고, 남자와 여자가 가는 길을 달리하고, 길은 떨어진 것을 줍지 말며, 그릇은 거짓을 새기지 말고, 네 치의 관에 다섯 치의 곽을 쓰고, 언덕에 기대 무덤을 쓰며 흙을 쌓지 말고 나무를 심지 않는 양생송사지절(삶을 기르고 죽음을 보내는 알맞은 정도)을 바로잡아, 행한 지 한 해가 지나 (노 나라의) 서쪽 뭇 임금님들이 본보기로 삼았다(공자초사위중도재孔子初仕爲中都宰제위양생송사지절制爲養生送死之節장유이식長幼異食강약이임強弱異任남녀별도男女別塗로무습유路無拾遺기불조위器不雕僞위사촌지관爲四寸之棺오촌지곽五寸之槨인구릉위분因丘陵爲墳불봉不封불수不樹행지일년行之一年이서방지제후칙언而西方之諸侯則焉).

정공(노 나라 임금님)이 공자를 일러 말하길(정공위공자왈定公謂孔子曰) 「학자의 이 법이 노 나라를 다스림으로써 어떠한가(학자차법學子此法이치노국以治魯國하여何如)?」 공자가 대답하여 말하길(공자대왈孔子對曰) 「천하(세상 모두)라도 옳거늘 어찌 다만 노 나라로 마치겠습니까(수천하가호雖天下可乎하단노국이이재何但魯國而已哉)!」 (이렇게) 두 해가 되어 정공이 사공(검찰총장 비슷한 벼슬)으로 믿었다(어시이년於是二年정공이위사공定公以爲司空). 이에 다섯 땅의 성질(산과 숲, 내와 못, 언덕과 낮은 산, 막힌 곳과 넓은 곳, 벌판과 진펄)을 나눠 사물이 제각각 삶이 마땅한 곳을 얻고 모두 다 바로 그 곳을 얻었다(내별오토지성乃別五土之性이물각득기소생지의而物各得其所生之宜함득궐소咸得厥所).

예전에 계 씨(계평자)가 소공(정공 이전의 노 나라 임금님이며 정공의 형)을 무덤길의 앞에 묻었는데(계평자가 정공의 무덤을 다른 임금님들의 무덤과 떨어지게 만들었다), 공자가 도랑을 파서 뭇 무덤을 합쳤다(선시계씨장소공어묘도지남先時季氏葬昭公於墓道之南공자구이합제묘언孔子溝而合諸墓焉). 계항자(계평자의 아들)를 일러 말하길(위계항자왈謂季桓子曰) 「임금님을 낮춤이 드러남으로써 자기의 죄요 예가 아닌데, 이제 합치니 선생님(계항자)이 신하가 아님을 감추려는 것입니다(폄군이팽기죄貶君以彰己罪비례야非禮也금합지今合之소이엄부자지불신(所以揜夫子之不臣).」

사공으로부터 노 나라의 대사구(법무부 장관 비슷한 벼슬)가 되었다(유사구위노대사구由司空爲魯大司寇). 법을 세웠으나 쓰지 않아도 마음이 바르지 않은 백성이 없었다(설법이불용設法而不用무간민無奸民).』

공자가어孔子家語의 첫 글이 이렇게 시작합니다. 상노相魯편은 공자孔子가 노 나라에서 높은 벼슬을 할 때 이야기입니다. 상相은 수상이나 재상같은 높은 벼슬을 말합니다. 정승이나 판서도 나랏일(국정國政)을 상의相議하고 듣(문聞)습니다. 사공이나 사구도 그렇고요. 공자가 서울시장이 되어 펼친 정책을 우선 소개합니다. 장유이식長幼異食강약이임強弱異任남녀별도男女別塗라는 정책을 썼다고 합니다. 이전 글에 결과로써 나온 도불습유道不拾遺를 여기서는 로무습유路無拾遺라는 정책으로 소개합니다. 기불조위器不雕僞나 위사촌지관爲四寸之棺오촌지곽五寸之槨인구릉위분因丘陵爲墳불봉不封불수不樹같은 것은 분수에 맞지 않는 사치를 금지하는 것입니다. 언덕에 무덤을 만들면 되지, 흙을 쌓고 나무를 심어 언덕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고요. 공자가 이런 정책을 실제로 썼는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공자가어란 책이 조금 문제가 있거든요. 사기史記의 공자세가孔子世家에도 중도의 재가 된 뒤 일년이 지나니 사방에서 본받았다는 말이 나옵니다. 무엇을 본받았는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공자세가에도 상노편의 마무리와 비슷하게 공자의 정책이 남녀별도와 도불습유塗不拾遺라는 결과를 이룬 것을 말합니다. 중간을 건너뛰고 상노의 마무리로 갑니다.

『예전에 노 나라의 심유 씨라는 양을 파는 사람은 언제나 거짓으로써 그 양을 아침 먹이고, 공신 씨라는 시장 사람은 아내가 음란하여 절제가 없었고, 신궤 씨란 사람은 사치하여 법을 넘었다(초初노지판양유심유씨자魯之販羊有沈猶氏者상조음기양이사常朝飲其羊以詐시인유공신씨자市人有公慎氏者처음부제妻淫不制유신궤씨有慎潰氏사치유법奢侈踰法). 노 나라의 여섯 가축(말, 소, 양, 닭, 개, 돼지)을 파는 것은 값을 쌓음으로써 꾸몄다(바가지 가격과 그것을 깍아주는 것)(노지육륙축자魯之鬻六畜者식지이저가飾之以儲價).

공자가 정치를 함이 이르러 곧 심유 씨는 감히 그 양을 아침 먹이지 못하고, 공신 씨는 그 아내를 내보내고, 신궤 씨는 경계를 넘어 (다른 나라로) 옮겼다(급공자지위정야及孔子之爲政也즉심유씨불감조음기양則沈猶氏不敢朝飲其羊공신씨출기처公慎氏出其妻신궤씨월경이사慎潰氏越境而徙). 석 달이면 소와 말을 파는 것에 값을 쌓지 않고 양과 돼지를 파는 것에 꾸밈을 더하지 않고, 남자와 여자가 다니는 것에 그 길을 달리하고, 길은 떨어진 것을 줍지 않고, 남자는 충신(충성과 신의)을 높이고 여자는 정순(정조가 곧고 마음이 순함)을 자랑하며, 사방의 외국인이 마을에 이르러 유사(관청에서 일하는 공무원)를 찾지 않아도 다 돌아감과 같았다(삼월三月즉육우마자부저가則鬻牛馬者不儲價매양돈자불가식賣羊豚者不加飾남녀행자男女行者별기도別其塗도불습유道不拾遺남상충신男尚忠信여상정순女尚貞順사방객지어읍四方客至於邑불구유사不求有司개여귀언皆如歸焉).』

공자세가의 기록도 비슷합니다. 심유 씨나 공신 씨 그리고 신궤 씨의 이야기는 없습니다. 공자가 대사구가 되고 석 달 뒤에 양과 돼지를 파는 것에 값을 쌓지 앟고, 남자와 여자가 다니는 것에 길을 달리하고, 길은 떨어진 것을 줍지 않고, 마을에 이르른 사방의 외국인이 유사를 찾지 않았다고 합니다. 시장에서도 속이지 않고 치안이 잘 되어있으면 경찰을 부를 일이 없겠죠. 양을 아침 먹이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양 떼를 풀어놓아 다른 이의 풀을 먹인다는 뜻 같습니다. 마을에서 아침에 양 같은 것을 풀어놓고 저녁에 부르면 그동안 다른 이의 풀을 먹습니다. 공신 씨의 경우는 그 아내가 음란한 것일 수도 있지만 다른 해석으로 공신 씨가 절제가 없이 아내를 많이 두어 음란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심유 씨나 공신 씨도 마찬가지지만 신궤 씨도 스스로 도망간 것이 아니라 공자가 쫒아낸 것으로 풀 수도 있습니다. 공자는 법률가 또는 법가가 아닙니다. 세세한 규칙으로 치안을 확립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치안이 좋아진 것 같네요.

가정이 있는 오십 대 후반의 남자가 여자의 길을 선택한 것을 어떻게 봐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사람도 무언가 이유가 있어서 그런 선택을 한 것이겠죠. 그것을 정확히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그 결과로써 비난을 받게된 것에 대해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일 뿐 정년을 고려하진 않았다"면서도 "결국 남녀의 정년이 각각인 바람에 이런 논란이 벌어진 게 아니냐"면서 억울한(?) 마음을 드러냈다더군요. 정년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면, 이 사람이 억울할 만도 합니다. 정년 때문이라 할지라도 공평에 대해 생각해볼 여지도 있는 것 같습니다. 공자라면 남자는 남자다워야 하고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고 했겠지만요. 정치를 말하면서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 했습니다. 비슷하게 남남녀녀男男女女라 했을법 합니다. 요즘 세상에서는 남자는 남자와 사귀고 여자는 여자와 사귄다로 오해받을지 모르겠지만요. 남녀별도男女別塗도 강약이임強弱異任을 넘어 다르게 쓰인지 오래되었습니다. 새로운 남녀별도인 펜스의 규칙도 말이 나오고 이것을 또 법을 만들어 막겠다는 사람도 있고요, equity는 언제나 힘든 문제입니다.

이전문제:견폐지도
자매문제: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나중, 창고, 은인, 갈색, 둥근

***

맛보기 문제: 『가화만사성』

규칙1. 제출한 표현은 읽는 법과 의미를 설명한다.
예) 가화만사성 - 家和萬事成(집안이 화목하고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규칙2. 제시된 소리가 모두 들어간 표현을 만든다.
예) 가화만사성 - 加禍謾詐盛(재앙을 더해 속임수가 왕성하다)

규칙3.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바로 그 표현은 제출할 수 없다.
예) 家和萬事成(X) 加禍謾詐盛(O)

규칙4. 제시된 소리의 순서는 바꿀 수 있다.
예) 성사만화가 - 成事滿華家(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한 집 또는 成事滿華于家로부터 집에 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하였다)
예) 성사만화가 - 性事漫畫家... 다들 아실 것이라 믿고 설명은 생략합니다.

규칙5. 한자로 쓸 수 있어야 한다.
예) 性事漫畫家(O) 性事畫家만(X)

규칙6. 고유명사는 다른 곳에서 인용할 수 있는 것을 쓴다. 단,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도 허용한다.
예) 사성만가화 - 師誠謾可化(사성이 가화를 속였다)에서
師誠은 조선 말기 승려(1836년생1910년몰)의 법명이고 可化는 1870년에 진사가 된 원숙교(1828년생)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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