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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곰돌이 선물 받고 배 가른 여대생(소설)
게시물ID : humorstory_4488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피먹새
추천 : 1
조회수 : 148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6/09 12:40:25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bestofbest&no=341279&page=1

내 나이 27살, 
취업 때문에 졸업을 미루고 미룬
난 아직 "여대생"이다.

사정이 이러니
부모님 지원도 끊겨
반지하에서 근근히 살고있다.

집에 돌아가면 있는건
3평 남짓한 어두운 방...
세간 살이가 있을리가 없다.
있는 거라곤

남친이 내 빈곤함을 눈치 못채게
화장이나마 할 수 있는 작은 화장대,
그리고 방 한구석에 수북히 쌓인
그이가 나에게 준 꽃들과...
맨바닥에 펼쳐진 솜 빠진 이불...

남들은 알까...
지하에서 산다는거...
이제 곧 여름이련만...
아직도 이 솜 빠진 이불을
덮고 자기엔 너무도 춥다는걸...

매일 밤
솜 빠진 이불을 덮어쓰고
오돌오돌 떨면서
남친이 준 꽃들을 보며
마음의 위안으로 삼는다...

한편으론....
저 꽃들이 솜이었다면...
따뜻하게 이불을 채울 솜이었다면...
하는 생각에 괴로워진다.

오늘은
왠일로 남친이 꽃이 아니라
곰인형을 주었다.
순간 눈물이 왈칵 날 뻔했다.

이 정도 크기면...
그 안에 가득한 솜이면
이제 밤에 따뜻하게 잘 수 있겠지.

기쁜 마음에 남친에게 뽀뽀를 3번 해주었다.

떨리는 마음에 집에 돌아와
이불을 펴고 곰인형을 꺼냈다.
이제 나도 따뜻하게 잘 수 있겠구나...

배를 갈랐다.
하...
.......
.......
없다.
커다래 보이던 곰인형의 뱃속이
텅 비었다.
이불에 채워넣을 솜이라곤 한조각도
안보인다.
요즘은 인형 속도 질소로 채우나...

너무 속상한 마음에 판에 글을 올렸다.

댓글들이 난리다...
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
내 이런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
하지만 난 아무 해명도 안할거다.

혹여라도 내 이런 사정을 남친이 알면
가슴 아파 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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