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흡연자 입니다..
집에서는 잘 피우지는 않지만, 이 열받고 짜증나는 세상... 가만 있어도 짜증나는 일이 일어나는 통에, 집에서도 흡연 욕구를
참을수가 없을때에는 베란다에서 가끔 피곤 합니다.. (참고로 아파트 5층에 살고 있고 20층 짜리 입니다)
근데 베란다에서 피우니, 윗집에 피해를 주는거 같아서, 미안한 마음에, 귀찮더라도.. 아파트 복도로 나가서 복도 창문에 서서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무더운 여름날밤....
선풍기로도 더위가 가시지가 않아서, 찬물에 샤워를 한후, 담배 한개비와 라이터를 가지고 아파트 복도로 나가서
담배를 아주 맛있게 피워대고 있었습니다.. 그때가 대략 새벽 1시쯤.....
동네가 조용하더군요... 고요하고...
하늘 보면서 담배를 뿜어대고 있는데... 윗쪽에서 타닥 타닥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첨엔 잘못들었는가 싶어서 다시 담배를 피우는데... 조금씩 크게 타닥 타닥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그땐 느끼지 못하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사람의 발자국 소리였죠....
나는 무슨 소리지 하고..윗층쪽을 올려다 보니, 타닥 타닥 하는 소리가 멈추더군요..
이게 사람의 인기척인가 봅니다.. 제가 조금 움직여서 윗층을 올려다보니, 윗층에서 내려오던 사람이 멈춰 선거죠....
거짓말 안하고 등에 식은땀이 흐르더군요...
새벽 한시에 전단지 돌리는것도 아니고... 지금 이 시간에 사람이 윗층에서, 걸어서 내려올일도 없을뿐더러...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군요...
윗층에서 내려오던 사람도... 올려다 보던 저도.. 서로 눈은 마추지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둘다 몸이 경직된것은 분명했습니다
난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더 이상한 장면이 연출 될까봐...
급 노래를 흥얼 거리며, 담배를 계속 피웠죠... 아파트 복도 창문 밖을 바라보면서.....
그러는 와중에 내 좌뇌 우뇌는 모두 타닥 타닥 하는 발소리에 다시 집중 하기 시작했고...
발소리가 언제 다시 날까? 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이상하게 긴장해서 그런가, 담배가 너무나 빨리 타 들어 가더군요...
피우던 담배를 끄고, 뒤를 돌아보는데...
심장마비 걸려 죽는줄 알았습니다..
" 모자를 꾹 눌러쓴 한 남자가, 내가 돌아보는 순간, 나를 지나쳐 발소리도 없이, 밑층으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저도 남자고, 한성질 하는 인간인데... 그때 당시에는 정말 숨도 멈추고, 온몸에 소름이 쫙 돋더군요..
정말 인기척 하나 없이, 발소리도 없이 제 뒤를 스르륵 돌아서 내려갔습니다...
검은 모자를 일반 사람보다는 더 깊숙히 꾹 눌려쓰고... 회색인지 검정색인지 구분이 안가는 어두운 반팔티에
검은 츄리링 바지.. 신발은 운동화 같았습니다..
그 사람은..나를 지나쳐.. 밑층으로 계속 내려갔고..
전 한숨 돌리려.. 다시 창문밖쪽으로 몸을 기댄후, 목을 쭉~ 뺀후 바깥 공기를 한번 들여마셨습니다...
그렇게 1분여 정도 지났나....
보통 5층에서 계단으로 일반 사람이 걸어서 내려가도, 1층까지 3~5분정도... 아님 그정도도 안걸릴 시간인데...
밖을 보면서 우리층 입구쪽을 바라다 보니, 3분정도 지나도.. 5분정도 지나도.. 이 남자가 나오질 않는 것이였습니다....
-_-;;
새벽시간이고, 오가는 차도 없을뿐더러... 사람들도 오가질 않는 조용한 시간...
분명 5층은 우리집층이라 제외 하고, 4층이나, 3층이나, 2층이나, 1층에서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으면, 분명 문을
여닫는 소리가 아파트 복도를 통해 들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고... 이 남자는 아파트 밖으로도 나가질 않았습니다....
그때 울리는 소리...
"띵"
엘리베이터가 멈출때 나는 소리였죠...
엘리베이터 쪽으로 달려가서 멈추어선 층수를 보니
20
이 남자는 1층으로 내려가 1층에 멈추어 있던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으로 다시 올라간것입니다...
전 재빨리 집으로 들어가서 부엌쪽 창문을 통해.. 다시 우리층 쪽 입구를 주시하였습니다..
글구 20층을 올라간 이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 분명, 저 남자가, 문이 열려있는 집을 털러 온거라면, 우리층은 실패를 한것일것이다.. '''
'' 글구 20층을 올라간 이유는 아파트 옥상을 통해.. 다른 라인을 통해 문열려있는 집을 물색하러 간것일것이다.. '''
이상한 생각들이 막 떠오르더군요...
제 촉은 분명.. 저 사람은 도둑일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폰으로 112에 신고를 하였죠..
" 우리 아파트에 빈집털이 범으로 보이는 남자가 돌아다니고 있다.. 순찰좀 해달라..."
이런식으로... 아파트 이름과 동수와, 그 도둑의 마지막 이동위치 까지 가르쳐 드렸습니다....
글구 5분뒤 경찰차 한대가 경광들을 켠체 저 멀리 아파트 입구를 통해 들어오더군요....
물론 전 창문을 통해, 우리층 라인 입구와... 좌우 라인 입구를 주시하고 있었구요...
경찰차 경광등이 어두컴컴한 아파트 벽면을 빙빙 돌아가며~
도둑님~ 저 왔수다~ 라고 광고를 하더군요... -_-;;
경찰차가 우리 동수 라인쪽 진입로 코너를 딱 돌때,
그때 5~6 라인 입구에서 그 남자가 빠져나왔고... 경찰차 오는 반대 반향쪽으로 해서 급하게 빠른 걸음으로 가는거였습니다....
아.. 목이 메이더군요...
"경찰놈들아~ 저리 갔어~ 절루 갔어~ 가서 잡으라구 ~~~~ " 이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저의 이 말이 경찰님들에게 들릴려면 분명히 소리를 질러야 하는 상황이였고...
집에는 주무시는 가족님들 때문에... 차마 .. 소리를 못지르겠더군요..
-- 글구 중요한건.. 진짜 집털이범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죄를 지었는지 안지었는지도 모르고...
근데 마지막에 빠른 걸음으로 가는것과, 차림새를 보았을때에는 거의 90% 맞는거 같았습니다....
경찰님들은 우리 라인 앞에 차를 세워두시고.. 늬기적 늬기적... 움직이시면서 둘러보시더군용...
쩝...
들어올때 경광들 안켜고 왔으면... 어쩌면 잡았을지도 모르는데 ....;;;
첨에 신고 할적에 말해줄려다가..깜빡한 내가 바보죠 머....;;;
그 일이 있은 후로는... 아파트 복도에서도 이제 담배를 거의 안피웁니다.. 것두 밤 늦은 시간에요...
글구 집 문단속도 철저히 하고... 저 없을때를 대비 해서 가족들에게 문단속 철저히 하라고 일러두고요...
어쩌다가 세상이 이렇게 된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저기서 너무 강력 범죄가 일어나고...
이웃사촌이란 말이 무색해지는 요즘이네요........
그래두.. 따뜻한 세상이 언젠가는 오겠죠...^^
이런게 희망이란것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