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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게시물ID : readers_315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손칼국수
추천 : 2
조회수 : 41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8/04/10 02:18:21

사는게 바빠 오유도 잊고 책게도 멀어지고

꽃이 날려야 하늘 한번 쳐다보고...  사는게 사는게 아닙니다.

얼마전에 끄적였던 글 하나 올려 봅니다.

봄이 가는데 책게님들 내내 행복하세요.




국수

 

 

끓어 넘치는 냄비에다

찬물을 한 컵 붓는다.

그래, 냉정한 순간이 있어야

쫄깃한 삶이 살아진다

 

우리는 서로 달라붙지 않게

때로는 휘휘 저어 주어야

고루 삶아진다

 

부스러기 김치들을

쉬어 빠진 열무들을

한데다 섞어 놓고

때를 놓쳐 저녁이 다 된 점심을

한동안 바라보자

 

낱낱이 흩어져

곱게 또아리 튼 사리가 되어

불현듯 우물거리는 한 그릇의 국수가 되어,

서로의 국수가 되어

우리는 삶을 살아내고 있다.

 

매끈매끈하고 기다란

이 하얀 삶을 나는 긴 밤을 다해 끝없이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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