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누가봐도 완연한 아재를 넘어 좀 농담섞어 할배가 되어가고 있지만 적어도 30대 극초반까지는 슈퍼에서 담배하나 편히 살수 없을정도의 동안이였다...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
20대 극후반의 어느날...
어느 지하철역안에 있는 한 매점가판대 앞에선 나는 담배를 사기위해 만원짜리 한장을 내밀었다...
"디스 한갑주세요.."
"학생아니야?"
만원짜리를 받아든 매점 주인아주머니는 다짜고짜 퉁명스러운 반말로 물었다...
난 속으로 아~ 또 시작이구나...
어느날인가 부터 난 이런경우는 따지거나 신분증까기도 귀찮아져서 그냥 암말없이 바로 나와 딴데서 사기로 했다...
"신분증내놔~"
아줌마는 만원을 자기손에 꽉 쥔채로 내게 신분증제시를 요구했다..
"예 됐구요 딴데가서 살테니 만원 돌려주세요.."
"뭐라구? 신분증 안내놔? 너 미성년자지?"
아줌마는 아주 확신을 하고 있었고 만원을 돌려줄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난 너무 짜증 났지만 한번더 침착하게 만원을 돌려 달라고 했다...
" 너 이놈 신분증 보여줄때까지 이돈 못줘! 빨랑 신분증 까봐!"
아줌마는 이렇게 계속 다그칠 뿐이었다.. 그냥 만원만 돌려주면 돼는데 그작은 상자같은 매점박스에서 하루왠종일 있어야 하는것이
무료했던것인지 아님 그날 무슨 굉장히 않좋은 일이 있었던 탓인지 몰라도 그날 나는 왠지 그아줌마의 분풀이 대상이 되듯한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도 톤이 높아지며 반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니 여기서 안산다는데 왜 내돈 안주는 거여? 내돈 만원 주라구 빨랑~나 바빠"
내가 이렇게 반말로 말하자 그 아줌마는 눈이 거의 뒤집히며 입에 개거품을 물기 시작했다. 그러고선 온갖 욕설들을 내게 퍼부으며 심지어 과자봉지
초코바같은 것들을 마구 내얼굴에 내던졌다...
지금생각해도 굉장히 히스테릭한 아줌마였다...
나역시 아줌마가 던진 과자봉지 몇개를 받아 던졌다.. 그렇게 서로 캐치볼을 하는 와중에 슬쩍 뒤를 돌아보니 역시나 이미 수십명의 사람들이 반원모양
으로 매점주위를 둘러싸고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는데 또 왠 아저씨가 갑자기 오더니 매점 아줌마에게 자초지종을 묻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아줌마의 남편같았다..
결국 이렇게 마무리되는구나 했지만 이 아저씨는 과연 그아줌마의 남편다웠다...
내쪽얘기는 물어보지도 않고 다짜고짜
"너 역무실로 따라와!" 하며 내 멱살을 잡을려고 하는 것이었다...
가만히 복장을 보니 지하철 직원같아 보이진 않았는데 이아저씨가 허세작렬로 자신이 뭐라도 되는양 행세하려는 것이었다..
난 조용히 말했다..
"아저씨 대체 뭡니까? 아저씨가 누구시길래 저한테 이리와라 저리가라 말합니까? 그리고 왜 아줌말 말만듣고 제얘긴 물어보지도 않습니까?"
그랬더니 이 아저씨도 눈이 휘둥그레지며
"아니 뭐야? 이 젊은 노무시키가 사가지없게 내가 집에가면 너같은 아들이 있어. 이 시벌노마"
대충 그아저씨의 나이를 짐작해 본바 나보단 한 10살 이상은 어린 아들로 생각됐지만 난 다시 조용히 말했다..
"저도 집에 가면 아버지가 한분 계시긴한데 그분은 아무리 어린 사람이라도 잘 모르는 사람에게 당신처럼 그렇게 함부로 욕설이나 반말은 하지않으십니다...
당신은 대체 누구요? 난 당신같은 아비을 모르는데.."
그러자 이 아저씨는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하며 말문을 잇지를 못했고 주위의 젊은사람 한명, 두명이 내편을 들자 급당황하셨다 ...
매점안에 왠지 이제는 풀이죽어 앉아있는 자기부인한테 열라 욕을 해대더니 만원을 빼앗아 내게 주며 말로는 미안하다고 했지만 표정은 씩씩거렸다...
난 바로 돈을 넣고 가던길을 갔다..
지금 이글을 쓰는 나도 한심하지만.. 그땐 그렇게 담배 사러가서 민증까라 하면 왠지 지는것 같았고 짜증이 났었다...
지금은 담배 끊은지도 오래되었고 되려 그런 오해 받던때가 어떻게 있었던거지? 하며 나자신조차 믿지못할 아재가 되었지만...
아직도 그 아줌마 아저씨를 생각하면 쓴웃음이 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