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이랑 여름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짧은 휴가기간 동안 소소하게 억울한게 쌓여서
이건 인터넷에 글을 올려야한다며 호들갑 떨며 씁니다.
지역은 안썼지만 알만한 분들은 다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바닷가 지역으로 휴가를 갔는데 미리 인터넷 뒤져가며 찾아놨던 식당은 휴일이더군요. 그래서 급히 네××에서 검색을 해서 갔습니다.( 검색한 동생 말로는 3위 식당이라던데, 그 동네에서 광고비를 세번째로 많이 썼다는 말이었는지 싶습니다.) 매운탕, 멍게비빔밥 등등 해산물 집이었습니다.1인분 당 15000원씩이나 하는 매운탕을 시켰습니다. 밑반찬 퀄도 좋지는 않아보였지만 관광지가 다 그러려니 했습니다.
매운탕은 생각보다 푸짐해보였습니다. 게 2마리에 바지락이며 가리비, 오징어, 홍합 몇마리. 손질을 하주시려나 눈치를 봤지만 직원분들이 분주해보이셔서 제가 오징어도 자르고 입벌린 조개는 살만 바르고 껍질만 건저내었습니다. 그런데 가리비 3개가 입을 안벌리더라고요. 충분히 끓였는데도요. 알바생을 불러서 이거 더 끓여야하냐고 물었는데 알바생이 매운탕 냄비 안에서 집게와 가위로 가리비를 열더라고요.
밑에 사진 있습니다..음식사진 잘 찍지 않는데 너무 인상 깊어서 찍었습니다.
조개가 죽었었는지 뻘이 가득했습니다. 안그래도 몇달전에 부모님이 친구분들과 집 근처 횟집에서 매운탕을 드시고 식중독에 걸려서 고생하셨기에 더 민감했습니다. 주인 아주머니 부르고 상황 보시더니 안 벌린 조개들만 건져내려고 하셔서 알바생이 냄비 안에서 조개를 열었다고 말씀드리고 새로 매운탕을 내오기로 하셨습니다. 매운탕집 사장님께는 흔한 일일지 모르겠지만 저는 죽어서 뻘을 잔뜩 머금고 있는 조개를 식탁에서 마주친 것은 처음이라 비위가 많이 상했습니다. 저희 가족 게 한마리 건져놓고 매운탕 건더기 하나 먹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 게도 찝찝해서 버렸습니다. 아주머니께서 다시 내오시겠다 하고 한참 기다려서 내오셨는데 처음 나온 매운탕 보다 양이 확 적더라고요. 게도 한마리 덜 들어있고요. 조개 껍질을 다 발라놔서 한참 먹은줄 아시고 그것만큼 적게 주신건지 아니면 저희 가족이 진상짓을 했다고 생각해서 그러신건지 알 수 없지만 저희가족은 그렇게 여행지에서의 첫 식사를 망쳤습니다.
저희 가족이 진상짓을 한건가요?
다음날에는 루지를 타러 갔습니다. 아침 10시 매표 시작인데 줄이 길게 선다고 하여 7시 50분에 일찌감치 갔습니다. 이미 몇 팀 먼저 와있더라고요. 한참 매표소 앞 그늘막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직원이 나와서 매표소 앞을 청소해야한다며 그늘막 밖으로 나가라고 하시더라고요. 그와중에 미리 와서 줄서있던 팀과 나중에 왔던 사람들이 뒤섞이면서 혼돈의 카오스가 되었습니다. 아침이었지만 요즘같은 날씨에 아침에도 볕이 뜨거워 애들도 어른들도 지쳐있는데 직원들은 순서 지켜가며 줄서있던 사람들 생각 안하고 청소해야한다며 자리 옮기라고 하는 것도 황당했고 그 사이에 새치기 하는 사람들도 황당했습니다.
그늘막 옆으로 길게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늦게 온 몇 팀이 매표소 앞에 서있더라고요. 바로 옆에 길게 서있던 사람들이 다들 쳐다보며 한소리씩 하는데도요. 싸움 날까 조마조마 했습니다. 직원을 찾아 통제 좀 해달라 하려 했지만 직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9시 40분쯤 되서야 직원 한 분이 나와 안내하시더라고요. 매표가 10시이니 직원들 근무시간도 10시일까요.. 요즘같은 휴가철에 매일매일 사람들이 몰려와서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 같은데 통제되지 않는 모습들에 멘붕이었습니다.
왜 요즘사람들이 국내여행 꺼려하는지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어딜가나 불친절한 상인들, 뒤통수가 욱씬거리는 음식 가격들, 불안한 청결도,,어느 하나 명물이라고 뜨면 한집 걸러 똑같은 메뉴들.. 자연 풍경 다 해쳐버리는 다닥다닥 원색의 간판들까지..
안 그런 가게들. 안 그러신 상인분들 물론 계시겠지요.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못 만난 것 같아 아쉬움이 더 큰 여행이었습니다.