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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Pun한자) 현애륵마
게시물ID : readers_314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섬집아이
추천 : 1
조회수 : 65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04/05 10:15:34
오늘의 문제: 『현애륵마』

懸崖勒馬은 「낭떠러지에 매달려 말을 멈추다」란 뜻입니다. 늑마勒馬는 말 고삐를 당겨 말을 멈추는 것입니다. 예전의 말은 요즘의 자동차이니 「브레이크를 밟아 낭떠리지 바로 앞에서 차를 멈추다」는 뜻이됩니다. 차나 말을 멈추지 않으면, 그 차나 말에 탄 내가 낭떠러지에 굴러 떨어집니다. 너무 늦지 않게 내가 멈추면 그런 위험한 상황에 빠지지 않습니다. 기윤紀昀이 지은 열미초당필기閱微草堂筆記라는 소설 모음집에 전하는 이야기입니다.

현애륵마.png

익도의 주천문이 말하길, 북경 운거사에 세 들어 살던 어떤 서생이 때때로 절에 오가던 열네다섯 살 정도 어린아이를 보았다(익도주천문언益都朱天門言유서생추주경사운거사有書生僦住京師雲居寺견소동년십사오見小童年十四五시래왕사중時來往寺中). 서생이 방탕한 놈이라 (어린아이를) 꾀어내고 달래서 붙잡아 같이 잤다(서생고탕자書生故蕩子유여압誘與狎인류공숙因留共宿). 하늘이 밝아올 무렵 어느 손님이 문을 밀치고 들어와(갑자기 찾아와) 서생이 난감하고 부끄러운데 손님은 (어린아이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천효유객배달입天曉有客排闥入서생군괴書生窘愧이객약무도而客若無睹). 잠시 스님이 차를 보내 들어왔는데 또한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아 서생이 이상한 일이 있다고 의심하였다(아승송다입俄僧送茶入역약무도亦若無睹서생의유리書生疑有異).

손님이 가고, (서생이 어린아이를) 안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이를 물으니 어린아이가 말하길(객거客去옹이고문지擁而固問之동왈童曰) 「어르신은 놀라지 마세요, 저는 사실 은행나무 꽃의 요정이랍니다(공물포公勿怖아실행화지정야我實杏花之精也).」 서생이 놀라 말하길(서생해왈書生駭曰) 「네가 그래서 나를 홀렸다고(자기매아호子其魅我乎)?」

어린아이가 말하길(동왈童曰) 「요정과 홀리는 것은 같지 않아요(정여매부동精與魅不同). 풀에 의지하고 나무에 붙어 빌미가 된 산도깨비와 나쁜 귀신을 일러 홀리는 것이라 부르고요, 도가에서 거룩한 근원을 맺음과 같이 늙은 나무가 오랜 세월 영화(밖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운 색채)를 안으로 들이고 모아 쌓은 것이 오래되어 형태를 이룬 것을 일러 요정이라 부른답니다(산소려귀山魈厲鬼의초부목이위수依草附木而爲祟시지위매是之謂魅로수천년老樹千年영화납취英華內聚적구이성형積久而成形여도가지결성태如道家之結聖胎시지위정是之謂精). 홀리는 것은 사람을 해치고, 요정이면 사람을 해치지 않아요(매위인해魅爲人害정즉불위인해야精則不爲人害也).」

묻기를(문問) 「꽃의 요정은 여자가 많은데, 너는 어찌 홀로 남자냐(화요다녀자花妖多女子자하독남子何獨男)?」 말하길(왈曰) 「은행나무는 암수가 있는데, 저는 수은행나무기 때문이에요(행유자웅杏有雌雄오고웅행야吾故雄杏也).」 다시 묻기를(우문又問) 「어찌하여 암컷으로 엎드렸느냐(하위이자복何爲而雌伏)?」 말하길(왈曰) 「전생의 인연이죠(전연야前緣也).」 다시 묻기를(우문又問) 「사람과 초목이 어찌 인연이 있느냐(인여초목악유연人與草木安有緣)?」 부끄러워하며 꺾여 참으로 오래 있다 말하길(참저량구慙沮良久왈曰) 「사람의 정기를 빌리지 않으면 형태를 단련할 수 없어서, 그래서였습니다(비차인정기非借人精氣불능련형不能煉形고야故也).」 서생이 말하길(서생왈書生曰) 「그렇다면 네가 그래서 나를 홀렸구나(연즉자잉매아이然則子仍魅我耳)!」

베게를 밀고 급히 일어났다(추침거기推枕遽起). 어린아이 또한 발끈하여 갔다(동역불연거童亦艴然去). 서생이 낭떠러지에 매달려 말을 멈췄으니 큰 지혜라 할 만하다(서생현애륵마書生懸崖勒馬가위대지혜의可謂大智慧矣). 그 사람이 아마도 주천문의 제자일 것이나, 주천문은 그 이름을 들어 말하려 하지 않았다(기인개천문제자其人蓋天門弟子천문불긍거기명운天門不肯擧其名雲).』

이게 참... 운거사에 세 들어 살던 서생이 있었는데, 절에 온 예쁘장한 사내아이를 꾀어서 같이 잡니다. 미성년자 약취유인 및 동성애적 성관계인데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예전이라고 부끄럽지 않은 일이 아닙니다. 세 들어 사는 곳이라 방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새벽에 갑자기 손님이 옵니다. 침대엔 그 미성년자가 누워있고요. 그게 뻔히 보일 텐데 손님은 보이지 않는 듯 보입니다. 손님이 왔으니 차라도 내와야겠죠. 세 들어 살고 있으니 시중들어줄 하인도 없습니다. 주인이 되는 절에서 손님을 맞는 스님이 대신해주었겠죠. 스님이 차를 가지고 들어왔는데, 스님도 침대의 미성년자를 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상한 일이죠.

손님이 가고 난 뒤 서생이 그 미성년자를 도망가지 못하게 끌어안고 물어봅니다. 그랬더니, 그 미성년자가 자신은 사람이 아니라 요정이라 하는 것이에요. 자... 처음에 이 미성년자를 끌어들인 것은 서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아닌 요정이란 말을 듣고는 자기가 홀렸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 미성년자는 자신은 도깨비나 귀신처럼 사람을 홀리는 존재가 아니라고 말하고요. 어쩌면 이 서생에게 끌렸는지도 몰라요. 그걸 표현하는 것이 전생의 인연이라 합니다. 이게... 이중삼중으로 기괴한 이야기입니다. 요정이나 귀신이나 그게 그건데 남자 귀신이 사람 남자에게 반했다는 이야기거든요. 자기가 먼저 끌어들여 놓고 나중에 타박하는 서생도 그렇고요. 남자 사람과 여자 사람이 서로 끌리는 것도 이렇게 분석하면 동물적 욕구나, 속된 말로 비유하여 여자가 남자 피 빨아먹으려 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고요. 요정이 사람 남자에게 끌리는 것도 무언가 본능적인 이유가 있었겠죠. 그것을 들어 서생이 이 미성년자가 자신을 홀렸다고 다시 말하는 것입니다. 참, 이 요정은 천년이나 묵은 나무니 미성년자는 아닙니다.

사람의 여자라도 하룻밤을 보낸 남자가 이런 말 하면 참지 못합니다. 남자인 요정도 참지 못했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사람과 요정의 사랑은 그리 바람직한 것이 아닙니다. 사람의 정기가 팍팍 빨려 나갑니다. 위의 속된 비유인 피 빨아먹는 것보다 훨씬 심합니다. 사람이 일찍 죽습니다. 그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싹둑 잘라놓는 것이 오래 사는 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생은 위험을 피하는 지혜를 발휘한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작부터 끝까지 서생의 도덕심은 옳지 못하군요. 암튼, 죽을 고비에서 더 이상의 진행을 멈춰 살아남은 서생은 낭떠러지에 매달려 말을 멈춘 것(현애륵마懸崖勒馬)과 같습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역 전쟁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연합뉴스의 기사 중 이런 말이 있더군요.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미국의 악랄한 행위에 대한 중국의 태도는 분명하다"면서 "미국의 강경한 조치는 자살과 같다"고 비판했다. 인민일보는 '낭떠러지에 이르러 말고삐를 잡아채야 한다'(懸崖勒馬)는 표현을 거듭 사용하면서 "중국은 철저히 되갚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1의 기사에는 이런 말이 있고요.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험한 낭떠러지에 이르러서야 말고삐를 죈다는 사자성어 '현해늑마(懸崖勒馬)'를 사용하며 강력한 보복 조치를 경고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중국의 대미 수출을 막고 첨단기술 발전에 피해를 입히려는 이중 공격"이라면서 정부에 미국의 약점을 노린 반격을 가할 필요를 주장했다.』 말고삐를 잡아채는 쪽이 누구로 보이나요? 이 기사들의 뉘앙스는 중국이 말고삐를 잡아채거나 죈다는 뜻 같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중국이 미국의 관세에 대항해 관세를 매김으로써, 이를 말고삐 삼아 미국을 멈추려 한다는 것은 말이 됩니다. 그러나, 현애륵마懸崖勒馬(낭떠러지에 매달려 말을 멈추다)는 그런 뜻이 아닙니다. (뉴스1은 '현해늑마'라고 잘못 읽었네요.) 인민일보의 기사 제목은 이렇습니다. 美方止损的唯一出路是悬崖勒马(미국 측이 손해를 멈추는 유일한 출로는 현애륵마다). 이 말은 3월 29일에 중국 상무부 대변인이 "希望美方悬崖勒马,否则我们将奉陪到底(미국 측이 현애륵마하기를 희망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봉배도저하겠다)"라고 한 말을 받은 것입니다. 봉배도저奉陪到底는 '받들어 모셔 바닥에 이른다'는 뜻입니다. '미국 측이 멈추지 않으면 우리도 갈 데까지 간다'는 말이고요. 신문을 읽다가 현애륵마懸崖勒馬란 말이 나와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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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기 문제: 『가화만사성』

규칙1. 제출한 표현은 읽는 법과 의미를 설명한다.
예) 가화만사성 - 家和萬事成(집안이 화목하고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규칙2. 제시된 소리가 모두 들어간 표현을 만든다.
예) 가화만사성 - 加禍謾詐盛(재앙을 더해 속임수가 왕성하다)

규칙3.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바로 그 표현은 제출할 수 없다.
예) 家和萬事成(X) 加禍謾詐盛(O)

규칙4. 제시된 소리의 순서는 바꿀 수 있다.
예) 성사만화가 - 成事滿華家(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한 집 또는 成事滿華于家로부터 집에 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하였다)
예) 성사만화가 - 性事漫畫家... 다들 아실 것이라 믿고 설명은 생략합니다.

규칙5. 한자로 쓸 수 있어야 한다.
예) 性事漫畫家(O) 性事畫家만(X)

규칙6. 고유명사는 다른 곳에서 인용할 수 있는 것을 쓴다. 단,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도 허용한다.
예) 사성만가화 - 師誠謾可化(사성이 가화를 속였다)에서
師誠은 조선 말기 승려(1836년생1910년몰)의 법명이고 可化는 1870년에 진사가 된 원숙교(1828년생)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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